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오달수 "천만요정? 대체불가? 좋은 배우들 많습니다"

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의 오달수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1.31 07:55 / 조회 : 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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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의 오달수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한국영화 역사상 탄생한 1000만 영화는 총 16편. 그 절반인 8편에 출연한 배우 오달수(50)에겐 '천만요정'이란 사랑스러운 별명이 있다. 매해 수 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특유의 결을 놓치지 않고 사뿐히 행보를 이어가는 그를 떠올리면 '천만요정'이 그를 가리키는 고유명사 같다.


지난 연말 개봉한 '신과 함께'와 '1987'이 각기 1400만, 700만 흥행을 기록하면서 '천만요정'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한 그가 이번엔 설 관객을 만나러 나섰다. 3년 만에 돌아온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3편,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제작 청년필름)을 들고서다. 이 역시 1·2편 도합 860만 관객을 기록한 대표 흥행 시리즈다.

"다만 운이 굉장히 좋았을 뿐"이라며 '천만요정'이란 별명을 이전에도, 역시 지금도 농담이라 생각한다는 오달수의 담백함은 오랜만의 인터뷰에서도 여전했다. "이제는 시나리오에 눈물 한 방울이 있는지를 본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있는 시나리오는 실패할 확률이 적더라라는 게 요즘의 생각"이라는 그는 신작영화를 주목할 포인트를 짚어달라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웃음 그리고 감동. 그거면 다죠, 영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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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의 오달수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지난 연말 개봉한 '신과함께'와 '1987'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에 대한 생각은 아예 버리고 시작한 것 같다. 될 거니까. 제가 그렇게 생각했다기보다 제작하신 분께서.(웃음) '1987' 경우엔 발언을 제대로 하고 싶어 기획된 것 같고,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들어주러 올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신과 함께'는 탄탄한 원작이 있어 흥행은 내심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둘 다 기대했던 만큼, 아니 기대 이상이라고 봐야죠.

-이쯤 되니 '천만요정'이란 표현이 식상할 것도 같다.

▶식상한 건 아니다. 예전에도 농담처럼 여겼고 지금도 농담이라고 생각한다. 식상하다는 건 그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나. 그런 생각이 없다. 의식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불리는 이유를 생각해 보셨나.

▶왜 태어났을까 그런 질문이랑 똑같은 것 같다. 굉장히 운이 좋다고 봐야 한다. 좋은 작품에 캐스팅 되기가 쉽지 않고 치열하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거푸 흥행작에 출연한다는 건 그만큼 시나리오를 보는 안목이 남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엔 작품. 감독. 나와 함께 갈 동료 여러가지를 봤다면, 이제는 시나리오에 눈물 한 방울이 있는지를 본다. 눈물이란 사실은 감동일 거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있는 시나리오는 실패할 확률이 적더라라는 게 요즘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명탐정3'은 꽤 만족스러운 시나리오였겠다.

▶먹먹했다. 코미디적인 부분들은 어쩌면 즉흥적으로, 현장에서 좀 더 재밌게 좀 더 재밌게 하며 완성됐다 할 수 있다. 반면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너무 좋아서 완성도 있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감독님이 워낙 잘 찍으시니까.

-'올드보이' 장도리 액션 패러디가 인상적이었다.

▶찍을 때는 잘 몰랐는데. 오마주는 아니고 패러디라 해야 할거다. 영화를 보면서 너무 반가웠다. 리허설로 합을 맞추고 3번 만에 오케이를 받았다. '올드보이' 때는 이빨 뽑히는 감방 주인을 하면서 옆에서 (최)민식이 형이 액션 하시는 걸 봤다. 17시간을 찍었다. 오케이 할 때 민식이 형님이 쓰러져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명장면이 나왔는데 그에 비하면 저는 쉽게, 거저먹었다. 쓰러지시면서 하신 열연 덕분에 저는 그냥 후배가 거저먹은 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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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의 오달수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조선명탐정'의 서필로 7년의 시간을 함께했다. 3편의 서필은 더 시원히 돌직구를 날리더라.

▶포맷이 달라지지 않는 한 변신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되려 그것을 지키기가 힘들다. 1편의 서필, 2편의 서필, 3편의 서필까지 일관성을 지키는 게 더 힘들다. (돌직구 멘트도) 오래 묵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김석윤 감독과 김명민까지, 감독과 주연배우가 3편까지 내리 함께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가능하게 한 건) 기다림일 거다. 기다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감독님 저 김명민, 셋 중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하지 않고 기다렸다. 2편 때도 그랬고 3편도 그렇다. 기다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3편에 이르러 영화도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4,5편이 나올 가능성도 있나.

▶시리즈가 진화하니 다행이다. 3편은 뭔가 가다듬어진 드라마가 있고 드라마의 감성코드도 커졌다. 3편이 잘 되면 후속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뭐야, 이제 그만해' 하면 그만 하는 것이고.

-4·5편이 만들어진다면 역시 함께 가나.

▶그러고 싶다. 대중들이나 영화의 다양성을 볼 때는 새로운 인물이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외려 신선하게 1편처럼 출발할 수도 있고. 그래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너무 세 사람을 고집하기보다는 007 시리즈가 대를 이어서 가듯 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거라고.

-김명민의 김민도 마찬가지고 서필은 곧 오달수라 대체하기 힘들지 않을까.

▶좋은 배우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영화를 보다 깜짝깜짝 놀란다.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눈에 쏙쏙 들어오는 배우들이 너무 많다. '대체불가'라는 말을 '빨리대체'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두각을 드러내는 배우들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런 배우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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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의 오달수 / 사진=김휘선 기자


-'조선명탐정' 시리즈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겠다.

▶1편은 정신없이 찍었던 것 같다. 2편부터 뭔가 시리즈물로 정착을 시키려고 하다보니까 정돈되고 발전되는 느낌이 있다. 애착이라면 그런 것들을 이제 알겠다는 것. 김석윤 감독이 지향하는 코미디 방식이나 '조선명탐정'이 가야 하는 길들을 조금씩 알게 된다. 알아가는 과정이 또 재미다. 그 재미가 애착으로 변하고 그런다.

-언급한 '이 시리즈가 가야하는 길'에 대해 부연한다면

▶식상하지 않게. 식상하지 않은 소재, 웃음의 화법 또한 가야 할 길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웃음 속에 메시지가 담겼으면 했다. 대부분의 코미디들이 웃고 나면 뭔가 생각하게 만든다.

-다른 얘기인데, 7년 전 1편 때를 돌아봐도 비주얼 변화가 안 느껴진다.

▶딱히 관리는 하지 않는데.(웃음) 언젠가는 눈에 띄게 변하겠죠. 만약에 4편 5편을 저와 김명민 감독님 조합으로 찍게 된다면 나이 드는 것도 부담이 있고 하니 아예 동시에 찍어보는 건 어떻겠냐 이야기도 했다. '신과함께'처럼. 세대교체 좋다고 해놓고 4, 5편을 동시에 찍는다니 모순이 있긴 한데.(웃음)

관리는 주변에서 권유는 많이 하지만 성격이 약간, 게으름을 사랑하다 보니 그렇게 바지런을 떨지 않는다. 거울 들여다보고 있으면 거기에만 눈이 가듯이, 거기에 신경을 쓰면 영화를 찍고 나서 모니터 확인을 해도 눈가에 주름 하나 있으면 눈이 간다. 저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 관리나 손을 댄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관리를 하긴 해야한다. 체력이 옛날 같지는 않은 것 같다.

-김명민과 3편을 함께했다.

▶명민씨는 계속 변화를 추구하는 배우다. 변화를 추구한다는 데 변화가 없다. 자기 관리나 등이 아주 성실하다. '명탐정'에서는 정해진 캐릭터가 있지만 상대에 따라, 내용에 따라 디테일하게 변하는 친구 같다. 보면 작은 장면에서도 디테일하다. '누구?'하고 묻는 장면에서도 꿩 꼬리 머리에 꽂고 직접 자기가 데코레이션을 한다. 섬세하게 변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알 거 모를 거 다 안다.(웃음)

-촬영 마친 영화 두 편이 있고 또 '이웃사촌'이 촬영 중이다. 드라마에도 출연하는데.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가 올해 중순 개봉할 것 같다. '컨트롤'은 찍은 지가 2년이 넘었는데 사정상 개봉이 미뤄지고 있고, '이웃사촌'은 촬영이 거의 막바지다.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오랜만에 한다. 3번째 드라마다. tvN은 재방송 등 계속해서 노출이 되겠구나 하는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영화도 영화채널에서 계속해서 틀어주니까.(웃음) 감독님과 작가분에 대한 믿음으로 하게 됐다. 이번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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