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의 만남] 김태형 "두산의 '투지 유전자' 올시즌 만개할 것"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8.01.24 06:00 / 조회 :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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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잠실= 이기범 기자

‘굿 캅, 배드 캅’ 역할놀이를 해본다면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무조건 ‘배드 캅’이다.

“선수 키우려고 감독하나요? 이기려고 감독하지.”
“기회요? 잘하면 주죠. 무슨 말이냐면 잘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기회를 주는 건 아니란 거죠. 본인이 먼저 잘해서 쓸만해야 쓴단 말입니다. 생초짜건 베테랑이건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써서 이길만한 선수는 기용하고 아닌 선수는 안쓰는 거죠”
“선수건 코치건 저의 제 1기준은 투지입니다. 선수라면 이기려고 덤벼들어야하고 코치라면 소신껏 밀어붙여야합니다. 감독도 사람인데 결과가 안좋으면 싫은 소리 하겠죠. 그렇다고 위축되면 안됩니다.”

김태형 감독의 거침없는 발언엔 확고한 전제가 있다. 프로 야구판의 모두는 프로라는 것.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고 그 성적을 올리는 것 모두는 스스로의 몫이라는 것. 엄살, 어리광, 핑계, 의타심, 남 탓 등을 그는 용납안한다. ‘최선을 다해서 기량을 올려라. 난 최선을 다해서 이기는 경기를 하기위해 너희들을 쓰겠다’는 요지다.

22일 오후 잠실야구장 두산 감독실에서 만난 김태형감독의 눈은 충혈돼 있었다. 일주일째 감기를 앓고있는 중이라고. 이날도 막 병원을 다녀온 길이었다.

올시즌 목표는 너무도 당연히 우승이라 했다. 하지만 만만치 않으리란 전망도 더했다. “어차피 야구는 시즌 들어가 봐야 아는 거지만 시즌 전에 전 아주 단순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가령 SK같은 경우 김광현 복귀로 10승 플러스가 될 것 같아요. 원래 투수는 복불복이라 상정을 안하는데 김광현같은 경우는 지난 시즌 없던 전력이 가세하는 모양새라 꼽아봤고, LG같은 경우는 김현수 가세로 7승에서 10승 정도가 더해질 것 같아요. 넥센도 박병호, kt도 황재균 가세로 플러스 요인이 있다고 보는데 우리같은 경우는 리드오프 민병헌 유출로 한 5~7승은 빠지리라 봅니다.”

단순하게 계산해 지난 시즌보다 5~7패의 핸디캡을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는 전망을 하면서도 “그거 감안해서 시즌 구상을 해야죠.”하는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런 계산법으로 그는 올시즌 다크호스는 SK가 될 것이며 KIA는 여전히 강한 팀이고 NC역시 용병은 교체했지만 노련한 김경문 감독과 패기있는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좋아 강팀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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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을 스스로도 '궁금한 한 해' 라며 의욕을 보이는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 /잠실= 이기범 기자

덧붙여 그는 올시즌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시즌임도 강조한다. “올해가 저로서도 굉장히 궁금한 한해”라고 말하는 김태형 감독. 실제로 다수의 야구인들은 우승 2번, 준우승 한번의 3시즌을 치렀지만 ‘판타스틱 4’란 리그 최강의 선발 마운드없이 치르는 올시즌이야말로 김태형 감독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시즌 초심으로 돌아갈 겁니다. 눈앞의 승수쌓기에 연연하다 방향성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말하는 김태형 감독의 표정엔 그에게선 흔히 볼 수 없는 비장함도 얼비친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서 그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잘해줬다”고 평가한다. WBC대표로 가장 많은 선수를 보내는 바람에 컨디션조절에 실패한 선수들이 많아 초반에 삐걱거렸고 구단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스캔들로 시즌 중반 역시 뒤숭숭하게 보내야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분전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서 만난 양현종에게 완봉패당하며 선수단 기가 팍 꺾여버린 것이 뼈아팠다고 복기한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이 강조한 초심엔 투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질 순 있지만 기가 꺾여선 안된다’는 지론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6선발체제를 고려하는 김 감독이 그 후보 중 하나로 스물 한 살 이영하를 꼽는 이유도 그 젊은 투지가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안타맞고 홈런 맞고 그래도 씩씩하게 던지잖아요. 애가 좀처럼 기가 안죽어요. 그렇게 공격적이어야 돼요. 방어만 하면서 이기길 바랄 순 없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1차지명으로 입단한 곽빈도 언급한다. “1군서 선발 5승 이상 하겠다잖아요. 말하는게 얼마나 이뻐요.”

새로 영입한 용병에 대해서도 말한다. “린드블럼은 이미 검증됐고 내구성도 괜찮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1선발 역할 잘 해주리라 믿어요. 프랭코프는 던지는 걸 자료로만 봤는데 제구력이 좋고 땅볼 유도 잘합니다. 다만 선발로서 긴이닝을 소화해낼 지는 좀 지켜봐야할 듯하구요. 파레디스는 감독 첫해 좋은 선수 같아 데려오려 했는데 일본으로 갔었죠. 스윙 돌리는 게 맘에 듭니다. 일단 민병헌 빈자리로 생각하고 있고 그러면서 2루수나 3루수 연습도 시킬 생각입니다. 한시즌 치르다보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라고 설명한다.

올시즌 기대되는 선수로는 오재원과 허경민을 꼽았다. “작년에 죽썼으니 올해는 잘할 것”이라는 단순명쾌한 이유를 들며 “두 사람이 잘해주면 팀이 짜임새 있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시즌 양의지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워준 박세혁에 대해서도 “지난 시즌 많이 경험했으니 올해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세혁이 덕에 맘이 많이 편해요”라고 덧붙인다.

떠나보낸 에이스 니퍼트에 대해서는 “전성기는 확실히 지났지만 워낙 경험많은 선수라서 충분히 역할을 해낼 것”이라 덕담하며 “잠실구장이 아니라서 부담이 될테지만 그런 부담감조차 니퍼트의 경륜이면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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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김태형 감독 제공


김태형 감독의 시즌은 오는 27일 시작된다. 그날 그는 30일 출발하는 선수단에 앞서 전훈지인 시드니로 떠난다. “놀멘쉬멘 하는 시간은 참 빨리 가요. 강아지들이랑 별로 놀지도 못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밝히는 김 감독. 쉬는 시간 대부분을 의정부쪽에 위탁해 키우고 있는 미들아시안 오브챠카, 말락등 4마리의 개들과 야산을 산책하며 보냈다고 한다. 개가 왜 그리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개 좋아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개가 무섭게 느껴진 적이 한번도 없어요.”라며 “다행히 집사람이 저보다 개를 더 좋아해서 의정부 야산에서 오붓하게 개들과 산책하고 놀다오곤 했죠”한다.

휴식기의 마감이 아쉽다고 말은 하면서도 표정엔 외려 ‘스스로도 궁금한 한 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김태형 감독. ‘투지’라는 초심을 강조하는 그의 시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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