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니퍼트가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서는 날 '기립박수' 받을까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02.10 06:00
  • 글자크기조절
image
kt 니퍼트 /사진=뉴스1(kt 제공)





'영원한 두산맨'으로 남을 줄 알았던 더스틴 니퍼트(37)가 이제는 kt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선다. 2018년 언젠가, 니퍼트는 지난 7년 동안 안방처럼 편안하게 드나들었던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설 것이다. 그리고 두산 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까.


니퍼트는 지난 2011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 7시즌 동안 베어스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니퍼트가 등판하는 날이면 두산 팬들은 늘 승리를 확신했다. 그가 '에이스'였기 때문이다.

2011년 첫 해 15승(6패)을 거둔 그는 2015 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찍었다. 2016년에는 3관왕을 차지했다. 다승왕(22승 3패) 타이틀 및 평균자책점(2.95)과 승률(0.880) 부문에서 1위에 등극했다. 니퍼트가 선발진을 이끄는 동안, 두산은 2015 시즌과 2016 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두산 입단 당시 30세였던 그도 어느덧 37세가 됐다. 천하의 니퍼트에도 세월의 흐름은 공평했다. 2017 시즌 14승 8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지만,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다소 높았다. 볼넷은 그가 뛰었던 7시즌 중 가장 많은 88개를 허용했다.


특히 그해 막바지 포스트시즌에서 1선발 다운 위용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너졌다.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⅓이닝 8피안타 6실점,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6이닝 3실점, 5차전에서는 5⅓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1선발이 무너진 두산은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프로 무대는 냉정했다. 결국 2018 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니퍼트에 결별 의사를 통보했다. 니퍼트는 한국 무대서 계속 뛰길 원했다. KBO리그 최초 '외국인 투수 100승'에 단 6승만을 남겨두었던 그에게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피어밴드와 짝을 이룰 에이스가 필요했던 kt가 손을 내민 것이다. 연봉 포함 총액 100만달러. 앞서 2017년 두산서 210만달러를 받은 니퍼트가 절반 이상의 금액 삭감을 감수하고 kt맨이 됐다.

2018 시즌 니퍼트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다시 한국 팬들 앞에 선다. 공교롭게도 kt의 첫 상대는 두산 베어스다. 니퍼트는 kt의 개막전 혹은 그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장소는 잠실이 아닌 kt의 홈 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다. 그럼 니퍼트는 언제쯤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팬들 앞에 설까. 개막 3연전을 마친 kt는 이후 5월 1일부터 3일까지 두산을 상대로 시즌 두 번째 3연전을 치른다. 장소는 잠실구장. 이 주중 3연전에서 니퍼트가 두산 홈 팬들 앞에 설 가능성이 높다.

니퍼트에게 두산 팬들은 매우 각별하다. 두산 팬들의 니퍼트를 향한 마음 역시 뜨겁다. 두산 팬들은 지난해 12월 28일 한 일간지에 '우리 마음속 영구 결번 베어스 40번'이라는 제목과 함께 "선발 투수로서 그라운드에 서서 유니폼을 고쳐 입으며 승리를 위한 각오를 다지던 모습. 위기의 순간 삼진 처리를 해내고 수비해 준 동료들을 기다리며 그들의 도움도 잊지 않던 모습. 경기 후 피곤함에도 팬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던 그 모습. (중략). 당신은 푸른 눈의 한국인. 당신과 함께한 그 모든 순간은 감동이었습니다. 베어스의 에이스 No.40 니퍼트! 우리 마음속 영구결번으로 남겨두겠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꼭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니퍼트를 사랑하는 베어스 팬 일동"이라는 전면 광고를 실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예의 바르기로 유명한 니퍼트는 마운드에 올라 두산 팬들에게 어떤 표시를 할까. 또 그를 본 두산 팬들은 어떻게 화답할까.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니퍼트의 잠실구장 방문이다.

image
니퍼트가 친정팀 두산에서 뛰던 시절 모습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