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인터뷰]성유빈 "올해로 고3..아역에서 청년기로"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2.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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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유빈 / 사진=임성균 기자


2011년 '완득이' 유아인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며 스크린에 첫 발을 디뎠던 초등학생 배우는 어느덧 훌쩍 자라 올해 고3 수험생이 됐다. 배우 성유빈(17)이다. 이후로도 조인성, 신하균, 이제훈, 신하균, 이현우의 아역을 거쳤던 그는 영화 '대호'에선 최민식의 아들 역할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겼고, '굿 와이프'에선 전도연의 아들로 또한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와 올해에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성유빈을 만날 수 있었다. 1400만 관객을 훌쩍 넘겨 한국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신과함께-죄와 벌'에서는 차태현의 아역을 맡아 영화 후반부 감정선을 쌓아올리는 데 한 몫을 했고, 드라마 '흑기사'에서는 김래원의 아역으로 분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진출한 영화 '살아남은 아이'에서는 당당히 주연을 맡아 세계무대에 처음 얼굴을 알린다.


설을 맞아 고운 한복 차림으로 만난 성유빈은 그 사이 부쩍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신과함께'를 촬영한 지 이미 1년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난 데다 앳된 기운을 더하던 덧니를 교정해 분위기도 더욱 성숙해졌다. 성유빈은 "올해로 고3이다. 입시가 제일 중요하다"고 푸념하면서도 개봉을 앞둔 '살아남은 아이'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등 작품들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신과 함께'가 1400만 관객을 훌쩍 넘긴 한국영화 역대2위의 성적을 냈다. 어떻게 출연했나.

▶오디션을 무슨 역할로 봤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한참 연락이 없으시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자홍 어린시절' 말씀을 하셨다. 저는 당연히 좋지요 그랬다. 차태현 배우 분도 괜찮다 하셨다기에 감사합니다 하고. 1000만이라니, 게다가 한국영화 역대 2위라니 실감이 안 난다. 좋게 봐주시면 좋은데 스스로는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1000만 배우'에 등극한 셈이다.

▶아직까지는 1000만 배우가 아닌 것 같다. 그러려면 뭔가 확실하게 기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영화의 일부로서 조금 기여를 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지만 '1000만 배우'라는 게 아직가지 제 몫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다.

-분량은 짧지만 감정선이 극적이고 또 중요한 캐릭터였다. 부담이 컸을 법도 한데.

▶'신과함께'는 시나리오를 읽고서 더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눈물이 앞을 가려 못 읽을 정도였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워낙 감정적으로 중요하고 몰입이 필요했던 역할이라 부담보다 걱정이 많았다. 제가 나와서 몰입이 안 되고 '아 뭐야' 하면 안되니까.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스스로는 의심이 자꾸 갔다. 저는 더 큰 감정일 것 같았는데 약한 느낌이 있었다. 영화적으로 따져보면 상황 자체가 더 그걱이고 슬프게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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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유빈 / 사진=임성균 기자


-'신과함께' 외에도 최근 드라마 '흑기사' 등에 출연했다. 올해 선보일 작품도 다수고.

▶'미스터 선샤인'에는 짧게 나온다. 영화 '살아남은 아이', '니 부모 얼굴'이 개봉할 예정이다. 조금씩 조금씩 찍어놨던 것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개봉하고 있다.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로 베를린에 간다. 주인공 '살아남은 아이' 역이다.

▶저에게 정말 좋은 기회다.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함께 베를린에 가게 됐다. 최무성 최여진 선배가 모두 일정으로 못 가신다고 해서 감독님과 제가 가서 GV 등을 진행하게 됐다.

영화 속에서도 제가 맡은 아이가 고2다. 엄청난 감정선이었다. 보는 내내 숨을 못 쉬다가 끝이 나서야 숨을 쉴수 있는 작품이랄까. 그런 연기를 그렇게 긴 호흡으로 해본 것도 독립영화도 처음이었다. 모든 것이 엄청나게 달랐다. 독립영화는 작가의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지 않나. 짧은 기간 동안 작품을 찍으며 그것이 촘촘히 쌓여가는 느낌을 받았고 저도 현장과 역할에 더 깊이 빠지는 듯했다. 상당히 힘들었지만 내가 작품을 같이 만드는구나 하는 느낌이 좋았다. 연기적으로도 더 많은 걸 생각할 수 있었다. 독립영화에 출연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에서는 설경구의 아들로 등장한다. 학교폭력 등 또래의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을 법하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는 '살아남은 아이'를 찍고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느낌이 비슷하다. 내내 늘 우울하고 날 서 있는 감정을 지니고 있었던 것 같다. 복잡 미묘한데다 반전도 있어 더 연기하기가 까다로웠다.

연기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가해자 입장, 피해자 입장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뭐 하나 함부로 생각할 수가 없더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여러 생각을 계속 했다. 뉴스에는 요만큼밖에 안 나오지만 현실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내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안타깝다. 사회적으로 발언한다고 하면 조심스럽지만, 제가 배우로 연기를 해서 뭔가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숨지 않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독 유명한 배우들의 아역, 그들의 자녀 역할을 많이 해왔다. 이제 고3이 됐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드나.

▶예전에도 생각했다. 누군가의 아역을 하는 건 참 좋다. 어쨌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것이고,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된다. 하지만 아역으로 굳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협녀' 때 전도연 선배님 아들을 하니까 좋았다.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이제훈 형의 동생을 했고 또 '살아남은 아이'에서 아이를 하고 하며 조금씩 제 역할이 바뀌는 것 같기는 하다. 이젠 아역보다 청년기, 젊은 시절 느낌이 되어간다고 할까. 제가 유승호 배우처럼 아역 이미지가 아주 강하거나 한 건 아니니까.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잘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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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유빈 / 사진=임성균 기자


-설을 앞두고 새해 바람이 있다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고생하는 건 괜찮다. 어떤 일이든 힘들어도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와 친구들 포함해서 다들 열심히 준비해서 대학에 잘 갔으면 좋겠다. 지금 고3으로선 일단 눈앞에 있는 게 입시니까.

-새해 메시지도 부탁한다.

▶올해 동계올림픽도 열렸겠다, 보다 힘차게 시작해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란다. 지난해 유난히 다사다난하지 않았나. 올해는 모든 일이든 무사하게 건강하게 잘 되셨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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