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질문하는 ‘라디오 스타’, 들어주는 ‘비디오 스타’!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1.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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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위)와 '비디오 스타' /사진=MBC, MBC에브리원 홈페이지


TV를 '바보상자'라고 했던가. 네모난 작은 상자 안에서 온갖 재미있는 내용들이 쏟아지니 그저 텔레비전 화면에 시선만 고정하면 된다. 머리를 쓸 필요도 없고,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 텔레비전을 보는 것만큼 쉬운 일이 세상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런 텔레비전 세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화려하게 발전하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도래하면서 볼거리가 많아졌다.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콘셉트, 새로운 장르의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프로그램의 종류, 채널, 출연자, 내용, 콘셉트 등등이 모두 다르지만, 잘 되는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딱 하나다. 바로 소구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다. 소구 포인트는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프로그램을 상품으로 비유한다면, 시청자들한테 팔 수 있는 장점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소구 포인트이다. 시청자들한테 보고 싶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구 포인트에 대해 운운한 것은 MBC의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와 MBC 에브리원의 '비디오 스타'(이하 '비스') 때문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비스'는 '라스'의 스핀오프(spin-off, 기존의 영화, 드라마, 게임 따위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나 작품) 프로그램이다. 그러다보니 세트며, MC들의 설정이며,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성격 등 전체적으로 거의 비슷한 콘셉트로 시작했다. 그랬기 때문에 '라스'의 아류작 같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건 괜찮았다. 어차피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니 아류작으로 느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랬던 '비스'가 달라졌다. 몇 년이 지나면서 '비스'는 '라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남자 MC가 여자 MC로 대체되었다는 것 빼고는 여전히 이름도, 세트도, 설정도 비슷하지만, 프로그램의 '셀링 포인트'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라스'는 질문하는 프로그램으로, '비스'는 듣는 프로그램으로 차별화가 생겼다.

'라스'의 MC들은 게스트가 나오면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게스트가 누구든 상관없다. 남녀노소 게의치 않고 공격적인 질문으로 접근한다. 김국진이 맏형답게 조율할 뿐 윤종신이나 김구라가 주축이 되어 게스트가 다소 곤란할 질문을 던진다. 이 점이 바로 ‘라스’의 묘미다. 곤란한 질문, 공격적인 질문, 그래서 사람을 당황시키는 질문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게스트가 돋보인다. 시청자들은 곤란해서 땀을 흘리는 게스트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게스트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오히려 순수하게 비춰지기 때문이다. '라스'의 MC들이 이걸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그들의 공격형 질문이 빛을 발하고 있다.


반면 '비스'는 듣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초반엔 '라스'처럼 공격형 질문 위주로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간혹 곤란한 질문을 하더라고 게스트가 아픈 과거나 상처, 어려운 이야기를 하면 함께 공감해 주고, 자연스럽게 보듬어준다. 그래서 박경림이나 이수영이 나와 서로의 우정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 흘리며 진솔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고, 김새롬의 경우도 이혼 후 첫 심경 고백을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박소현을 비롯한 여자 MC들이기 때문에 특유의 감성과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라스'와 '비스', 출발은 비슷했을지 모르나 서로 이렇게 다른 셀링 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즐겁다. 폐부를 찌르는 맛을 느끼고 싶을 땐 '라스'를,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땐 '비스'를 선택해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 '라디오 스타'와 '비디오 스타', 토크쇼가 거의 사라진 최근 방송가에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찾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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