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연합회 "상품권 임금 부조리한 관행..근절해야"(공식 입장)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1.19 11:20
  • 글자크기조절
image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위)와 '개그콘서트'


한국PD연합회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상품권 페이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관계 부처에게 발 빠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PD연합회 측은 19일 성명을 통해 "'상품권 임금'의 부조리한 관행은 당장 근절해야 한다"며 "상품권을 일부 출연자나 도움을 준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는 것과 작가, 스태프의 임금으로 전용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얘기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임금 기준의 4대 원칙에 따르면 임금은 반드시 '통화로, 직접, 전액,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한국PD연합회 측은 "작가와 스태프는 '용역업체 파견'이라는 외형을 취할 경우라도 엄연히 방송사의 지시를 받아서 일하는 노동자다"며 "따라서 이들은 당연히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KBS 2TV '개그 콘서트' 등 일부 지상파 프로그램들은 외주 제작사 스태프들이나 일명 '바람잡이' 개그맨 등에게 임금을 일부 상품권으로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국PD연합회는 사과의 입장을 밝히며 "잘못된 관행을 감시하고 시정 하지 못한 데 대해 우리 PD들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상품권 임금'이 잘못된 관행이라는 걸 모르는 PD는 없다. '관행'이라는 핑계로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하고 묵인해 왔다면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품권을 원래 협찬용도와 다르게 사용하는 것은 만성적인 비리의 원인이 될 위험도 있다"며 "이런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무원칙한 상품권 사용은 철저히 근절해야 한다.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일선 PD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한 일이겠지만, 복합적인 원인이 쌓여서 나타난 부조리한 관행의 고리를 끊는 일에 지금이라도 우리 PD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PD연합회 측은 또 "방송사들은 철저한 자체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그동안 잘못된 '관행' 때문에 가슴에 멍이 든 독립PD, 촬영감독, 작가, 스태프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관계 부처도 포괄적인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PD연합회 측은 "'상품권 임금'은 방송사만의 문제도 아니고, 일부 직원의 일탈 행동으로 돌려서 해결될 일도 아니다"며 "만성적인 제작비 부족과 불합리한 제작 환경을 바로잡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방송계와 시청자 단체가 수없이 지적했지만 방통위와 관계부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 생태계의 열악한 환경과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방송사들의 근시안적 태도에서 비롯된 일이 분명하지 않은가"며 "복합적 요인이 뒤엉킨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겠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종합 대책 수립의 책임을 방기한다면 방송통신위원회와 관계 부처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관계부처들이 문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발 빠른 대책을 마련하라"며 "앞으로 우리 PD들은 어떤 이유로든 ‘관행’으로 포장된 적폐와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공영방송 정상화와 방송생태계 개선의 시대적 과제는 '관행'이란 이름으로 우리 안에 온존해 있는 적폐를 없애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