[평창] 실격으로 시작, 넘어지며 끝..최민정의 파란만장 평창

강릉=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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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최민정(20, 성남시청)의 파란만장 첫 올림픽이 끝났다. 실격으로 시작해 넘어지면서 마무리가 됐지만 2관왕에 올랐다.

최민정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금메달을 노렸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심석희와 결승에 동반 진출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에서 심석희와 함께 넘어져 메달이 무산됐다. 첫 종목에서 실격을 당했다가 금메달 2개를 따고 마지막은 또 허무하게 됐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첫 종목 500m 결승서 충격의 실격을 당했다. 최민정은 주종목은 아니었지만 500m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기에 더욱 아쉬웠다. 500m는 우리나라가 가장 약한 종목으로 1992년부터 남녀 통틀어 금메달이 하나뿐이었다.

최민정은 올림픽을 2년 앞두고 스피드를 위해 근력 보강에 집중했다. 2017-2018 시즌 월드컵 랭킹 500m 1위에 오르며 전망을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도 결승까지 순항했다. 결승선을 2위로 통과해 값진 은메달을 따는 듯했으나 실격 판정을 받았다.

경기 후 최민정은 눈물을 참지 못하면서도 "힘들게 노력했는데 수포로 돌아가 운 것 같다. 결승에 올라갔으니까 후회는 없다. 남은 경기에 오늘 결과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준비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민정은 자신의 말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4일 후 열린 1500m서 괴력의 질주를 선보였다. 마치 실격을 안긴 심판들에게 무력시위라도 펼치는 듯했다. 결승에서는 내리 두 바퀴를 아웃 코스로만 질주하며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뽐냈다. 2위 그룹과 거의 반 바퀴 앞서 들어왔다. 최민정은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그렇게 차이가 났는지 몰랐다"고 돌아봤다.

3일 뒤인 20일 열린 여자 계주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최민정은 에이스 자리인 2번 주자로 나섰다. 4번 주자 김아랑이 무섭게 치고 나와 심석희를 밀어줬고 최민정이 2위로 바통을 이어 받았다. 최민정은 마지막 2바퀴서 역전극을 펼치며 2관왕에 등극했다. 최민정은 "계주는 다섯 명이 따니까 다섯 배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그렇지만 마지막 1000m는 아쉬웠다. 하필 동료 심석희와 엉키고 말았다. 결승전에서 같이 넘어져 메달에 실패했다. 심석희는 "스퍼트가 겹치다 충돌했다. 굉장히 안타깝다. 민정이가 다치지 않았나 걱정이다. 우리나라 대표로 민정이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 단단해짐을 느꼈다. 국가대표로서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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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심석희-최민정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0m 결승전에서 넘어지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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