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합시다]김태리" 건강한 마인드 류준열, 2번 보고 말 놨다"(인터뷰②)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2.17 09:30 / 조회 : 7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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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영화 '아가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1년 8개월, 요즘 배우 김태리(28)의 시계는 다시 바삐 돌아간다.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 영화 '1987'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채웠고, 이제 힐링 코드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로 또 한 번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여름 방송될 데뷔 첫 드라마 주연작 '미스터 션샤인'도 촬영이 한창이다.


"스케줄이 많은 건 괜찮은데, 잠을 못 잘 때가 제일 괴로워요. 그래서 몰아서 자요. 그러면 그 날은 제게 '없는 날'이에요. 제 역사에서 지워진 날! 하하하. 그렇게 하루를 폭파해 버리는 거죠."

설 연휴 기간 '차한잔합시다'의 특별한 주인공, 김태리는 얼마 전 바쁜 일정을 쪼개 스타뉴스와 만났다. 서울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녀는 하녀 숙희('아가씨')처럼 당돌했고, 대학교 신입생 연희('1987')처럼 통통 튀었다.

한겨울 매서운 한파마저 녹여버릴 눈빛으로 진지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다 이내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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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서

-최근엔 '1987'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흥행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일단 영화가 너무 잘 만들어졌어요. 감독님의 진심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태리 씨는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감독님한테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감독님이 잠 설쳐가면서 계속 영화에 대한 생각만 하고, 오랜 시간 철저하게 준비해 온 것들이 2시간짜리 영화에 다 담겨진 것 같아서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7년도예요. 1990년도에 태어난 태리 씨가 어떻게 인물을 이해하고 연기했는지 궁금해요.

▶저는 딱히 시대극이라서 그런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실존 인물이 아니었던 게 조금 컸었고요. 이 인물이 처한 상황이 어떤 면에선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시작하는 게 어렵진 않았죠. 나머지는 인물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 안에 자연스럽게 연기했어요.

-어떤 지점이 본인과 비슷해 보였어요?

▶저와 성격이 많이 닮았어요. 광장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마음과 또 마지막엔 광장으로 결국 내달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 같은 것들이 이해가 쉬웠던 거 같아요. 내가 사는 이 시대의 상황을 벗어나서 혼자 살 수는 없는 거란 걸 깨달았던 것 같아요. 물론 상황 자체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요.

-태리 씨는 억압 받는 순간에 목소리를 내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위치를 조금 더 중요시했어요. 나이 어린 사람으로서 시스템 속에서 제가 낼 수 있는 목소리의 한계를 많이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순응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조금 지나고 나서는 목소리를 내야지 변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이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선 목소리를 내요. 처음엔 힘들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조금 더 명확해지더라고요.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얘기할 수 있는 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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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도 개봉을 앞두고 있잖아요. 소감이 궁금해요.

▶이게 4계절 찍은 영화잖아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스태프들이랑 '이거 언제 다 찍어서, 언제 개봉하지'라는 얘길 농담처럼 했는데, 이제 드디어 개봉을 하게 됐어요. 감격스러워요.

-어떤 영화에요?

▶굉장히 요즘 청춘들과 비슷하지만, 또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는 한 청춘이 갑자기 도시 생활이 힘에 부쳐서 고향으로 무작정 내려가서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3~4일 있을 예정이었던 게 1년을 지내게 되죠.

-도시 생활에 지친 20대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가요?

▶공감보다, 생각이 열리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쳐서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판타지'일 수 있거든요. '저런 삶도 있구나', '저렇게 새롭게 선택할 수도 있구나'고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영화의 미덕은 '뭐 어때?' 이 세 글자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하게 '힐링'받고 가셔도 너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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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같이 호흡 맞춘 류준열, 진기주 씨와는 어땠어요?

▶너무 좋았어요. 또래 친구들과는 아무래도 처음 해보니까요. 나이 차이는 (류)준열 오빠와 4살, (진)기주 언니와는 1살 차이가 나는데, 극 중에서는 소꿉친구로 나와요.

제가 원래 말을 쉽게 잘 못 놓거든요. 특히 저보다 나이가 많으면요. 그런데 감독님이 처음 리딩하면서 '말 놓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두어 번 만난 뒤 말을 놓으니 정말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말을 놓는다는 게 되게 마법의 능력이더라고요. 하하하.

그렇게 친해져서 4계절 동안 친구들 오는 날만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또래다 보니까 연기적으로나 생활면으로나 비슷한 부분이 많잖아요. 서로 고민도 많이 얘기하고, 술도 마시고 즐거웠어요. 그날 촬영에 대해 되게 툭툭 얘기할 수 있거든요. 선배들하고는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까요. 아주 신세계였어요.

-준열 씨는 어떤 배우인 거 같아요?

▶제가 만나 본 어떤 사람 중에서도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아요. 일을 되게 즐겁게 해요. 저는 되게 괴롭게 하거든요. 고민도 많고 스트레스도 받으면서요. 물론 오빠도 스트레스 받을 수 있겠죠. 겉으로 드러나기엔 뭔가 그런 걸 넘어선 것 같아요.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비법을 터득한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사람이 생기가 넘쳐요. 저는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오빠는 스탠다드한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되게 배우로서 좋은 덕목인 것 같아요.

-인터뷰③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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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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