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황금종려상' 미카엘 하네케 "미투운동, 남혐·마녀사냥 우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2.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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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하네케 감독 /AFPBBNews=뉴스1


2번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감독 미카엘 하네케가 미투운동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카엘 하네케는 지난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일간지 쿠리어(Kurier)와의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과 함께 나타난, 남혐으로 가득한 이 새로운 청교도주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피해 여성들의 폭로로 미국의 유력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수십년 간 다수의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러 왔음이 밝혀져 파문이 이는 등 최근 성폭력 피해자들이 이를 스스로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카엘 하네케는 "어떤 형태이든 성폭행이나 강제적인 것은 벌을 받아야 하지만, 지금 퍼져나가고 있는 히스테릭한 편견은 극히 역겹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눈먼 분노와 많은 경우 범죄가 입증되지 않은 이들의 삶을 파괴하는 편견"을 우려하면서 "사람들이 미디어로부터 쉽게 저격당해 삶과 커리어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라면 섹슈얼리티에 대한 가장 심오하고도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인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 같은 작품은 만들어지지 못할 것이며, (성폭력을) 의심받는 배우들은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잘릴 것이라면서 "삶이 어디 있는가. 이것은 새로운 중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그 대상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간에 모든 형태의 성폭행과 폭력이 단죄되고 처벌돼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중세시대의 마녀사냥만 남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인터뷰 이후에 인터넷에 어떤 얘기가 나올지 예상할 수 있다- 미하엘 하네케, 남성우월주의자 돼지"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1943년생인 미카엘 하네케는 2009년 영화 '하얀리본'으로, 2012년에는 '아무르'로 2차례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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