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안창환 "연기 접을까 생각도..'감빵'으로 마음 다잡아"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똘마니 역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8.01.26 11:05 / 조회 : 8902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안창환/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18일 종영한 tvN 수목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연출 신원호)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 캐릭터가 있다면 똘마니가 아닐까. 극 초반 주인공 제혁(박해수 분)의 어깨를 날카로운 칫솔로 찌르며 시련을 안겼던 똘마니는 후반부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 대접해준 제혁의 편에 서며 반전을 선사했다.


그 결과 똘마니는 시청자들의 분노유발자에서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됐다. 똘마니를 연기한 배우 안창환(33) 역시 반전 매력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안창환은 선 굵은 외모와 달리 드라마와 자신의 삶을 소탈하게 풀어내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였다.

"오디션을 작년 초에 보고 6월인가 캐스팅이 결정됐어요. 워낙 작품에서 캐릭터가 많고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신 것 같아요. 다양한 역할을 읽었어요. 조주임부터 건달, 똘마니, 염반장, 소지를 읽었어요. (캐스팅이) 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요. 1차 보고 나서 연락이 너무 안 와서 '안 됐구나'라고 생각할 때쯤 연락이 와서 2차 보고 기다리고 있다가 '안 됐구나'라고 포기하려고 할 때 또 연락이 왔죠. 3차 오디션까지 봤어요.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는 안창환을 비롯해 박해수, 박호산, 이규형 등 연극, 뮤지컬 계에서 활약했던 배우들이 모였다. 이번 작품이 본격적인 첫 브라운관 진출작이었던 안창환에겐 더할 나위 없이 편한 현장이었다.

"공연계에 있던 선후배들, 친구들과 같이 하게 된 자체가 마음이 잘 통해서 너무나 좋았어요.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모였다고 말씀해주시는데 감독님께서 그렇게 잘할 수 있게끔 판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분위기가 심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만들어주셔서 즐기면서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똘마니의 캐릭터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건 삭발이었다. 안창환은 신원호 PD와 긴 상의 끝에 지금과 같은 헤어스타일을 완성했다.

"원래 수염도 있고 머리도 길었는데 감독님과 오디션 때부터 만나면서 수염 없을 때 사진이나 삭발했을 때 사진을 공유했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삭발) 결정이 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워낙 연기하면서 삭발을 많이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특별한 반응은 없었어요."

드라마를 위해 연출한 강렬한 외모는 안창환을 모르는 이들에겐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안창환은 엘리베이터에서 겪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 작품 들어가면서 머리를 밀었는데 집에 들어갈 때 엘리베이터에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탔더라고요. 그런데 저를 보고 아이를 저와 먼 곳으로 떨어뜨려 놓더라고요. 그런 오해를 많이 받았었어요.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거든요.(웃음)"

image
배우 안창환/사진제공=tvN


안창환은 극 중 똘마니의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변화는 설득력이 있었고 안창환은 깜짝 놀랄 만한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었다.

"대본 받았을 때 (캐릭터가) 너무나 확 변해서 걱정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혁에게 위협을 주는데 갑작스럽게 변하면 시청자들이 이해를 해줄까 고민을 했죠. 똘마니라는 인물 자체가 여기저기 붙어 다니는 인생을 살아서 당연히 확 변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나 좋아해 줘서 다행이면서도 너무나 감사했어요. 저는 욕을 많이 먹었으니까 착하게 나와도 '그래. 착하게 살아라'일 줄 알았는데 너무나 좋아해 주고 사랑스럽고 귀엽게 봐주셔서 오히려 깜짝 놀랐어요."

안창환이 아닌 똘마니를 상상할 수 없지만 그가 다른 캐릭터를 맡았다면 어땠을지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다양한 캐릭터가 고루 사랑받은 드라마이기에 안창환은 여러 캐릭터에 욕심을 냈다.

"제혁이는 누구나 해보고 싶었을 것 같아요. 준호, 해롱이 역시도요. 모든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송담당 역도, 팽부장 역도 해보고 싶고요. 그만큼 감독, 작가님이 역할 하나하나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시고 사연을 입혀주셔서 모든 캐릭터들에 눈이 가지 않나 싶어요."

똘마니는 극중 교도소에서 다른 수감자들을 배웅해주는 모습을 끝으로 퇴장했다. 이에 드라마에서 채 그려지지 못한 인물의 이후 상황에 궁금증이 쏠렸다. 안창환은 진지한 태도로 캐릭터의 이후 상황을 내다봤다.

image
배우 안창환/사진=홍봉진 기자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또 다른 1인자를 찾아서 나서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혁(박해수 분)에게, 그리고 2상6방 사람들에게 인간으로 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정말 은혜를 갚기 위해서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있겠지만, 제혁이 나간 다음에는 해롱이(이규형 분)가 나가서 마약을 한 것처럼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반면에는 제혁이 품어준 사랑과 인간 대접으로 인해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가상 인물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특성 때문.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감옥을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범죄자 미화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조심스러운 부분인 만큼, 안창환도 고심하며 말을 꺼냈다.

"저희는 하면서 미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어요. 고려하면서 했고, 그게 각자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어떠한 사람에게 맞을 수 있고 어떠한 사람은 미화시키지 않았냐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정말 어려운 부분인 것 같은데 신원호PD님이 잘 이끌어주신 것 같아요."

드라마가 범죄 미화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지점은 인기 캐릭터 중 하나였던 해롱이의 충격 결말에서도 알 수 있다. 극 중 해롱이는 수감 내내 마약을 끊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출소 직후 마약에 손을 댔다. 안창환 또한 이 같은 결말이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충격이었어요. 이 작품에서 강한 메시지였고 교훈적인 메시지였지 않나 싶어요. 조연출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규형이 형이 대본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와서 충격받지 말라고 토닥여주고 가더라고요.(웃음)"

안창환이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주목을 받기까지 든든한 조력자는 아내이자 배우 장희정이 함께였다. 지난 2013년 작품을 계기로 부부의 연까지 맺은 장희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안창환은 아내와 만남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image
배우 안창환/사진=홍봉진 기자


"2013년, 그러니까 29살에 장희정 씨와 결혼했어요. 공연하다가 만나게 됐죠. 아들은 15개월이 됐어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에요. 이번에도 모니터도 해주면서 아쉬운 부분들도 얘기해주고 칭찬도 많이 해줬어요."

지난해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안창환은 당시 배우의 길을 계속 가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작년에는 아기가 생겼을 때여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맞는지, 잠시 접고 현실적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 찾을지 고민을 했죠. 그런 와중에 연초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기회가 생겨서 해가 흘렀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그래. 이건 하라는 계시구나'고 싶더라고요."

드라마는 마지막 회에서 11.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이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놀라운 인기를 구가했다. 이에 시즌2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다들 시즌2가 나오면 불러주신다면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달려가야죠."

안창환에게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자신을 발탁한 신원호PD가 제혁과 같은 존재였다. 신PD의 믿음,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안창환의 행보가 기대된다.

"똘마니라는 인물을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그 감사함 잃지 않고 부족함 채워서 시청자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많이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새해니까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이 최고니까 건강하시고 항상 웃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수장인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드려요. 저에게 제혁 같은 존재예요. 은혜 갚을 기회 오기만 바랍니다."
기자 프로필
임주현 | imjh21@mtstarnews.com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유닛 소속 임주현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