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억대 연봉' LG 이형종 "기쁨보다 책임감 크다"(인터뷰①)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1.19 06:00 / 조회 : 3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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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형종 /사진=스타뉴스


LG 트윈스 이형종(29)이 입단 10년 만에 드디어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 유망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야구를 그만 뒀다가 돌아와 다시 타자로 전향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맺은 결실이다. 하지만 이형종은 기쁨, 뿌듯함보다는 연봉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며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LG가 17일 발표한 2018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 현황에 따르면 이형종은 1억 5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6000만 원에서 4500만 원이 올랐다. 2008년 1차 지명 후 받은 입단 계약금이 4억 5000만 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참 오래 걸렸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형종은 만족할 수도 없고 만족해서도 안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첫 억대 연봉 소감은.

▶바로 도장 찍었다. 좋은 건 당연한데 책임감도 느낀다. 프로 선수에게 '억대 연봉'이란 의미는 남다르다. 잘한다는 선수들의 상징이다. 그만큼 실력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이다. 작년에도 구단에서 많이 챙겨줬다. 정말 감사하다.

-투수 유망주로 시작해 멀리 돌아온 것 같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진 않았는지.


▶울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먼저다. 현재에 포커스가 맞춰지더라. 올해 이만큼 주셨으니까 더 잘해서 더 받아야겠다는 의지도 생겼다. 못하면 또 깎이지 않나. 잘해야 한다.

-2017시즌을 돌아보면.

▶많이 부족했다. 당시에는 괜찮다고 느꼈던 점들인데 지금 돌아보면 부족한 게 눈에 많이 보인다. 사실 개막전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시즌 초반부터 워낙 잘풀렸다. 체력 문제도 있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가장 미숙했다.

-가장 크게 느낀 바가 무엇인가.

▶너무 야구 생각에만 매몰 돼 스트레스가 컸다. 야구 선수라 야구 생각만 하는 게 당연하다. 나는 과했다. 스트레스가 결국 체력 문제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원정 때 버스로 4시간 반 이동을 하면 휴식도 필요한데 그러지 못했다. 내 영상을 보고 폼도 비교해보고 기사나 댓글을 읽어보는 등 정신력 소모가 컸다. 쉬는 날에도 영화관 한 번을 안 갔다. 마음이 푹 쉬지 못한 게 결국 체력에 악영향을 줬다고 느꼈다. 올해에는 편하게 해보고 싶다.

-지난해 이맘때, 홈런 10개가 목표라고 했었다.

▶못 쳤다. 9개였다. 그런데 시범경기랑 올스타전 합하면 14~15개 된다(웃음). 아쉽다. 올해는 홈런 욕심 없다. 홈런 10개를 목표했던 것도 사실 다른 뜻이 있다. 10개 자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홈런 10개는 칠 수 있는 선수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 쳐봤으니 됐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형종은 정확히 시범경기 3개, 정규시즌 9개, 올스타전 1개 총 13홈런을 때렸다.)

-새로운 목표가 있는지.

▶사실 숫자는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주전을 차지하고 싶다. 류중일 감독님은 주전을 확실히 정해두신다고 들었다. 거기에 포함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주전만 확보한다면 그런 숫자들은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그 정도 자신감은 가지고 운동해야 한다. 어릴 때, 정말 어릴 때 가졌던 그런 자신감 가지고 임하겠다. 굳이 하나 꼽자면 남들이 다 치고 싶어하는 3할 타율 기록해보고 싶다. 지난해에는 강하고 다이나믹하게 치려고 했다면 올해에는 조금 더 간결하고 부드럽게 스윙하려고 한다. 정확히 맞히다 보면 홈런도 따라오리라 믿는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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