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韓에 온 첫 러시아 뮤지컬..관객에 통할까(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1.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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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정선아 민우혁 / 사진=김휘선 기자


러시아에서 당도한 톨스토이의 강렬한 드라마,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쇼케이스를 통해 강렬한 작품 세계를 드러냈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쇼케이스가 열렸다. 하이라이트 넘버 시연에 이은 간담회가 진행됐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안나’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무대로 옮겨 표현한 작품이다.

러시아 오리지널 뮤지컬이 한국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 '안나 카레니나'가 처음이라 더 관심이 쏠렸다. 이야기를 관통하는 한편 극의 비극성을 상징하는 기차가 처음부터 끝까지 상징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눈, 스케이트 등의 표현이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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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 / 사진=김휘선 기자



주인공 안나 카레니나 역을 맡아 옥주현과 더블 캐스팅으로 작품을 이끄는 정선아는 "러시아 뮤지컬은 저에게도, 같이 하는 배우들에게도 처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선아는 "특별한 러시아의 눈 내리는 무대를 선사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무대도 아름답고 조명과 의상 등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작품들을 관객들이 보시고 배우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정선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과 관계는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 분들은 감정을 드러낼 때 굉장히 적극적이다"라고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우니라라 사람들은 처음에는 아무래도 수줍어 하고 조심스러워 하고 소심하게 가다가 불같은 사랑을 한다"며 "(러시아인인) 우리 연출님은 모르냐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보여주신다"고 말했다.

정선아는 "불같기도 하고 뜨거운 열정이 끓어오르는 것을 저희에게 표현해 주시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하셨다. 어제 공연을 하기 전까지도 그랬다"며 "불타는 사랑 표현해달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그 이야기만 들어도 얼마나 열정적이고 뜨겁게 사랑하는지를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선아는 이어 "연습 때 이 감정의 게이지를 올리는 데 신경을 썼다"며 "방대한 긴 시간을 축소시켜야 했지만 그 때마다 연출님의 뜨거운 사랑, 직선적 느낌을 배우들끼리도 담아서 보여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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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사진=김휘선 기자


안나와 불같은 사랑에 빠지는 전도유망한 장교 브론스키 역의 이지훈은 "브론스키 역. 러시아 작품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선보이게 됐다. '안나 카레니나'가 어제 그제 공연을 하면서 첫 단추가 잘 꿰어졌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첫 공연 소감을 전했다.

이지훈은 "공연을 보는 내내, 무대에 있는 내내 감격스러운 느낌이었다. 관객들이 러시아 정서를 담기에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뮤지컬 시장에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창구가 될거란 확신이 든다"며 "안나를 통해서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다른 정서에 대해 "한국사람은 기본적으로 낮은 자세로 배려하는 느낌이 있다. 상대를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러시아에서는 그보다 더 저돌적이고 강하게 자신을 표현하더라. 인사만 해도 우리는 고개를 숙이는데 러시아는 고개만 까딱 거리는 정도"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지훈은 "작품 자체가 발레를 기본으로 하다보니 서 있는 자세 등에 신경을 써 주셨다. 우리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모습들이 안나 카레니나를 하면서 좋은 모습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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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혁 / 사진=김휘선 기자


이지훈과 함께 브론스키 역에 더블 캐스팅된 민우혁은 "세계가 주목할만한 작품이 탄생했구나. 훌륭한 크리에이티브 스태프, 최고의 배우와 함께 작품을 만들 기회를 얻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하고 "관객들에게 '안나 카레니나'가 왜 '안나 카레니나'인지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우혁은 "처음 연습을 하면서 걱정을 했다. 러시아 장면이고 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다"며 "신을 연습하고 알아갈수록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 이 정서가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날도 추운데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러시아 뮤지컬은 저에게도 같이 하는 배우들에게도 처음이다. 특별한 러시아의 눈내리는 무대를 선사할 수 있어서 기쁘다. 무대도 아름답고 조명과 의상 등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작품들을 관객들이 보시고 배우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안네 카레니나' 연출을 맡은 러시아 출신 안리나 체비크는 한국 배우들과의 협업 기회가 기쁘다며 만족스럽게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관객들은 신나고 즐거운 것보다 상대적으로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좋아한다. 극장에 와서 우는 것을 좋아한다"며 "배우들에게도 무대 안에서 사는 것처럼 연기하길 강조한다. 실제로 무대에 같이 서던 배우들이 진짜 결혼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귀띔해 눈길을 모았다.

안나 카레니나의 러시아 오리지널 버전 프로듀서인 블라디미르 타르타코프스키는 "어제 공연을 봤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러시아 초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히며 "일단 톨스토이의 작품을 뮤지컬이나 다른 공연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구성 등 모든 것이 쉽지 않았는데 저희 먼저 모험에 나섰고, 성공적인 결과를 맞았다"고 자평했다.

제작사 마스트엔터테인먼트 김용관 대표는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도 최초지만 러시아 전체로도 뮤지컬이 해외로 나간 첫 케이스"라고 밝혔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도 하고 축구도 하고 전시 사업도 해 왔는데 새롭게 도전을 계속하는 것이 저희 회사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한국 뮤지컬 시장에 다양성을 준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언젠가 창작 뮤지컬을 만들 때도 이런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것이 바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는 2월 25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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