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비 "정규 2개 발표는 자신에 대한 시험..당연히 합격"(인터뷰①)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8.0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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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굿라이프크루


래퍼 슈퍼비(24·김훈기)는 인터뷰 내내 자신의 앨범을 아기 다루듯이 계속 만지고 들여다봤다. 그런 행동을 보였다고 해서 기분 나쁘다는 뜻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앨범을 보는 그의 눈에선 애정이 담겨있었고, 앨범을 보는 그런 눈을 처음 봐서 인상이 깊었던 것뿐이다. 2주 안에 정규 앨범 2장을 선보일 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슈퍼비는 그 결과물에 대해 자부심이 넘쳤다.

지난달 31일, 인터뷰를 위해 슈퍼비와 만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래퍼 슈퍼비와 인간 김훈기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질문에 막힘없이 답을 했으며, 그 이면에는 자신감과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덕분에 그 어떤 아티스트의 인터뷰보다 수월했고, 시원했다.


그동안 정규앨범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지냈다는 슈퍼비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서 근황을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밀려 있는 여러 작업들 때문에 그는 여전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근에 정규 앨범 2장을 발표했잖아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못했던 게임도 하면서요. 그런데 제 작업 때문에 그동안 피처링 작업이 많이 밀려있어요. 그래서 그거 다 하고 있느라 정말 바빠요. 그러나 랩하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쉰다고 표현하는 게 맞죠. 또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찍을지 구상 중에 있어요."

슈퍼비는 지난해 30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랩 레전드(Rap Legend)'를 발매했다. 그동안 많은 싱글들을 발매하며 꾸준하게 활동했던 행보를 보면 정규앨범 발매는 오히려 늦은 감도 있었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소식은 그다음에 있었다. 2주 뒤 정규 2집 '오리지날 김치(Original Gimchi)'를 발표한 것이다.


"정규앨범을 작업하고자 비트를 계속 모으고 있었어요. 그리고 어느 정도 모인 후, 본격적으로 1집 작업에 들어간 게 작년 10월 말이었어요. 그리고 작업하던 중 '2집까지 연달아서 내보자'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우선 한국에서 한 번도 없었던 사례고, 제게도 자극이 필요했어요. 사실 래퍼라는 꿈을 이루고 새로운 자극과 목표가 필요했거든요.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1집과 2집에 수록된 곡 모두 새롭게 작업한 곡입니다. 저는 곡을 미리 작업해 쌓아두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1집 완성하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 2주 만에 2집을 완성했습니다."

정규앨범을 연달아 발표한다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사례다. 과거 타이거JK나 에픽하이 같은 아티스트들은 2CD로 구성된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2CD로 발표할 수도 있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슈퍼비는 "바이브가 다르다"고 답했다.

"우선 한 앨범에 20트랙이 넘는 것은 조금 무모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20개가 넘는 음악이 들어있는 앨범은 듣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따로 나눴어요. '랩 레전드'라는 타이틀을 가진 1집에서는 최대한 랩을 정말 '잘'하려고 노력했어요. 랩스킬 적으로도 많은 시도를 했고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도 정말 랩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2집 '오리지날 김치'에는 랩스킬보다는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그의 대답을 통해 슈퍼비가 2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이유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 또한 슈퍼비는 "정규앨범이 가지는 의미가 시대적으로 봤을 때 많이 퇴색되더라도 나에겐 욕심이었고, 시험하는 과정이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렇다면 슈퍼비는 자신이 출제한 시험에 합격했을까.

"하하. 네 합격입니다. 이번 앨범을 내면서 1집 앨범명처럼 '정말 랩 레전드가 될 수 있을까'하고 고민을 했었는데 이번 시험을 합격하면서 희망을 찾았어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이요. 재능도, 자격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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