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사동 아로이찡찡에서 인터뷰한 황치열 /사진=이기범 기자 |
그에게도 긴 무명 생활이 있었다. 때문에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었다. 지난해 22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첫 번째 미니앨범 '비 오디너리'(Be Ordinary) 발표하기 전까지 만해도 그랬다.
최근 '밥한끼합시다'를 통해 인터뷰한 황치열은 지난해를 "가수로서 기반을 다지는 해"라고 정의했다. 이젠 '본인 노래가 없는 가수'가 아닌 '히트곡 있는 가수'로 당당히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KBS 2TV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에서 멘토로도 활약 중인 그는 이제 어엿한 '선배 가수'로서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세월이 참 빠르다"고 웃기도 했다.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태국 음식 좋아해요?
▶아우~너무 좋아해요. 제가 쌀국수를 서울 상경하고 나서 홍대서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이 있어서 되게 자주 먹었어요. 저만의 먹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 (쌀국수가) 약간 뻑뻑해졌는데, 콜라를 넣으면 윤기가 생겨요.
-원래 좀 요리에 일가견이 있어요?
▶일가견이 전혀 없어요. 전 그냥 가리지 않고 잘 먹어요.
-몸매 관리는 어떻게?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자.
-요즘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데요.
▶연말 시상식을 이렇게 돌 줄은 몰랐어요. 좀 감개무량한 것도 있고, 되게 바쁘게 살아왔거든요. 지금까지 계속 달려왔는데, 팬들한테 더 감사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작년에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베스트 아이콘 상 수상했는데, 못다한 소감?
▶시상식 때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어요. 팬들이 제일 중요하죠. 또 팬들을 만나게 해주는 스태프들, 이용걸 대표님을 비롯한 HOW 식구들, 벅스 식구들, 항상 예쁘게 꾸며주시는 분들, 언론 담당해주시는 (정)원정이 누나도 고맙고요. 항상 제가 상 받을 때 부모님 얘기는 빼고 말했어요. 일부로 뺀 거예요.
-다음 시상식에서는 부모님 얘기도 하세요.
▶하하. 전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뭔가 좀 부끄럽기도 하고요. '부모님 감사합니다'보다는 팬들에게 인사를 더 많이 드렸고, 부모님은 항상 따로 전화 드리거나 문자로 했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울 거 같아서 그런 건 아니예요?
▶그런 것도 좀 있죠. 아무래도 부모님 얘긴 뭔가 가슴 울컥하게 하는 힘이 있잖아요. 웬만하면 공식적인 자리에선 부모님 얘기는 자제하려고 해요.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너무 울어서요. 하하하.
서울 신사동 아로이찡찡에서 인터뷰한 황치열 /사진=이기범 기자 |
-2017년 한 해를 돌아보면 황치열에게 어떤 해였나요?
▶가수로서 기반을 다지는 해? 제 앨범을 할 시간이 너무 없었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 노래가 없는 가수', '히트곡이 없는데 저렇게 잘 된 가수는 처음 본다'는 댓글도 있었고요. 그래서 작년에 제 앨범에 많은 노력을 가했죠. '가수 황치열'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신경을 많이 써서 앨범 작업을 했죠. 준비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안 될 거라고 했어요. '나이도 많고 발라드 추세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었죠. 많이 걱정이 되고, 어깨도 무거웠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런 힘든 순간을 견뎌내고 한국에서 제 노래를 만들 수 있었어요.
-앨범을 내기까지 오래 걸린 이유가 있을까요?
▶'물 들어왔다'고 막 노 젓기는 싫었어요. 아무거나 해서 그냥 내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재작년 10월부터 구상을 했고, 그 구상을 실현하기까지 좀 오래 걸렸어요. 곡이 진짜 많이 받았어요. 그걸 추리는 작업이 오래 걸렸어요. 불러보고 나에게 잘 어울리는지 체크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조금 딜레이 된 거죠. 아무거나 녹음해서 내면 금방 하죠. 그렇게 하면 사실 일도 아니예요. 그렇게 내면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죄송스러울 거 같아서요.
-결과물은 만족스러워요?
▶네. 저는 이번 앨범이 굉장히 맘에 들어요. 디테일한 부분도 많이 생각했었고, 후반 작업에도 많이 신경을 썼어요. 주변에서 동료 연예인들께서 새벽에 문자가 한 번씩 왔어요. '너무 좋다', '너무 자기 감성을 일으킨다' '감성 포텐 터졌어요. 형' 뭐 이런식으로 연락이 오고…
서울 신사동 아로이찡찡에서 인터뷰한 황치열 /사진=이기범 기자 |
-누가 연락했어요? 동료 연예인 분들 중에는?
▶이특 씨요. 원래 연락을 잘했던 사이는 아닌데, '너의 목소리가 보여'로 알고는 지냈어요. 제 앨범이 나오고 나서 새벽 2시에 '너무 좋다'고 문자가 보냈더라고요. 동료 가수한테 인정받는다는 건 기쁜 일이잖아요. 너무 감동했죠. 윤아 씨도 저녁에 연락이 왔었어요. 자주 보진 않는데 같은 샵을 다녀서 알고 지내는 사이에요.
-'비 오디너리'가 조용필 '헬로' 이후 솔로 가수 최다 음반 판매량이었다면서요?
▶저도 기사 보고 알았어요. 너무 놀랐죠. 의미 있는 성적이죠. 요즘 제가 봐도 너무 멋있는 분들이 많거든요.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10년 만에 내는 앨범이었고, 누구보다 간절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팬들이 많이 노력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저보다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분들 중에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덩달아 노래방 차트에서 1위도 했거든요.
-인터뷰②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