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위원장 "'韓축구, 구조 개혁 필요하다"(일문일답)

축구회관=심혜진 기자 / 입력 : 2018.02.07 11:00 / 조회 :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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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위원장./사진=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김판곤 위원장이 한국 축구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오는 7일 오전 10시 축구회관 2층 기자실에서 선임소위원회 결과와 향후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어제(6일) 감독선임위원회에서 김봉길 감독의 해임 결정을 하게 됐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노고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감독선임위원회에서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왔다. 프로세스를 통해 평가했는데 김봉길 감독은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봤고, 계약 해지라는 결과를 도출하게 됐다"고 경질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차기 감독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감독 선임에 대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인재풀을 구성하고 있다. 인재풀에서 가장 경쟁력있고 높은 수준의 감독을 압축해서 논의하겠다. 프로 경력보다는 몇 년 동안 개별 시즌의 결과와 토너먼트 대회 경험 등을 살펴보겠다"며 "기한은 2월을 넘기지 않겠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6일 대한축구협회는 선임소위원회를 개최하고, 김봉길 U-23 대표팀 감독과의 계약을 중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1월 27일 우즈베키스탄의 우승으로 끝난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4위에 그치며 우승에 실패했다. 대회 4강까지 오르긴 했으나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력에 그치면서 비판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 1-4로 패한 뒤, 카타르와 3위 결정전에서도 0-1 충격패를 당했다. 그 결과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20 U-23 챔피언십' 톱 시드권 획득도 무산됐다. '2020 U-23 챔피언십' 대회의 경우,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번 톱 시드권 확보 실패는 뼈아프다. 결국 김 감독은 부임 후 5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

다음은 김판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아시안게임만 국한된 것인가. 아니면 올림픽까지 염두해 둘 것인가.

▶ 올림픽까지 염두해두고 감독을 선발하겠다.

- 아시안게임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다고 해도 올림픽까지 기회를 줄 것인가.

▶ 어려운 질문이다. 검증이 잘 돼야 한다. 경기력과 준비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표팀 감독은 클럽 감독과 다르다. '단기간'을 강조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선수를 발굴해내는 매의 눈이 필요하다. 플랜에 적합한 선수들을 뽑고 가장 좋은 포메이션에 놓아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전력을 꾸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계획에 부합하는 감독을 찾았으면 한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지를 볼 예정이다.

- 아시안게임은 준비 시간이 짧은데, 어떤 지원을 해줄 것인가.

▶ 아시안게임까지의 로드맵을 만들어놨다. 3월 FIFA 소집 기간에 팀을 찾아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 아시안게임 앞두고 초청 대회들이 있을 것이다. 초정 대회라도 참가해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3~4명 후보를 구한 상태인가.

▶ 아직 아니다. 쭉 훑어본 상태다. 프로 리그 쪽을 봤다. 경쟁력있는 후보들을 찾아봤다. 프로 팀 경험 정도에서 끝나면 허점이 많아진다. 해외 리그, 리그컵 대회 성적 등을 봤다. 이름값 보다는 최근의 경기력을 보려고 노력했다. 계속해서 감독들의 경기를 보고 있다. 어떤 축구 스타일을 하는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 프로세스에 대해 공유할 의향이 있나.

▶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떤 선정 기준을 두고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오픈하도록 하겠다.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평가 기준을 잘 정해서 부합하는 감독을 선정하겠다. 좋은 축구 철학과 함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성품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를 잘 취합하겠다. 우선 순위를 정해서 잘하겠다.

- 현재 프로팀 감독은.

▶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팀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장에 나와있는 감독님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 선수들의 대한 평가는.

▶ 100%의 전력은 아니었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개인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보니 그랬다. 카타르전도 마찬가지다. 말레이시아전을 완전히 제압한 것도 아니었다.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선수의 잘못이 아닌 구조의 문제다. 이 구조에서는 똑같은 선수들만 배출해낼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은 그 구조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구조를 한 번 평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에 몇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구조인지, 기술적인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구조인지를 봐야 한다. 이 구조를 유지해나간다고 하면 유럽과 점점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아시아 많은 나라들이 구조들을 많이 바꾸고 있다. 벨기에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기술위원장, 디렉터 들을 데려와서 고치고 있다. 우리도 그 부분들을 개선해야 한다. 당장은 좋아질 수 없으나 향후 10년, 15년이 지나면 바꿀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잘못된 구조 안에서 노력한들, 결과는 계속해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매번 큰 대회가 끝나면 '한국에는 왜 기술적인 선수가 없는가'라는 소리가 나온다. 어떤 구조로 바꿔야 하는 방향을 정해놓고, 로드맵, 타임라인 등을 만들어봐야 한다.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 소위원회 과정은 원활하게 이루어졌나.

▶ 스스로는 만족한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선수 선발 문제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10경기 이상 뛴 선수들이 첫 번째 소집에도 오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고, 감독님의 소명을 들을 수 있었다. 대회 과정에서 팀이 어떻게 대응해나가는지 정확하게 볼 수 있었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리포트를 통해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했다. 소위원회에 당부의 말을 했었다. 대표팀 선임은 국민들과 여러 축구인들이 부여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사적인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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