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박해일·송새벽처럼" 이규형, '대기만성'의 좋은 예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유한양 역 이규형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8.01.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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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규형/사진제공=엘엔컴퍼니


케이블 채널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연출 신원호)이 케이블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18일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마지막 회 11.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지상파 3사 수목극 모두를 누르며 인기를 과시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주연 박해수를 시작으로 교도소 수감자들을 모두 주목받게 했다. 이 중 최대 수혜자를 꼽자면 '해롱이' 유한양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 이규형을 빼놓을 수 없다.


이규형은 극 중 서울대 약대 출신이지만 마약에 빠진 인물 유한양으로 분해 특유의 말투와 거침없는 언행을 능청스럽게 그려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제혁(박해수 분),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 유대위(정해인 분) 등 다양한 등장인물과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며 재미를 더했다. 동성 연인과 로맨스가 있었던 '해롱이'의 매력은 일부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까지 상쇄했다.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사실 몰랐어요. 동성애 코드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대한 담백하게 그려져야 보는 분들도 거부감이 덜 들 테니까요. 저는 작품 안에서 무거운 내용도 있고 김제혁에게 시련이 와도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이었어요. 퀴어 영화도 찾아봤고 예전에 주변 게이 분들과 얘기를 나눠본 적도 있었어요. 얘기하지 않으면 누가 봐도 상남자인 분들도 있었죠. '뽕기'가 가득할 때는 논외로 하고 평상시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담백하게 하고 싶었어요. 얘기하지 않으면 (연인과) 친구처럼 보이게 노력을 했어요."

'해롱이'의 인기는 그의 결말이 준 충격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극 중 유한양은 수감 기간 내내 마약을 끊기 위해 노력했다. 마약 사범들이 마약 대신 먹는 감기약까지 끊으며 의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유한양은 출소 직후 마약에 손을 대며 그의 재기를 응원하던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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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규형/사진제공=엘엔컴퍼니


"저도 대본 처음 봤을 때는 놀랐어요. 하지만 다시 약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촬영하다가 '저 어떻게 돼요?'라고 했더니 '너 나가자마자 약해'라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렇게 그려진 이유는 어찌 됐든 감독님이 마약 사범들과 인터뷰도 많이 하고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리려고 했다고 해요. 이 작품으로 어린 친구들이 안 좋은 영향을 받으면 안 되죠. 저는 대본 보고 제가 생각했던 이유가 아니라서 당황하기도 했어요. 시청자분들도 배신감 들고 충격을 많이 받으셨을 텐데 제 입장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이규형을 찾는 작품은 많아졌다. 과거 동국대학교 동기들과 일명 '프로필 투어'를 하기도 했던 이규형은 작품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었다.

"작품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감사해요. 제대하자마자 25살 때부터 영화사에 프로필 돌리러 갔다. 그걸 프로필 투어라고 해요. 대학교 동기들 셋이서 인터넷 정보 알아내서 한 명 운전하고 두 명이 가서 프로필 돌리고 인사했어요. 그때가 2007년, 11년 전이에요. 사실 그걸 할 때 학교 선배 중에 영화사 조연출도 있었는데 '너희가 얻는 게 별로 없어. 하지마'라고 했어요. 실제로 100군데 돌리면 오디션 하나 볼까 말까였어요. 저는 그래도 제 후배들이 물어보면 하라고 하는 게 그중 하나가 '김씨표류기' 오디션이었어요. 그때 목소리 출연을 하게 되고 이후 이해준 감독님이 5년 만에 오디션에 불러주셔서 '나의 독재자'에서 철주라는 역할을 하게 됐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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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규형/사진제공=tvN


이규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앞서 지난해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범인 윤과장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 작품 모두 시즌2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사랑받았다. 이규형은 "촬영 중이라도 달려갈 것"이라는 말로 두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사실 시즌2를 간다면 너무 좋겠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해롱이에 대한 서사는 다 풀렸기 때문에 이 인물이 주요 배역으로 시즌2에 나올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불러주신다면 다 제쳐 두고 달려가야죠. '비밀의 숲2'도 들어간다면 제 캐릭터 크기에 상관없이 할 거예요. 두 작품 다 작년 한 해 저한테 너무 크게 의미 있는 작품이고 저라는 배우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극과 극의 인물인데 애착이 강해요. 다른 작품 촬영 중이라도 양해를 구하고 달려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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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규형/사진제공=엘엔컴퍼니


이규형은 이번 작품으로 연극, 뮤지컬이라는 무대에서 브라운관으로 성공적으로 진출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2008년부터 꾸준히 문을 두드린 끝에 무명시절을 딛고 대기만성형 배우로 거듭나게 됐다.

끝으로 이규형은 공연 배우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규형의 바람대로 그에 이어 영역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활약이 거듭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채널이 많이 생기다 보니 배우가 부족한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수요와 공급이 바뀌어서 저에게도 기회가 온 거죠. 대학로에 괜찮은 배우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요즘 관계자분들도 공연 쪽에 눈을 돌리는 것 같아요. 사실 봉준호 감독님이 박해일, 송새벽 선배를 발굴하셨잖아요. 공연을 보시고 다양한 배우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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