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MLB산책] 다저스 캠프에 가장 먼저 합류한 캠프의 거취는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02.16 09:28 / 조회 : 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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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켐프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의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의 첫 훈련이 시작된 15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캐멀백랜치에 투수와 포수가 아닌 선수로 가장 먼저 모습을 나타낸 선수 중 한 명은 외야수 멧 켐프(34)였다.


사실 투, 포수가 아닌 야수들은 이번 주말까지만 캠프에 도착하면 되지만 켐프는 투, 포수들의 합류 일정에 맞춰 일찌감치 트레이닝캠프에 도착하는 의욕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 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 개막을 맞게 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쩌면 그가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왔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켐프 자신도 자신의 라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에) 나도 당신들만큼이나 놀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저스는 지난해 12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한때 팀의 간판스타였던 켐프를 다시 데려왔다. 다저스는 켐프를 받는 대신 1루수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와 선발투수 브랜든 맥카시, 스콧 캐즈미어, 유틸리티맨 찰리 컬버슨 등 4명을 애틀랜타에 보냈다.

하지만 그 트레이드는 양 팀 모두에게 전력 보강차원보다는 팀의 연봉 구조 재편이 우선이었던 거래였다. 다저스는 2175만달러씩 2년간 총 4350만달러가 남아있는 켐프의 계약을 떠안았고 애틀랜타는 곤잘레스(2236만달러), 캐즈미어(올해 연봉 1766만달러), 맥카시(1150만달러) 등 3명의 연봉 5152만달러를 받았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본전에 가깝지만(다저스가 추가로 액수 미상의 현금을 보냈음) 캠프의 계약은 2년에 걸친 것이고 애틀랜타로 간 3명의 계약은 모두 1년 계약이기에 이 거래는 올해 다저스의 팀 페이롤을 사치세 부과 기준선(1억9700만달러) 밑으로 끌어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편 올해 만료되는 계약 3건을 받아 내년 이후를 대비한 애틀랜타는 트레이드 직후 곤잘레스를 방출해 프리에이전트(FA)로 풀어줬다. 애틀랜타는 이 트레이드로 켐프를 내보내 지난해 애리조나 가을리그 MVP이자 베이스볼 아메리카 '마이너리그 올해의 선수'인 톱 외야수 유망주 로널드 아쿠나에게 빈자리를 만들어주면서 추가연봉 부담 없이 2명의 베테랑 선발투수 맥카시와 캐즈미어를 1년간 쓰는 것이 목적이었고 이미 1루에 프레디 프리먼이 있어 곤잘레스는 필요가 없었기에 깔끔하게 그를 FA로 풀어 뛸 수 있는 팀을 찾게 한 것이다. 곤잘레스는 뉴욕 메츠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그런 애틀랜타의 생각은 켐프에 대한 다저스 입장과 대동소이했다. 이미 외야수 자원이 풍부한 다저스도 굳이 켐프가 필요 없었다. 가능하다면 켐프를 트레이드해 페이롤을 더 끌어내리는 것이 다저스 수뇌부의 의도였고 그런 생각을 캠프에게도 전혀 감추지 않았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켐프에게 미래의 계획에 대해 매우 투명하고 솔직하게 밝혔다"고 했고 파한 자이디 단장도 "그 트레이드의 목적은 재정 관리에 있었고 우린 그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트레이드 직후 바로 다저스가 그를 트레이드하지 못하면 방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그 때문에 그가 지금 캐멀백랜치에 올 것이라고는 켐프 자신부터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문제는 그 어느 팀도 만 33세에 거액의 잔여계약이 남은 켐프를 데려갈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남은 계약규모를 다 떠안을 팀이야 없을 것이 당연하지만 다저스가 연봉의 상당부문을 부담하거나 아니면 또 다른 불필요 계약을 떠안는 조건의 트레이드는 가능해 보였는데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켐프는 지난해 애틀랜타에서 115경기에 나서 타율 0.276, 19홈런, 64타점의 성적을 올렸는데 이는 앞선 3년간 매년 153경기에 나서 평균 27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했던 것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고 특히 그의 수비 지표들이 좋지 않았던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국 켐프는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일찌감치 다저스 캠프에 찾아와 과연 어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지 모를 시즌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단순히 잠깐 머물 팀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온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켐프는 트레이닝 캠프에 1주일이나 빨리 온 것은 물론 이번 체중을 40파운드(18Kg)나 줄인 상태로 입소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활하기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켐프)는 놀라운 몸 상태로 왔다"면서 "다저스에서 MVP급 활약을 했을 때의 켐프의 모습 그대로"라고 찬사를 보냈다. 켐프는 "지금은 누구도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아직도 많은 것을 갖고 있고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주 강하고 기분 좋은 상태로 캠프에 왔고 모든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상황은 이번 트레이닝 캠프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다저스는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중 계속해서 트레이드 기회를 물색할 전망이지만 만약 끝내 트레이드 파트너를 찾지 못하거나, 찾더라도 연봉 감축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어쩌면 켐프에게 부활의 기회를 줄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켐프와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그가 최고였을 때 그를 봤고 그가 얼마나 잘하는지 안다"면서 "그는 아직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기서 그것을 입증할 찬스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켐프는 "나는 아직도 뛰어난 수비를 할 수 있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현재 나는 여기에 있고 앞으로도 여기 있을 계획"이라고 말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을 입증하는 미션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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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브론 /AFPBBNews=뉴스1


현재 켐프와 관련해 돌고 있는 트레이드 루머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슬러거 라이언 브론(34)과 교환하는 설이다. 밀워키는 FA시장에서 로렌조 케인과 계약하고 마이애미 말린스와 트레이드로 크리스천 옐리치를 영입, 외야수가 넘쳐나는 상황이어서 브론 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브론은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5600만달러 계약과 2021년 상호 옵션(바이아웃 400만달러)이 남아있어 켐프보다 오히려 더 길고, 액수도 큰 계약을 갖고 있다. 즉 다저스가 이 트레이드에 응한다면 그것은 연봉감축이 아니라 전력 강화차원을 의미하기에 다저스가 얼마나 선뜻 나설지 알 수 없다.

다저스로서는 일단 켐프가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를 지켜보고 다음 코스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물론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켐프의 다저스 캠프 합류가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흥미롭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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