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최리 "'그것만' 이병헌·박정민은 충격"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01.23 11:13 / 조회 : 5645
  • 글자크기조절
image
최리/사진=임성균 기자


'귀향'은 최리의 인생을 바꿨다. 전통무용을 꿈꾸던 소녀는 영화 '귀향'으로 연기의 세계에 눈을 떴다. 그리고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최리는 '귀향' 이후 드라마 '도깨비' '마녀의 법정'으로 조금씩 필모그라피를 쌓고 있다.


17일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은 최리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것만이 내세상'은 한물간 복서가 서번트증후군으로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동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이병헌과 박정민이 형제로 호흡을 맞췄다. 최리는 둘이 살게 되는 집주인 딸로 등장했다. 아이돌을 꿈꾸지만 철딱서니 없는, 그러면서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 따윈 없는. 술집 마담 엄마를 뒀지만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 최리는 어쩌면 뻔한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영화에 입혔다.

-국악예고에서 한국 전통무용을 전공하고 중앙대 한국무용과를 갔다. 왜 연기자가 됐나.

▶'귀향' 조정래 감독이 어느날 국악예고를 찾아왔다. 그런데 지나가던 날 보더니 '귀향'에 출연할 생각이 없냐고 하더라. 당시 고3이었다. 이상한 사람인줄 알고 거절했었다. 그런데 6개월 뒤 꿈을 꿨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나오는 꿈이었다. 조정래 감독님에게 전화했더니 그 역할을 비워놓고 있었다더라. 바로 다음날 포스터를 찍었다. '귀향'을 보고 현재 소속사(UL엔터테인먼트)에서 연락이 왔다. 그 뒤에 오디션을 보고 '도깨비' '마녀의 법정' 등에 출연하게 됐다.

-말하자면 '귀향'이 인생을 바꿨다는 뜻인데. 전통무용에 대한 꿈을 어릴 적부터 꿨을텐데 아쉬움은 없었나.


▶대학 생활에 대한 꿈과 로망이 있었다. 한국 전통무용에 대한 생각도 컸고. 그런데 스크린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연기자의 꿈을 꾸게 되더라. 그래도 친구들이 졸업무대에 선 걸 보니 많이 울게 되더라. 언젠가는 전통무용으로 무대에 오르는 꿈도 갖고 있다.

-'그것만이 내세상'은 어떻게 하게 됐나.

▶오디션을 3차까지 봤다. 시나리오도 정말 좋았고,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선배가 한다는 소리를 듣고 더욱 끌렸다. 게다가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가 너무 하고 싶었다. 사랑스러웠다. 어둡고 센 캐릭터가 아니라 이렇게 맑고 사랑스런 캐릭터도 하고 싶었다.

-오디션은 어떻게 진행됐나.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맡은 수정은 아이돌을 꿈꾸지만 부족한 실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다. 그러다보니 1,2,3차 때 모두 아이돌 댄스를 추는 게 미션이었다. 춤으로 표현하되 뭔가 아쉬운 모습. 1,2차 때는 무반주 댄스를 했고, 3차 때는 미쓰에이 '브리드'를 준비해 춤을 췄다. 3차 때는 최성현 감독님 뿐 아니라 이병헌 박정민 선배도 같이 있었다.

-왜 뽑았다고 하던가.

▶감독님은 이병헌 선배 앞에서 기가 안 죽는 모습이 좋았다고 하더라. 이병헌 선배는 표현이 해석이 남달랐다고 하고, 박정민 선배는 그냥 수정이로 보였다고 하더라. 감사할 뿐이다.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수정은 영화에 활기를 주는 역할이다. 그러면서도 진태(박정민)와 아옹다옹 노는 모습으로 이 영화가 장애인에 대해 동정이나 편견이 아닌 같이 사는 사람들이란 메시지를 주는 역할이기도 하고.

▶감독님은 수정과 진태가 어릴 적부터 같이 커온 사이라고 이야기했다. 제가 생각하기론, 수정이 진태를 향한 마음의 크기가 달랐을 것이라고 봤다. 어릴 적부터 같이 자랐기에 굉장히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비하나 동정 같은 느낌이 나지 않도록 고민했다.

-장애인인 진태가 자기를 좋아한다며 아옹다옹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편견이나 동정도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걸 자기식대로 소화하는 느낌이랄까.

▶일단 수정 캐릭터를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예쁘니깐 모든 남자들이 백프로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캐릭터. 그걸 밉지 않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그리하여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감독님은 내가 너무 안 예뻐서 좋았다고 하시더라. 이 역할에 그게 맞다고 하셨고. 그래서 4㎏ 정도를 뺐다가 더 안 뺐다. 더 예쁘게 스크린에 나오는 것보다 이 역할에 맞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image
최리/사진=임성균 기자


-박정민과 주로 호흡을 맞췄는데. 박정민은 이 영화에서 서번트증후군을 갖고 있는 진태를 연기했다. 앞에서 그런 연기를 할 때 감탄도 하고 그러면서도 친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자기 캐릭터도 표현해야 했을 텐데.

▶박정민 선배와 사전미팅을 많이 했다. 선배가 바쁜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많이 내줘서 리허설을 많이 했다. 그래서 많이 익숙해졌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진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박정민 선배가) 많은 걸 들어주고 받아줬다.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연기를 잘하고 많이 준비해와서 정말 나도 잘해야겠단 생각을 갖게 했다.

-이병헌과는 어땠나. 매 테이크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는 배우라 리액션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충격이었다. 매번 조금씩 변화를 주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 난 처음에는 시나리오에 재밌는 대사가 많아서 그대로 하려 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되겠더라. 앞에서 변하는데 나만 그대로면 안되니깐. 조금씩 자유롭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애드리브를 했는데 (이병헌 선배가)그걸 다 받아주고 또 더 자유롭게 해주더라. 그래서 공부를 정말 많이 해갔다. 학교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게임 용어도 하나하나 배웠다. 입에 붙을 때까지 하기도 했고, 내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윤여정은 정말 대선배인데.

▶너무 쿨하고 멋있다. NG를 내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더니 그렇게 안해도 된다며 편하게 하라고 하신다. 정말 재밌고 정말 멋있다.

-또래가 아닌 선배들과 같이 한다는 게 배울 것도 많지만 그 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했을텐데.

▶선배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캐릭터 연구를 정말 많이 했고. 현장에서 최리는 하나도 안 떨려 보인다고들 했는데 사실 엄청나게 긴장했다. 많이 체하기도 하고 잠도 잘 못 잤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계속 걸었다. 이병헌 박정민이 아니라 조하와 진태라고 계속 생각했다. 그랬더니 카메라 앞에서는 정말 그렇게 보이더라.

-박정민과 투샷, 이병헌 박정민과 쓰리샷 중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단독샷이 가장 어려웠다. 선배들과 같이 하는 게 아니라 나 혼자만의 표현과 리액션을 해야 했으니깐.

-엄마 역으로 김성령이 특별출연했는데. 실제 모녀처럼 닮았던데.

▶너무 아름다웠다. 너무 아름다워서 내가 딸로 보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활짝 웃으면서 안아주셨다. 사실 이번에 같이 연기한 선배들 중 가장 편했다. 영화를 본 우리 엄마가 김성령 선배와 내가 진짜 모녀처럼 보여서 질투가 났다고 하시더라.

image
최리/사진=임성균 기자


-차기작은 어떻게 되나.

▶김인권 선배와 같이 찍은 스릴러 영화 '순이'이다. 지성원 감독님이 '귀향'을 보고 연락을 하셨다더라.

-한국 전통무용이란 꿈을 잠시 접고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는데, 연기자의 길을 걷기 위해 무용을 했을 때처럼 꾸준히 하는 노력이 있나.

▶영화를 보면서 하고 싶은 장면들의 대사를 일일이 적는다. 그리고 그 대사를 읽으며 계속 연기 연습을 해본다.

-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사극이다. 한복을 입으면 편안해진다. 하지원 선배가 '황진이'를 했던 것처럼 그런 사극을 해보고 싶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