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심은경 "자괴감 많던 배우..'염력'에 감사"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8.01.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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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사진제공=매니지먼트 AND


스스로 '평범하다'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배우 심은경(24)이지만 매 작품마다 색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매력이 있다. 개봉을 앞둔 '염력'(감독 연상호)으로 그녀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으며, 배우로 한 단계 올라설지 기대가 된다.

심은경은 오는 31일 개봉할 '염력'에서 루미 역을 맡았다. 루미는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 염력을 얻은 석헌(류승룡 분)의 딸이다. 강한 생활력으로 대박을 터뜨린 치킨집 청년 사장으로, 아빠와 함께 불현듯 찾아온 위기에서 탈출하고자 고군분투 한다. 이 시대의 청춘을 대변하듯, 꾸미지 않은 리얼한 연기로 루미의 캐릭터에 대한 공감대를 더한 심은경이다.


-한국 영화계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초능력을 소재로 한 '염력'을 본 소감은 어땠는가.

▶ 초능력이라고 하는 소재가 한국에서는 보편적으로 다뤄지는 장르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까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올까 감이 안 잡혔다. 더군다다 루미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연기를 하면 좋을지 초반에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루미란 캐릭터는 시나리오에서 봤을 때는 기존과 다른 면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살고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어떻게 잡아나갈까 고민을 했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루미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그려내고 싶었는가.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다. 루미는 생존력 강하고, 젊은 창업주로 장사하는 모습이 어느 한 곳에 살고 있을 법한 캐릭터였다.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도 그런 견해를 잘 받아주셨다.

-영화는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갈등이 있다. 이런 부분에 주제 의식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작품 선택에 영향이 있었는가.

▶ 연상호 감독을 보고 선택했다. 나름대로 주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예 안 느꼈다고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은 없었던 소재를 가지고 연상호 감독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저를 자극했다. 그것 뿐이었다.

-연상호 감독과 호흡은 어땠는가.

▶ 일단 감독님이 연기를 너무 잘 하신다. '감독님이 대신 해주면 안 되겠나'라고 할 정도였다. 촬영할 때 변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감독님은 변수라는 대처를 잘 하시는 것 같다. 틀에 맞춰서 해야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게 아니다. 촬영할 때 변수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그 순간순간 아이디어나 대처하는 순발력은 아무도 못 따라갈 것 같다. 무엇보다 최고로 꼽고 싶은 것은 사람들과 공감 능력인 것 같다. 모든 배우들, 스태프들이 따르게 만들기 쉽지 않은데 따르게 했다. 감독님은 헐렁하신 분이다. 현장에 있는 분들에게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현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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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사진제공=매니지먼트 AND


-'염력'에서는 류승룡, 전작 '특별시민'에서는 최민식 등 중년 배우들과 호흡을 했다. 나이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가.

▶ 잘 배우고 있다. 그러나 (배움은) 나이에 상관이 없다. 또래 배우들과 할 때도 많이 배우고, 자극 받는 것도 있다. 그런 게 좋은 것 같다. 연기라는 직업이, 만나는 분들마다 새로운 것을 느낀다. 자극을 받는 것 같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매 작품 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만난 박정민과의 호흡한 소감은 어땠는가.

▶ '동주' 때 보고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 이번에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우와!"라면서 "감독님, 감사하다"고 했었다. 그 정도로 팬이었다. 연기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얘기도 했는데, 나중에 하기로 했다.

-박정민 외에 함께 호흡하고 싶은 남자 배우가 있는가.

▶ 여배우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보고 싶다. 정유미 언니는 '부산행' '염력'에 같이 출연했지만 직접 호흡을 맞춰보지는 않았다. 언젠가 한 번은 언니와 연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또 김태리 씨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 좋은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

-지난해 여배우 중 나문희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그녀'에서 나문희의 젊은 모습으로 연기했는데, 그녀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 "'수상한 그녀'에서 선생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해서 영광이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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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사진제공=매니지먼트 AND


-출연 작품 중 1000만 영화가 있어 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어떤 기록을 세울까 관심을 받는다. 이번 작품의 관객수는 얼마나 예상하는가.

▶ 예상할 수는 없다.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조연, 주연으로 나왔든 간에 1000만 이상의 관객들이 그 영화를 사랑해주셨다는 것은 감사하다. 특히 짧게 나왔는데도 많이 기억해주시는 것은 배우로 그만큼 영광은 없는 것 같다. 값지다고 생각한다. 그 작품들 덕에 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2월에 영화 '궁합'이 개봉한다. 이승기와 모처럼 영화 홍보로 재회할 텐데, 기분은 어떤가.

▶ 오빠와는 오랜만에 뵙게 될 것 같다. 한동안 군대에 가 있어서 연락을 잘 하지 못했다. 요즘 행보 잘 보고 있다.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 저의 낯설음에도 당황해 하지 마시고, 잘 풀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워낙 매너가 좋고, 좋은 분이라 생각한다. 홍보 활동도 재미있게 할 것 같다.

-작품을 통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심은경. 배우로 삶은 행복한가.

▶ '난 행복한가'에 대해 많이 생각한 적이 있다.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연기가 어렵다. 쉽지 않다. '정말 행복한 걸까' '정말 재능이 있는 걸까'라는 질문도 끊임 없이 한다. 제 자신한테 항상 아쉽다. 그 때(연기 할 때)는 되게 재미있고, 다 쏟아부었는데 그게 항상 맞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연기란 재능, 탁월한 게 있어야 한다. 어느 순간 그것에 충족하는 사람인가 많이 생각하게 됐고, 자괴감도 많이 들었다. 자신감도 많이 없어졌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서 '내가 연기하는 게 일인데, 이 일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은데. 내가 행복한지는 모르지만 연기하면 좋고 신이 나는데 그것만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해 준 작품이 '염력'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좋고, 즐기면서 촬영했다. 촬영할 때마다 문득, '연기 이렇게 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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