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18 시즌 등번호에 담긴 '각양각색' 사연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02.20 09:57 / 조회 : 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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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의 2018 시즌 등번호 /그래픽=부산 아이파크 제공



K리그2 (챌린지) 부산아이파크 선수단의 2018 시즌 등 번호가 확정됐다.

프로축구선수의 등 번호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또 하나의 이름이다. 선수들이 입고 뛰는 유니폼에도 등 번호가 이름보다 더 크게 쓰여져 있다. 축구 팬들은 선수들의 이름보다 등 번호를 먼저 확인하고 그 선수가 누구인지를 인식한다. 등 번호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산아이파크 선수들의 등 번호도 각자의 개성을 담고 있다. 총 4가지의 유형으로 나눠서 2018년 등 번호의 숨은 의미를 살펴봤다.

◆ 포부형, 2년차 이동준 선수 11번으로 존재감 과시

부산아이파크 선수들 중 번호 선택만으로 올해의 포부를 당차게 밝힌 선수들이 있다. 바로 팀의 주전 선수들이 선호하는 번호인 9번, 10번과 11번을 선택한 김동섭, 호물로, 이동준이 그 주인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프로 2년차 이동준 선수가 선택한 11번이다. 지난해는 29번을 달았다. 11번은 팀 내 최고의 공격수를 상징하는 번호이다 보니 신예 이동준 선수가 올 시즌 그리고 있는 목표와 당찬 포부를 느낄 수 있다.

이동준 선수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브라질 출신의 호물로 선수는 10번을 선택했다. 나란히 에이스의 번호를 선점한 두 선수의 호흡을 올 시즌도 기대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부상으로 아산 경찰청에서 복귀 후 K리그 실전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던 김동섭 선수도 9번을 선택하며 올 시즌 다시 한번 골잡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괴짜형, 발로텔리 "im eight nine(나는 89년생)"

특별한 번호를 선택한 선수도 있다. 부산에 새롭게 가세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발로텔리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등 번호로 89번을 선택했다. 보통 선수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번호다. 지난해 수원삼성블루윙즈에 입단한 다미르 소브시치가 66번을 달아 ‘육육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나 외국인 선수가 큰 숫자의 번호를 선호하는 건 흔하지 않다.

발로텔리의 등 번호 89번은 자신이 태어난 연도를 나타낸다. 기존 선수들의 의견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 다른 선수보다 영입이 늦었고 선호하는 번호를 이미 다른 선수가 달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태어난 해인 89번을 선택했다.

발로텔리의 89번 사랑은 중국쿤밍 전지훈련에서부터 이어졌다. 한국과 중국간 이동을 위해 공항에서 수속을 진행할 때나 구단 행사가 있을 때 마다 "im eight nine (나는 89년생)"이라며 나이 어린 한국 선수들에 자신의 존재감을 뽑냈다고 한다. 선수들도 브라질 선수지만 빠르게 한국식 문화에 적응하는 발로텔리에 놀랐다고 한다.

세리에 A출신 알레망 선수도 등 번호로 60번을 선택했다. 어머니가 태어난 연도를 등 번호로 골랐다. 선호하는 번호는 9번이지만 기존 선수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다른 빈 번호를 두고 선택하기로 했다. 고민을 거듭하는 중에 먼 브라질에 있는 어머니가 갑자기 생각 났다고 한다. 가족(부인과 딸)은 부산에서 함께 생활 하고 있지만 축구 선수로 잘 성장하게 해준 어머니가 생각났고 올 한 해는 자신의 가족과 부모님을 위해서 뛰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 초심형, 한지호 '프로데뷔 시절 등 번호 22번'

축구 선수로서 초심을 생각하는 선수도 있다. 지난해 등 번호 24번을 선택했던 한지호는 프로에 데뷔할 당시 사용했던 등 번호 22번으로 돌아가며 초심을 다잡겠다는 각오다. 선수 생활 중 등 번호 22번을 7번으로 변경해 시즌을 치르기도 했지만 2018년에는 신인 시절 사용했던 22번으로 다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99번을 선택한 최승인 선수도 올 한 해를 벼르며 초심을 생각하고 있다. 선호하던 번호는 10번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호물로에게 기꺼이 애정하는 등 번호를 양보하고 본인이 초등학교 때부터 달았던 등 번호 44번을 선택했다. 이 후 고민을 거듭하다가 등 번호 99번을 선택했다. 1번에서부터 99번까지 선택할 수 있는 K리그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맨 마지막 번호다. 부산에서 올 시즌 소위 말하는 끝장(?)을 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 일상형, 베테랑 이종민 17번, 김치우 7번

올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한 두 베테랑은 항상 쓰던 번호를 다시 한번 사용하게 됐다. 올 시즌 부산아이파크의 주장으로 선임된 이종민 선수와 그의 단짝 김치우 선수는 17번과 7번을 각각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모두 7번이 들어간 등 번호를 선택 했지만 모두 이전 소속팀에서 사용하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일상형 번호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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