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김태리 "미투 운동, 가깝고 충격적으로 다가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김태리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8.02.23 07:45 / 조회 : 8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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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아가씨'에서는 파격적인 모습을, '1987'에서는 새침한 여대생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김태리(28). 그녀가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어떤 변신을 했을까.

김태리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에서 주인공 혜원 역을 맡았다. 혜원은 일, 사랑 어느 것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가운데 서울에서 고향인 시골마을로 내려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후 오랜 친구 재하(류준열 분), 은숙(진기주 분)과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는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김태리를 만나 '리틀 포레스트'와 그녀가 생각하는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뿐만 아니라 요즘 논란과 충격을 안기고 있는 미투 운동(성폭력 피해 고백)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언론시사회에서 영화가 공개됐는데, 어떻게 봤는가.

▶ 정말 잘 봤다. 제 영화를 잘 보는 편은 아니다. 이번 언론시사회에서는 준열 오빠, 기주 언니랑 같이 보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나 분석은 잘 못하겠다.

-이번 영화는 '아가씨' 이후 선택한 작품이었다. 대개 전작이 많은 관심을 받을 경우 차기작은 보다 큰 작품을 선택하는데, 김태리는 그렇지 않았다. 이유가 있는가.

▶ '아가씨' 이후로 크게 달라진 거는 없었다. 그리고 작품을 선택할 때 장르를 따진다거다 '다음에는 이런 거 절대 안 할 거야'라는 것은 없다. 이번엔 이야기 자체가 호감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이유가 컸다. 어떤 전략적인 거는 딱히 없었다.

-이야기가 호감이라고 하는데,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

▶ 원작 만화를 봤다. 여백이 많고, 인간의 삶보다 자연의 순리에 대해 부드럽게 쓰여 있었다. 원작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시나리오가 각색 단계에 있는 상태에서 봤다. 바뀔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받아 본 시나리오도 마음에 들었다. 한국적으로 많이 각색 됐는데, 그게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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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아가씨'에 대한 인상이 워낙 강했다. 그래서 늘 '아가씨'를 떼려야 뗄 수 없고, 이번 작품의 흥행에도 부담이 될 것 같다.

▶ 부담감은 지금 최대치다. 정말 흥행했으면 좋겠고, 잘 됐으면 한다. '아가씨' '1987'은 좋은 영화니까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이 영화는 무너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부담스럽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사계절의 변화도 눈에 띄지만, 그 변화 속에서 직접 요리하는 모습이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 제일 부담스러웠던 거는 처음에 나오는 배추된장국을 하는 것이었다. 맛있어 보여야 관객들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볼 때 공복이어서 그랬는지 맛있을 것 같았다.

-평소 요리는 즐겨 하는가.

▶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그런 마음을 잘 안 먹는다.

-극중 시골에서 생활했는데, 실제 시골 생활을 했던 적은 있는가.

▶ 서울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컸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딱히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나는 도시가 좋아. 시골은 싫어'라는 거는 없었다. 오히려 시골에 대한 동경도 했었다. 장작패기도 했는데, 어렵지 않았다.

-영화에서 혜원은 서울 생활의 고민 때문에 잠시 시골로 내려왔다. 어떻게 보면 도피인데, 실제 도피하고 싶을 때가 있는가. 만약 있다면 어떻게 이겨내는가.

▶ 연기할 때마다 도망치고 싶다.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가장 크다. 그래도 할 수밖에 없으니까, 도망칠 수 없고, 해내야 하니까 마음을 고쳐먹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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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영화에서 주인공이 고민에 빠져있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골 생활을 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힐링을 주는 포인트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혜원에게 시골 생활은 작은 숲이기도 했다. 누군가 자신만의 작은 숲에 들어가서 고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일이다. 영화 안에서 그렇게 풀어진 게 아닌가 싶다. 대리만족하는 영화인 것 같다. 사계절을 마음 놓고 보내니 말이다. 어떤 분들은 혜원의 모습을 보고 사계절을 버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 대신 힐링하는 모습도 있다. '일상생활에 갇혀있었나'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류준열, 진기주와 이번 작품에서 실제 친구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배우와 호흡은 어땠는가.

▶ 좋았다. 제가 편해지면 막하는 스타일인데, 그건 기주 언니랑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준열 오빠를 많이 괴롭힌 것 같다. 서로 놀리고 위로해줬다. 준열 오빠가 위로를 많이 해준 편이었다. 언니랑 저보다 겪은 일이 많다보니까 상담도 잘 해줬다.

-위로를 받았다고 했는데, 어떤 고민을 이야기 한 것인가.

▶ 앞으로 어떻게 할지,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오늘의 연기가 어땠는지 등에 이야기 했다.

-이번 작품과는 별개지만 요즘 연극계에서 여배우들의 미투 운동(성폭력 고백)이 한창이다.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요즘 제일 관심사인 것 같다. 어떤 글을 읽었는데, 너무 참담했다. 저도 극단 생활을 3년 간 했었다. 지금 연극을 하는 선배님들도 있고, 친한 친구도 있다. 그래서 가깝게 느껴지고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주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바라보는 게 많다. 피해자에 대한 공감 없이 바로 사태에 대한 분석으로 가는데, 그게 많이 아쉬웠다. 피해자한테 타깃이 가는 뉘앙스가 너무 힘들었다.

-올해 김태리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리틀 포레스트' 이후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촬영이 있다. 우선 '리틀 포레스트'를 흥행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 뒤 목표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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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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