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돈꽃' 장승조 "극중 죽음 예상..시청자 반대 감사"

MBC 주말드라마 '돈꽃' 장부천 역 장승조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8.02.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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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승조/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장승조(37)가 MBC 주말드라마 '돈꽃'(극본 이명희·연출 김희원, 제작 유에프오프로덕션)로 드디어 연기 인생에 꽃을 피웠다.

장승조는 극중 재벌 3세 장부천 역을 맡았다. 장부천은 청아그룹 창업자의 장손으로 엄청난 부를 누리며 제멋대로 살아갔지만 알고 보면 청아그룹의 진짜 손자이자 복수를 위해 청아가에 입성한 강필주(장혁 분)에 의해 꼭두각시와 같은 삶을 보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강필주의 뜻으로 계획적으로 접근해 결혼한 나모현(박세영 분)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며 점차 변화,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각종 악행에 불륜까지 저질렀으나 왠지 모르게 모성애를 자극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악역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미팅 때도 복합적 인물이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대본 안에 다양한 모습이 녹아 있더라고요. 그 안에서 캐릭터가 워낙 좋으니까 인물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촬영 초반에는 재벌 3세 한량의 나른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드라마 막바지 다가갈수록 소위 말해 짠내 나기도 하고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인물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장승조는 극중 장혁과 남다른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청아가를 두고 서로의 이해관계는 달랐으나 오랜 친구로 지냈던 두 인물은 만날 때마다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묘한 케미스트리를 선사했다. 장승조는 장혁 덕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형이 '승조야. 편하게 해'라는 말을 먼저 해주고 그 안에서 편하게 연기하게 도와줬어요. 너무 좋은 선배이자 멋진 형이라서 제가 형한테 힘을 많이 얻었어요. 조언도 많이 해줬고 형이 연기를 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저렇게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각자 인물을 만들어오는 과정에서 각자 몫은 기본적인 것이고 드라마가 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죠."


장승조는 '돈꽃'으로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얻었다. 장승조 역시 이번 작품이 특별했다. 종영 2주 전부터 끝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왔다는 그였다.

"인생작이요? '돈꽃'을 했던 모든 분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그만큼 저희 배우들에게 가슴에 남는 작품이에요. 저는 아직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좋은 인물을 맡아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감사한 작품이에요. 제가 '돈꽃'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좋은 일도 많았고 주변 스태프, 배우들이 좋아서 행복했어요. 그래서 끝나기 2주 전부터 기분이 안 좋았어요. 가만히 있다가도 한숨만 나왔어요. 그만큼 애틋했는데 이제 포상휴가도 다녀왔고 내려놔야죠."

장승조의 인기는 장부천의 죽음을 우려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에서 엿볼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위태로운 장부천의 모습에 그의 죽음을 걱정했다. 결국 마지막 회까지 출연하며 시청자들을 안도하게 했던 장승조는 자신 또한 캐릭터의 죽음을 예상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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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승조/사진=김휘선 기자


"보시는 분에 따라서 제가 죽을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부천이 죽으면 안 되는데'라고 해주시는 분도 있었어요. 저 죽으면 안 된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고 감사해요. 저도 사실 부천이가 언젠가는 죽지 않을까 싶었어요. 감독님도 '부천이 죽는데?'라고 농담해주실 때도 있었죠."

장승조는 '돈꽃'의 주역으로서 당당히 지난해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장승조는 연기대상에서 주말극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을 받으며 처음으로 지상파 연기대상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드라마에서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얼떨떨했어요. 진짜 떨렸죠. 너무 기뻤는데 그게 12월 31일 그 하루에 머물더라고요. 다음 날 촬영을 해야 하니까요.(웃음)"

장승조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다 불현듯 지난 2006년 뮤지컬 '미스 사이공'으로 앙상블 상을 수상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는 2005년부터 뮤지컬배우로 활동했던 장승조가 뮤지컬로 받았던 유일한 상이었다.

"생각해보니 '미스 사이공' 할 때 제가 앙상블상을 받았어요. 제가 앙상블이었거든요. 앙상블들끼리 받는 상인데 그때 한번 받았네요."

장승조는 지난 2014년부터 브라운관에 본격 진출했다. '신의 퀴즈 시즌4', '라이어게임'부터 '내 사위의 여자', '훈장 오순남'까지 역할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활동한 결과 '돈꽃'을 만나게 된 셈이다. 장승조는 뮤지컬과 드라마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닉부터 다른 것 같아요. 연극이나 TV는 아예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요. 연극은 관객들의 피드백이 바로 오죠. 드라마는 연기를 하고 편집을 해서 후반 작업이 이뤄져요. 저도 제가 어떻게 보여지는지 궁금했죠. 공연은 바로 피드백이 오는데 드라마는 스스로 모니터를 하게 되니까 느껴지는 것이 다른 것 같아요."

장승조는 이번 작품에서 브라운관에 완벽 적응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전까지는 머뭇거리던 애드리브도 숱하게 해냈다. 극중 장부천이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던 제스처 일부는 장승조의 아이디어였다.

"이번에는 '이렇게 해도 될까' 싶었던 장면에서 생각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해도 돼요'라고 물어보고 그렇게 표현했어요. 그걸 받아준 감독님, 장혁 형에게 고맙죠. 여천이(임강성 분)가 집에서 쫓겨나는데 제가 손을 흔드는 장면이나 '우 사장이 판 깔고 네가 그 위에서 춤추고' 했을 때 동작들이었어요. 배우들한테 물어보고 했던 시도들을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받아들여 주셔서 좋았어요."

장승조는 조금 늦게 브라운관에 진출했다는 말에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장승조는 분야, 작품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연기를 펼치며 지금의 자리에 섰다.

"저는 저한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제가 이 배우라는 끈을 놓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에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드라마를 하게 되고 드라마에서 장부천이라는 역할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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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승조/사진=김휘선 기자


장승조는 '돈꽃'에 이어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바로 아내인 뮤지컬 배우 린아가 결혼 3년 만에 임신을 한 것. 장승조는 드라마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장승조, 린아 부부는 임신 소식이 알려진 당일 여러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갑자기 검색어에 올라서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래서 '돈꽃'이 특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게 너무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더 열심히 해야죠."

장승조의 활약에는 아내의 내조가 뒷받침돼 있었다. 린아 역시 배우인 만큼 '돈꽃'을 모니터하며 장승조에게 큰 힘이 돼줬다.

"와이프가 드라마를 워낙 좋아해요. 제가 와이프의 모니터를 굉장히 의지하는 편이기도 해요. 냉철한 눈썰미를 가지고 있어서 좋으면 좋다고 하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안 해요. 스타일을 아니까 그런 반응을 보고 '어떻게 느끼는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죠. 저는 같이 모니터하면 제 모습을 안 보고 TV 보는 아내의 얼굴을 봐요."

장승조는 드라마에서 나모현을 사랑했지만 계획적인 접근, 불륜이라는 잘못으로 결국 사랑을 놓쳐버린 장부천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장승조는 아내에 더욱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부천, 모현의 관계가 발전하듯이 (박)세영이랑 저도 점점 더 편해졌어요. 나중에는 마음이 아팠어요. 당연하지만 '바람 절대 피우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내가 이 여자를 사랑하는데 쓸데없이 한눈팔아서 왜 놓치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면서 장승조라는 사람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더라고요. 그래서 후회하는 연기는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돈꽃'은 끝났지만 장승조의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돈꽃'으로 많은 가능성을 남긴 장승조의 행보에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너무 '돈꽃'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4개월 동안 장부천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었던 건 당연히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이 기대해주시고 그때도 이렇게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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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유닛 소속 임주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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