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김현숙 "'막영애' 끝나도 영애 인생은 흘러갈듯"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 이영애 역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8.02.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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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사진=홍봉진 기자


한 배역을 11년 동안 연기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국내 최장수 드라마인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6'(극본 한설희·연출 정형건. 이하 '막영애16')을 마친 배우 김현숙(40)은 시원섭섭하다면서도 아쉽다는 말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현숙은 지난 2007년 4월 시작된 시즌1부터 지난달 23일 종영한 시즌16까지 타이틀롤 이영애 역을 맡아 대중과 만났다.


'막영애'는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 이영애를 중심으로 직장인들의 애환과 여성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작품. 김현숙은 이번 시즌에서 큰 변화를 맞기도 했다. 15개의 시즌에서 녹록지 않은 노처녀의 삶을 '막돼먹게' 헤쳐나간 이영애는 남자친구 이승준의 아이를 임신, 결혼했다. 시즌 15시즌에서 의미 없는 삼각관계를 반복하며 혹평을 얻었던 '막영애'는 결혼을 터닝 포인트로 다음 시즌으로 향하는 원동력을 얻었다.

"끝날 때는 시원섭섭해요. 초반에 겁을 먹고 시작했다가 방송이 되고 나서부터는 눈코 뜰 새 없이 하다 마지막 회를 맞아서 시원섭섭해요. 저는 맨날 집중해서 바쁘게 하니까 '벌써 끝나나'라는 느낌이 강해요. 종영할 때는 항상 오랫동안 같이 했던 배우들이라 섭섭한 건 또 있어요. 촬영만큼 자주 볼 수 없으니까 끝날 때마다 아쉬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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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M



극 중 이영애는 지난 10년간 숱한 남자들과 연애과 이별, 파혼을 반복하며 시련을 겪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영애가 결혼해 노처녀에서 워킹맘의 삶을 보여주길 바랐다. 김현숙 또한 결혼으로 종지부를 찍은 이번 시즌을 인생 한 단락을 마무리하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저번 시즌이 욕을 많이 먹었어요.(웃음) 이번에는 10년 동안 기다려주셨던 결혼도 있었고 그동안 오랫동안 못 봤던 원년 멤버들도 나왔어요. 어떤 분들은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종영은 다른 때에 비해 뿌듯했어요. 다음 시즌에 갈지 모르겠지만 인생 한 챕터를 마무리하는 느낌이었어요. 다들 옛날 사람들도 나와 (드라마가) 끝나는 기분이라 이상했다고 하는데 저도 영애 캐릭터로서 인생 한 단락을 마무리하는 느낌이었어요."

티격태격하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던 김산호부터 잘생긴 연하남 한기웅까지 대표적인 이영애의 남자들이 있었다. 이 중 이영애의 남편으로 낙점된 이는 시즌12부터 합류한 이승준이었다. 김현숙은 이승준과 결혼에 장난 섞인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쉽긴 하죠. 너무 앞에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잖아요.(웃음) 영애는 이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으니까 '가다가다 결국 이승준이야?' 싶은 건 있어요. 승준 오빠가 이때까지 하면서 연기적으로 서로 호흡은 만족스러운 편이라 좋아요. 또 사실 철딱서니 없는 부분이 있어 사는 데 여러 에피소드들이 나오니까 좋죠. 오빠는 '난 오자마자 첫 여자, 끝 여자가 너다'라고 하더라고요. 당장 이혼할 것도 아니고 서로 만족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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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사진=홍봉진 기자


이영애는 10년간 미혼으로 지냈지만 김현숙은 그 사이 결혼과 육아를 겪었다. 이에 김현숙은 이영애의 결혼을 공표했던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경험이 있어 캐릭터의 결혼을 표현하는 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영애는 막상 촬영을 하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번 출산, 육아를 경험해봐서 훨씬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김현숙과 극중 영애는 다르더라고요. 작가들과 처음으로 목소리 높이면서 싸우기도 했어요. 저는 임신을 경험을 해봤을 때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로서 마냥 싫거나 당황스럽기만 한 감정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산부인과 신을 찍는데 약간 웃음기에 얼떨떨해 했는데 작가들이 펄쩍 뛰더라고요. 저는 산후우울증이 심했지 임신했을 때는 즐거웠어요. 영애는 달라서 재창조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영애는 대부분의 많은 사람이 느낄 법한 것들을 대변해야 해서 영애로서 어떨까 고민을 했어요."

시즌이 진행되면서 이영애의 막돼먹은 행동은 줄어들고 이를 라미란과 이수민 등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맡게 됐다. 과거 괄괄했던 이영애를 사랑했던 팬들에겐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현숙은 '막돼먹은 수민씨'라는 평가를 순리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영애가 매번 소매치기나 변태를 때려잡을 수 없는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지고 몸을 사리게 되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즌이 흘러가는데 새로운 인물 투입이 불가피하죠. '막돼먹은 수민씨'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맛도 있어야지 영애가 그런 부분은 계속 담당할 수 없어요. 어쩔 수 없는 제작진의 선택인데 수민이가 잘 해줘 기특하기도 하고 고마워요. 김현숙으로서 섭섭한데 극중에서 불가피한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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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사진=홍봉진 기자


김현숙은 '막영애'의 끝을 상상해본 적 없다는 말로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음 시즌의 제작은 미정이나 벌써부터 많은 시청자들이 워킹맘 이영애의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기다리고 있다.

"CP분들은 '(시즌17) 가야지'라고 하시더라고요. 고세원, 윤서현 씨도 오래 됐는데 소원이 있다면 다른 것 안 하고 평생 이것만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막영애'의 끝을 상상해본 적이 없지만 정말 상상이 안 가요. 인생의 한 부분이 돼버렸어요. 끝까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데 이왕이면 갈 데까지 가자는 마인드가 커요."

김현숙은 '막영애16'을 마치고 바로 KBS 2TV '추리의 여왕 시즌2'에 합류했다. 시즌1에 이어 출연하는 것이지만 '막영애'를 바로 떨쳐버리긴 힘들었다. 김현숙의 말처럼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은 영애이기에 시즌17에 대한 바람은 계속될 예정이다.

"지금도 영애의 인생을 살다가 제 인생으로 돌아올 때 힘들어요. 이번에 '추리의 여왕2'를 거의 ('막영애16' 종영과) 맞물려서 들어갔어요. 제가 기계가 아니라 '나 이거 하고 딱 이걸 할래'가 잘 안 되더라고요. 좀 오락가락해요. 익숙해질 법도 한데 힘들어요. 이게 끝나도 어딘가에 영애가, 낙원사가 흘러가고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매번 시작할 때 좋은데 끝날 때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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