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줌인] 쇼트·피겨·빙속 이어 썰매까지.. 결국 불가능은 없다

평창=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2.17 06:00 / 조회 : 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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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켈레톤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 /사진=뉴스1






한국 동계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설상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 윤성빈은 스켈레톤에서 압도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피겨와 빙상에 이어 또 다른 종목에서 정상에 선 것이다. 불모지에서 최강이 됐다. 결국 투자하고 준비하면 불가능은 없는 셈이다.

윤성빈은 16일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3~4차 주행에서 각각 50초18과 50초02를 기록했다. 1~4차 합계 3분20초55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윤성빈은 이미 올림픽 전부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있었지만, 시즌 페이스는 윤성빈이 더 좋았다. 이겨보지 못한 상대도 아니었다.

올림픽에서 윤성빈은 '퍼펙트 레이싱'을 펼쳤다. 네 번의 주행을 펼쳤는데, 세 번이 트랙 레코드였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OAR)보다 무려 1초63이나 앞섰다. 적수가 없었다. 그렇게 윤성빈은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더불어 함께 출전한 김지수도 6위에 오르며 TOP10에 자리했다. 또 다른 쾌거였다.


그리고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썰매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남의 이야기'로만 보였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윤성빈의 혹독한 노력이 있었다. 살을 찌우기 위해 하루 8끼를 먹는 극한까지 맛봤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개인의 노력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불모지'로 불리는 종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이후 썰매 종목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고, 집중적인 육성이 있었다. 그 결과물이 윤성빈의 금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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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 임효준. /사진=뉴스1





썰매 이전에 쇼트트랙이 있었다.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쇼트트랙을 '전략 종목'으로 선정, 집중 투자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 쇼트트랙은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 됐다. 이번 평창에서도 다수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마찬가지다. '변방'이나 다름없었지만, 투자와 육성이 이뤄졌고, 이상화, 이승훈, 모태범 등이 나왔다. 이상화는 평창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며, 이승훈도 개인 두 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특히 신설 종목인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모태범도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피겨의 김연아도 있다. 김연아는 거의 해외에서 살다시피하며 훈련했다. 오롯이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했고, 여러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밴쿠버 대회 금메달, 소치 대회 은메달이라는 결과물로 연결됐다. '포스트 김연아' 부분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성장중이다.

전반적으로 동계 스포츠는 서양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아시아 선수들이 넘기에는 분명 벽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 벽들을 깨기 시작했고, 몇몇 종목에서 정상에 섰다. 장기적인 안목이 있었고, 투자가 병행됐다. 선수 개인의 노력이 있었음은 불문가지다.

윤성빈의 금메달이 나온 후 스켈레톤·봅슬레이 이용 총감독은 "정부가 없었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다. 정부 도움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 대한체육회와도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봅슬레이·스켈레톤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정부의 지원, 기업의 스폰이 있다면, 다른 종목들도 3~5년 안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해냈다.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올림픽 이후에도 많은 지원이 있으면 한다"라고 더했다.

단순히 선수 개인의 '투혼'과 '정신력'에 기대는 시대는 지났다. 철저한 계획과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결과물도 없다. 한국 동계스포츠는 차근차근 벽을 깨고 있다. 결국 불가능은 없다. 일조일석에 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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