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허일후·김나진 "'믿고보는 MBC'..그것이 목표입니다"

[☆밥한끼합시다]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8.02.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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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진 허일후 아나운서 / 사진=김창현 기자


MBC 아나운서 허일후(37)와 김나진(38)이 평창으로 향했다. 허 아나운서와 김 아나운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MBC 중계 메인 캐스터로, 이번 올림픽 방송을 책임진다.

평창으로 가기 전 스타뉴스와 만난 두 아나운서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파업으로 인해 오랫동안 마이크를 놓아야 했던 두 사람은, 너무나 기다리던 평창 동계 올림픽 경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설렌다고 말했다. 또 오랜만에 MBC 아나운서로서 인터뷰하며 변화 중인 MBC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을 기뻐했다.


허일후 아나운서와 김나진 아나운서 모두 MBC 직원이자 회사원이기에 인터뷰는 점심시간에 맞춰 진행됐다. 상암 MBC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만난 두 사람은 점심때부터 삼겹살을 먹는다며 밝게 웃었다.

-회사원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은 점심시간인데요. 점심식사는 주로 어디서 하세요?

▶ 김나진 아나운서(이하 김나진) : 저희는 주로 MBC 구내식당이죠. MBC 구내식당이 훌륭해요.


▶ 허일후 아나운서(이하 허일후) : 지난 6년간 MBC가 미울 때도 밥 먹을 때는 애사심이 생겼어요. 하하. 구내식당 외에 주로 즐겨 먹는 것은 평양냉면 정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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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진 허일후 아나운서 / 사진=김창현 기자


-지난해 파업을 끝내고, MBC에도 새로운 사장이 오는 등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어떻게 달라졌나요?

▶ 허일후 :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이러려고 파업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김나진 : 저는 파업이 끝난 후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식 방송을 진행했거든요. 방송이 끝나고 '이렇게 오롯이 방송만 생각하고 한 게 얼마 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업 후에는 그냥 방송만 생각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MBC는 지난 2012년 파업 중 런던올림픽 캐스터로 김성주 등 외부 앵커를 고용했잖아요.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번 올림픽에서는 외부 인사를 배제하고 MBC 자체 아나운서를 활용하는 모습이네요.

▶ 허일후 : 저희는 그것을 '회복'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김성주 선배의 목소리가 익숙한 분들이 많을 듯해요. 인지도 면에서는 당연히 김성주 선배가 높겠지만 중계 준비에 들인 시간과 노력은 저희가 더 많기 때문에 내용이나 진행적인 면에서는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 김나진 : 스포츠 캐스터는 전문적인 일이다 보니까 외부 사람들이 하기는 힘들거든요. 저희 아나운서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것이 크죠. 낯선 목소리는 싫어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계속 스포츠 중계를 해왔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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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진 허일후 아나운서 / 사진=김창현 기자


-파업 후, 새로운 사장이 오고 이렇게 MBC 구성원들이 MBC의 중계방송을 만든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네요.

▶ 허일후 : 중계방송도 마찬가지고 드라마 예능도 마찬가지지만 신뢰가 바탕이 돼야 브랜드가 생기거든요. 최승호 사장이 신뢰회복을 우선 가치로 정하신 것은 대부분의 구성원이 전적으로 공감할 것 같아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를 통해서 'MBC 중계는 믿고 볼 수 있다'라는 신뢰를 되찾는데 기여 하고 싶어요.

▶ 김나진 : 저희가 입사할 때만 해도, 항상 MBC가 선두주자였거든요. 예능도 MBC가 하면 따라 하고, 스포츠 중계도 항상 저희가 새로운 것을 하고 그랬어요. 이번에도 MBC가 그런 역할을 하면서 다시 MBC의 모습을 찾으면 좋겠어요.

-아나운서는 연예인은 아닌데 연예인 같은 직업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허일후 : 연예인은 무슨 그냥 회사원이에요.

▶ 김나진 : 저희도 그냥 방송에 나오는 직장인이죠. 하하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이 많잖아요. MBC 출신 아나운서들도 프리랜서 후 잘된 사람도 많고요. 혹시 나중에 프리랜서로 나갈 생각은 없나요?

▶ 허일후 : 제가 '아나운서'라는 이름보다 더 대단하다면 프리랜서를 해도 되겠지만, 저는 이 일이 좋고 MBC가 좋아요.

▶ 김나진 : 저는 이 직업이 정말 좋아요. MBC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사랑하거든요. 선배들 중에서도 방송배제가 되도 버틴 사람들이 있는데 저와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MBC 아나운서라는 이름을 위해 버틴 거죠. 저는 원래 'MBC 아나운서'가 제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어요.

-김성주, 전현무 등 방송국을 나가서 잘 된 사람들도 많잖아요. 아나운서로서 출연할 때의 출연료와 방송인으로 나올 때 출연료 차이가 굉장히 많다는 말도 있고요.

▶ 허일후 : 예능에 특화된 아나운서도 있었죠. 저는 저한테 굉장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요. 출연료 이런 것은 저희에게 별문제 아니에요. 물론 많이 주시면 고맙지만, 그것 때문에 MBC 아나운서 타이틀 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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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진 허일후 아나운서 / 사진=김창현 기자


▶김나진 : MBC 아나운서 중에서도 (전현무처럼) 연예대상 받는 분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MBC가 올해 6년 만에 신입사원 공채를 한다고 하는데요, 오랜만에 새 후배를 받게 되네요.

▶ 허일후 : 네. 후배들을 잘 뽑아야죠. 실력있는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 주시면 좋겠어요.

-두 분 다 동종 업계 분들과 결혼했잖아요. 허일후 아나운서는 MBC 김지현 PD와, 김나진 아나운서는 TBS 김혜지 아나운서와 결혼했는데요. 비슷한 일을 하니 서로 잘 이해해주는 부분이 있나요?

▶ 허일후 : 그럼요. 서로 아무래도 이해의 폭이 넓죠.

▶ 김나진 : 저는 아내가 같은 아나운서이다 보니, 최고의 모니터링 요원인 것 같아요. 사실 아나운서 선후배도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말을 가리거든요. 그런데 아내는 제가 집에 가면, 하나하나 세세하게 이야기해주고 모니터해주죠.

- 평창동계올림픽 중계가 두 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허일후 :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에 저희가 파업을 하고, 올림픽 중계를 못했죠. 저는 당시 미래전략실로 발령받아서 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 경기도 안 봤고요. 이렇게 다시 MBC가 정상화 돼서 우리나라에서 올림픽 중계를 한다는 게 너무나 기쁘죠.

▶ 김나진 : 당시는 아픈 기억이죠. 그래서 이번 평창 올림픽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끝으로 MBC 중계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요.

▶ 허일후 : 선수들이 메달에 연연해 하지 않듯이 저희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하지만 금메달 따면 기쁘잖아요. 저희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시청률 1위를 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 김나진 : MBC가 미우셨던 분들도 'MBC가 얼마나 정신을 차렸는지 한 번 보자' 하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저희가 똑바로 하고 있는지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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