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투]'성희롱' 영화감독 피해자 "여배우는 남자 자빠뜨리는 법 알면 된다고"(전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02.22 16:46 / 조회 : 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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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여배우 성희롱 논란으로 영화감독 A가 개봉한 영화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된 가운데 이 사실을 폭로한 신인배우가 A 감독의 부적절한 발언을 SNS에 낱낱이 전했다.

이 배우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미투 운동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metoo #미투"라고 적시한 뒤 "배우 지망생, 모델친구들이 해를 입지 않도록 알려주세요"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2017년12월18일 월요일 오후3시에 감독의 작업실에서 가수 B님의 뮤비 미팅을 가서 감독에게 '직접'들은 워딩입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이 배우의 글을 뒤늦게 확인한 영화 제작사는 A감독에게 경위를 파악하고 그를 홍보 일정에서 모두 배제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22일 스타뉴스에 "지난 8일 이 문제를 알게 됐다. 그날 바로 A감독을 만나서 사실 여부를 파악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A감독이)사과를 하고 설명을 했지만 결국 변명일 뿐이었다"면서 "우리 영화 일이 아니더라도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공식 일정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고 투자배급사에도 그렇게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후 A 감독은 인터뷰, VIP시사회, 무대인사 등 모든 홍보일정에서 제외됐다.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A감독은 스타뉴스와 국제통화에서 "지금은 길게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나중에 연락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스타뉴스는 몇 차례 더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A 감독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다음은 A감독의 성희롱을 폭로한 여배우가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 배우는 6일에 SNS에 폭로글을 올린 데 이어 8일에 추가로 내용을 덧붙였다. 전문 중 A감독이 다른 여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은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어 삭제했다.

여배우가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배우 준비한 얘들 널리고 널렸고 다 거기서 거기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거 같아? 영화 영상이라는 거는 평생 기록되는 거야. 조연은 아무도 기억 안 해.

'남자친구있니' 오래 만났다고 답함 '남자친구 오래 만났다고? 그럴 줄 알았다. 어쩐지 안정적이라고 느꼈다 (남친 오래 만난 사람이 별로인 이유를 설명함)

'너 술이나 담배는 하니' 안한다고 말함. '술을 아예 못하는 건가?' 맥주 정도는 즐긴다고 답함.

'오늘 말고 다음번에 또 만나자. 술이 들어가야 사람이 좀 더 솔직해진다. 나는 너의 솔직한 모습을 보고 싶다.'

페북,인스타그램에 1월 중으로 감독을 밝히지 않고 글을 게시했으며 저 말고 피해 입은 분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내뱉은 맥락과 워딩도 유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사과문자를 받았고 이 '사과 문자'를 피해자분들께 이름과 한 두줄 정도 수정해 '복사 붙여넣기'를 해서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추근덕 거렸기에 복사 붙여넣기를 해서 사과문을 돌리는걸까요? 더럽고 소름이 끼칩니다.

더 많은 배우 지망생,모델 분들이 피해 입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신중히 글을 올립니다.

이 배우는 이 같은 글과 함께 A감독이 보낸 사과문자도 캡쳐해서 공개했다.

A감독은 이 배우에게 "처음엔 당황을 하다가 그래도 어찌 됐건 상처를 받은 것으로 여겨져 우선은 사과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전화를 했다"며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이어 "상황이 어찌 됐건 그 미팅을 통해 그런 상처를 받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해요"라고 전했다.

A감독은 문자에서 "제 영화들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오면서 나름 좋은 가치를 추구했고 누구에게 폐 끼치는 걸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인데 이렇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셈이 되었으니 무척 괴로워요"라고 적었다.

A감독은 "영화라는 생태계 밖에서 이쪽을 보고 너무 낭만적으로만 볼 수도 있겠다는 판단, 00에게 느껴지는 그 선량함으로 접근했을 때 충돌할 수 있는 현실들, 그런 얘기를 나도 모르게 길게 하게 됐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얘기로 들렸을 수 있겠다 싶어요"라면서 "00의 얘기를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워 한 번 더 미팅을 하길 바랬고, 그것조차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여겨져 어떤 강요를 하지도 않았어요"라고 덧붙였다.

A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상해서 글까지 올린 걸 생각해 보면 그 자체로 괴롭고 내 잘못이 큰 걸 느껴요. 다시 한 번 사과해요"라면서 "끝으로 작은 바램이 있다면 그 글을 지워졌으면 해요. 영화란 게 내 개인의 작업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포함된 거라 나의 작은 실수가 그 영화 전체를 깍아내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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