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서지혜, 수호 같은 '흑기사' 어디 없나요?

KBS 2TV 수목 드라마 '흑기사' 샤론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2.19 10:50 / 조회 : 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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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KBS 2TV 수목 드라마 '흑기사'의 최고 수혜자를 꼽으라면 십중팔구 서지혜(34)가 아닐까. 서지혜가 연기한 샤론은 악행으로 벌을 받으며 결말을 맺었지만, 극 중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종영 후 스타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지혜는 "홀가분하면서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하다"고 종영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사극 분량을 초반에 미리 찍어 놓은 바람에 촬영 기간이 4개월 정도로 길었어요. 끝나고 나니 시원해요. 겨울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고요."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에 맞서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룬 드라마다. 서지혜는 이 작품에서 샤론 양장점 디자이너 샤론 역으로 악녀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회에선 결국 불길 속에서 소멸하는 인과응보의 결말을 맞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처음부터 죽는 결말은 알고 시작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사론 캐릭터를 어떻게 죽이느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석고상으로 변해서 무너져 내리는 것도 생각했고요. 결론적으로 재로 변한 게 낫지 않았나 싶어요. 마무리가 잘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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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샤론은 250년간 늙지도 죽지도 않는 벌을 받으며 살아온 인물. 주인공 수호(김래원 분)와 해라(신세경 분)의 사랑을 방해하는 등 극의 갈등을 유발하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었다.

"대본에 쓰여 있는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인데, 주변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뻐요. 3~4회에는 풀어지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1~2회 때 잡은 캐릭터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도 됐었어요. 감독님이 '가볍지 않은 블랙 코미디 같은 거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느낌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재밌게 연기했어요."

서지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지혜는 "아직은 인정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제겐 감사한 수식어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색하고 부담스러워요. '흑기사'만 하고 앞으로 연기 활동을 안 하는 게 아니잖아요? 다음 작품에서 또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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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흑기사'는 지난 8일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13.9%)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으나, 완성도 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이야기의 주를 이뤄야 할 수호와 해라의 로맨스보다 수호를 향한 샤론(서지혜 분)의 집착이 부각 되자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이런 지적에 서지혜는 조심스럽다는 듯 "작가님이 써주신 대로 연기했을 뿐"이라며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글쎄요. 제 캐릭터가 너무 튀다 보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애매하네요. 하하. 사실 전 촬영하느라 워낙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샤론 캐릭터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서지혜가 꼽는 샤론의 매력은 뭘까. 그는 "단순한 악녀가 아니라 더 매력이 있던 것 같다"며 "250년 동안 살아온 인물이 정말 악만 가지고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 샤론의 블랙코미디나 엉뚱한 면이 잘 살아나서 캐릭터도 살아난 것 같다. 너무 악녀이기만 했으면 별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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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흑기사' 방송 화면


불로불사의 존재로 신비로움을 강조한 샤론과 백희(장미희 분)의 '워맨스'는 극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이었다.

"(장미희) 선배님과는 너무 재밌게 촬영했어요. 지나가는 말로 '우리 연말에 커플상으로 노려봐요'라고 할 정도로요. 이전 작품에서 같이 만난 적도 있어서 더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어요. 선배가 엄마나 친구 아니면 언니 같은 느낌으로 저를 잘 받아주셔서 '케미'가 더 살았던 것 같아요."

웃음 포인트 중 하나였던 백희가 샤론을 힘으로 제압해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은 '애드리브'였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대본에 없던 건데, 시간상 따로 합을 맞출 수가 없었어요. 짧게 굵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제가 엉덩이 때리는 걸 넣자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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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수호에게 집착하는 샤론과 실제 자신의 모습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털어놨다. "저는 별로 집착하지 않아요. 연애해도 방목하는 스타일이에요. 어릴 적 연애할 땐 나한테 맞춰야 하고 그런 것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까 없어졌어요. 이제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맡겨요."

그는 또 "이젠 연애를 안 한지도 너무 오래돼서 어떻게 할 지도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어떤 사람을 만날 지도 궁금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드라마 '올인'으로 데뷔했을 당시 그녀의 나이 20살,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서지혜는 "옛날엔 연애 얘기를 잘 못했는데, 지금은 안 하면 이상한 나이인 것 같다"며 웃었다. "저는 33살이면 결혼하고 애도 낳을 줄 알았어요. 하하. 그런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훅 지나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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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서지혜는 지난 한해를 바쁘게 보냈다. 드라마 뿐 아니라 패션앤 뷰티 예능 프로그램 '팔로우 미8'에 MC로 출연했으며, 최근엔 개봉을 앞둔 영화 '창궐' 촬영까지 마쳤다. 나이가 들면서 계획을 짜는 방식도 바뀌었다는 그는 "이젠 하루, 일주일, 1년 정도만 계획만 세운다. 어떻게 지내야 할지 당장 앞이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장기 계획만 세우고 살다 보면 놓치고 가는 부분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이젠 소소하고 즐거운 행복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다 보면 1년이 쌓이고, 10년이 쌓이는 것 같아요. '현재를 더 즐기고 열심히 살자'는 마인드로 변했어요."

그럼에도 "(결혼은) 항상 준비돼 있다"며 웃는 서지혜는 끝으로 던진 배우자의 조건에 대한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그릇'이라고 답했다. "저를 품어줄 수 있는 그릇이면 좋겠어요. 수호 같은 흑기사요. 그런 흑기사를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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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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