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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정 /사진=뉴스1 |
다들 최민정(20, 성남시청)의 강철 멘탈에 깜짝 놀랐다. 500m 결승서 충격의 실격을 당하고 바로 다음 종목 정상에 섰다. 비결은 '엄마의 손편지'였다.
최민정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 첫 올림픽 메달이란 의미도 크지만 무엇보다 4일 전 충격을 빠르게 수습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500m를 준비하면서 엄마가 써 준 손편지를 틈틈이 읽어보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인 최민정은 올림픽을 앞두고 4관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단거리인 500m 종목은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에게도 높은 벽이었는데 최민정은 해낼 것으로 보였다. 최민정은 주종목이 1500m지만 올림픽을 겨냥해 500m에도 많은 공을 쏟았다. 지난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며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막상 13일 본대회에서는 웃지 못했다. 결승선을 2위로 통과했으나 영상 판독 결과 실격 판정을 받았다. 추월 과정에서 손을 안으로 넣어 임페딩 반칙으로 간주된 것. 이날 최민정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결과보다 노력해온 과정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주력 종목인 1500m와 1000m, 3000m 계주가 줄줄이 남아있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 헌데 최민정은 다음 날 공식 훈련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소화했다.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푹 자고 다 잊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이를 결과로 증명했다. 1500m 결승전서 2위 그룹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며 결승에 골인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해 결승전을 싱겁게 만들었다.
최민정은 "앞만 보고 달려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났는지 몰랐다"며 웃었다.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의 비결을 묻자 "애초에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어떤 결과가 나왔어도 금방 잊고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부진하면서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엄마가 올림픽 전에 손편지를 써주신 게 있다. 힘들 때 한 번 씩 읽으면서 위로 받고 그랬다. 항상 최선을 다하니까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은 1000m와 3000m 계주도 앞두고 있다. 4관왕에는 실패했지만 3관왕 가능성은 충분하다. 2006년 토리노 진선유 이후 12년 만에 3관왕이 탄생할지 관심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