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골든슬럼버' 광화문에서 폭탄이 터진 날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2.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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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골든슬럼버' 스틸컷


영화 '골든슬럼버'는 암살범으로 지목된 뒤 온 세상의 추격을 받게 된 어느 선량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유력 대선후보를, 그것도 광화문 한복판에서 폭탄으로 살해했다는 기막힌 누명과 함께 '골든슬럼버'는 본론으로 진입합니다.

광화문 사거리는 청와대가 지척인 서울 도심의 중심이자 상징적 공간이죠. 광화문 세종로를 막고 영화 로케이션이 이뤄진 유례가 없습니다. 그 곳에서의 대규모 폭발신이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만만찮은 도전이죠. 하지만 결정적 장면을 결정적 공간에서 선보이고 싶었던 '골든 슬럼버'는 그 어려운 걸 해냈습니다.


그 날이 아직 기억이 납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해 2월 26일 한낮.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이 광화문 한복판을 내달리던 풍경도요. 이게 뭔가 싶어 알아보니 바로 '골든 슬럼버' 촬영이었죠. 보조출연자만도 헤아리기 어려웠던 대규모 신이었습니다. 택배기사 유니폼을 입고서 긴 다리로 겅중겅중 사거리를 달리던 유난히 긴 실루엣의 주인공이 바로 강동원이었습니다.

마침 주말마다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촬영 허가를 얻어내기가 결코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골든슬럼버' 측은 촬영 일정 방법, 진행방식, 디테일한 프리비주얼 작업 등 치밀한 준비 끝에 4개월 만에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감시자들' 당시 서소문로, 테헤란로 촬영을 성사시켰던 제작진의 노하우도 큰 몫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골든슬럼버' 제작진은 봄이 다가오는 2월말 이틀에 걸쳐 왕복 10차선 중 6개를 막고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의 촬영을 위해 보조출연자 200명, 제작지원 50명 등 무려 450여 명의 제작진이 동원됐고, 소품차량도 50대가 쓰였습니다. 한정된 촬영에서 필요한 모든 걸 담아내기 위해 투입된 카메라만 메인 카메라 5대를 포함해 총 14대였습니다.


'골든슬럼버'에 담긴 서울은 광화문 세종로로 끝나지 않습니다. 광화문, 성신여대, 서강대교, 강남대로, 신촌오거리에 홍제천 지하배수로까지, 서울 도심을 지상으로 지하로 가르로지르는 볼거리가 쏠쏠합니다. 이렇게 담긴 서울 도심의 모습은 '골든슬럼버'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더합니다. 눈썰미 좋은 관객이라면 영화 속 서울 곳곳을 짚어보는 것도 '골든슬럼버'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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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골든슬럼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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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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