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윤여정이 말하는 #사투리 #윤식당2 #제3의전성기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 배우 윤여정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1.12 17:58 / 조회 : 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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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윤여정(71)은 거침없다. 솔직하다. 꼿꼿하다. 오는 17일 새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선보이는 윤여정은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에 도전했다. "부끄러웠다. 괜히 썼다"고 자조하며 "나 말고 이병헌 박정민 보면 된다" 했지만, 스스로에게도 짜디짠 그녀의 일면일 뿐. 사투리 선생님과 3개월을 먹고 자며 부산 사투리를 익힌 그녀는 어린시절 헤어진 낳은 자식, 장애가 있는 기른 자식을 한 집에 거두게 된 나이 든 어머니로 등장해 극의 한 축을 책임진다.

나이 일흔이 넘어서도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 않는 이 꼬장꼬장한 대배우는 사실 최근 들어 더 친근해진 스타이기도 하다. 4년 전 방송된 '꽃보다 누나'에 이어 지난 해 '윤식당', 화제 속에 방송 중인 '윤식당2'까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여전히 거침없고 솔직하며 꼿꼿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탓이다. 무심한 척 곳곳에 드러나는 인간미는 예능으로 발견한 그녀의 진짜 면모이기도 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윤여정은 화면 너머로 지켜보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제3의 전성기'란 소리에 "제3의 전성기 하다가 과로사하면 어쩌나"라고 응수하는 그녀에게 푹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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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어떻게 보셨나요.

▶영화를 보면 이병헌 박정민 둘이 잘 했잖아요. 이병헌 박정민을 보면 되지.

-사실 전면에 드러나지 않아 그렇지 함께 영화의 든든한 세 축이 되시는데요.

▶늙었으니까 예의상 그렇게 얘기해주는 것 같아요.(웃음) 남의 칭찬을 잘 안 믿어요. 어떻게 면전에 대고 나쁘게 이야기하겠어요, 몇몇 말고는. 그런 말에 현혹되지 않으려고요.

-'죽여주는 여자' 같은 강하고 센 작품에 비해서는 편안하게 연기하셨나요.

▶편할 줄 알았는데 사투리 때문에 테클이 걸렸잖아요. 그것도 선생님이랑 합숙을 하면서 석 달을 연습한 거예요. 부산사투리가 굉장히 힘든 거더라고요. 중국말 성조처럼 높낮이가 있는데 그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사람들이 부산사투리 하면 '저거 서울말이다' 적발하는 정도예요. 그러고 저를 보니 못한 것 같아서 부끄럽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사투리도 안 쓰고 엄마를 하면 아무 특색이 없는 것 같아서 꼴에 도전을 해보겠다고 한 거였는데. 부산 애가 보더니 '선생님이 죽어라 연습한 건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석달동안 집에서 자고 먹으면서 한 거예요. 영화 시나리오를 보녀 내 부분을 하루 3번씩 했더니 사투리 선생님이 쓰러진거에요. '나 좀 자면 안되냐'고. 그래서 하루 두번씩만 했죠.

-이병헌, 박정민 두 아들 중 본인 아들이라 생각하면 어느 쪽에 마음이 가실까요.

▶진짜 본인 아들이라고 하면 이병헌이 좋죠. 돈도 잘 벌어오고.(웃음) 그런데 영화같은 아들 있으면 편히 눈을 못 감을 것 같아요. 나 없으면 쟤 어떻게 하나 싶어서.

구체적으로 디렉션을 받지는 않았어요. 이병헌은 내가 낳았고, 정민이는 내가 키웠다는 설정인데, 사람들이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극중에서도 이병헌에 대해 죄의식이 있고 미안함이 있었을 것 같아요. 또 정민이는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이고. 나라면 이렇겠다 대입을 했어요.

-후반부 감정신을 책임졌는데 어떠셨나요.

▶미안한 얘기지만 오래 하니까 기술자가 되잖아요. 그건 참 부끄러운 이야기예요. 정민이가 연주하는 때는 제가 정말 대입이 됐어요. 자신의 처지를 뻔히 알고 걔의 연주를 보는 이 여자가 어떨까. 웃으며 울며 그런 걸 굉장히 잘 한 것 같은데 안 보여주더라고요. 감독이 나를 안 좋아했나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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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앞서 이승기 이서진과 예능을 함께하셨는데요 편하게 지내시나요?

▶그건 걔들한테 물어봐야죠.(웃음) 예의 바르고 잘하는 애들이니까. 승기는 정말 열정이 대단한 애예요. 어떨 때는 전화로 연기 지도를 해야 돼요. 걔 대사를 내가 하면서. 나를 몹시 힘들게 하는 이예요. ('꽃보다 누나') 그런 프로그램을 같이 하면 보름 정도를 먹고 자고 같이하니까 친해지는 것 같아요.

이서진은 어른에게 굉장히 깍듯해요. 그러니까 '꽃보다 할배'에 뽑혀 갔을 거예요. 정말 센스가 있고요. 신구 선생님이 술잔을 내려놓으면 찌개를 딱 갖다놓을 정도에요. 그런데 나한테는 안 그래요. '너는 내가 여자로 느껴지니' 그랬어요. 나는 그렇게 놀려요. 제가 알러지 약을 쭉 먹었는데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는 걸 몰랐던 거예요. 매일 얼굴이 부었는데 뒤늦게 그걸 알고 약을 끊었어요. 이서진이가 그걸로 놀리는 가예요. 어쩐지 '윤식당' 때 발리 가서 그렇게 기운차게 뛰고 신구 선생님이랑 대작을 하고 그러더니 다 약물이라고, 약쟁이라고, 도핑테스트 하면 걸린다고.(푸념)

-새로 '윤식당2'에 합류한 박서준은 어때요?

▶난 좀 오래 걸려요. 언젠가부터 지상파 드라마를 안 보기 시작했고. 이서진한테 물어보니 인기있는 애라더라고요. 거기가 전쟁터예요. 팔 데고 칼에 베고. 의욕이 넘쳐 좁은 부얶에서 설치기에 화를 냈더니 이서진이 조용히 '쟤는 야단치지 마세요' 하더라고요. '정유미까진 야단쳐도 되는데 선생님 신상에 안 좋아요'라고.(웃음) 그러거나 말거나.

-'윤식당2'가 방송 시작부터 '윤식당' 1편 최고시청률을 뛰어넘었는데요. 인기 요인이 뭐라고 보시는지.

▶박서준의 인기 아니에요? 그 팀이 편집을 잘해요. 그래서 '내가 배우 인생 50년인데 대표작이 '윤식당'이래. 창피해 죽겠어' 그랬어요. 나영석 피디는 씩 웃어요.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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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실 요리가 윤여정이란 배우와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오래 해서 늘지 않는다는 연기와 달리 요리는 또 하니 더 늘지 않나요.

▶요리와 제가 뭐가 어울려요. 그래도 요리는 요리 하면 잘 할 수 있겠더라거요. 그런데 연기는 안 그래요. 그 차이가 뭔가 나도 생각해 봤죠. 연기는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거예요. 그 감정이 신선해야 하는데 늙으면. 사람들이 '배우들이 똑같은 것 많이 하면 매너리즘 빠진다'고 하잖아요. 내가 갈 길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밖에 없어요. 전에 했던 것은 안 하려고, 그것 밖에 할 수가 없어요. 똑같은 얼굴, 똑같은 목소리, 뭘 해본들 비슷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깐에는 사투리를 해보려고 한건데. 연기엔 장인이 없어요. 신인이 잘 할 때가 가장 무서워요. 순수하고 날것을 지닌 그런 사람이 잘 할 때.

-무서웠던 신인,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세요?

▶제가 처음 텔레비전을 할 때, 김혜자 언니를 보고 너무 잘해서. 같이 하는 신에 내가 할 차례인데 안 하고 그 사람을 보고 있었어요. 당시 부조종실에서 보고 있던 연출자가 '여정아 입다물어라, 니 차례야' 그랬어요. 한 번 그랬고요, 제가 '민비' 하던 시절에 김영애가 신인으로 이귀인 역을 했어요. 민비에게 와서 대드는 신이었는데 너무 잘해서 그걸 또 보고 있었어요. 똑같은 연출자가 '여정아 입다물어' 그랬어요. 두 번 그런 경험이 있어요. 그 시절엔 잘하는 사람이 드물없던 것 같아요. 훈련하는 데도 따로 없었고, 연기 전공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요새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대신 경쟁은 더 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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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제2, 제3의 전성기라고도 하는데요.

▶나이 70에 제2의 전성기, 제3의 전성기 하다가 과로사하면 어쩌나.(웃음) 그런 건 안하려고요. 예능도 어쩌다보니까 하게 됐어요. '윤식당2' 둘째날 정유미하고 얘기했어요 너무 지쳐서 서로 마주보고는 '영화 촬영이 낫지' 했더니 말도 못하고 끄덕거리더라고요. 강호동 유재석이 정말 힘들 거예요. 한 시간 뽑아내려고 12시간 13시간을 뛴다는데. 세상에 거저는 없는 거예요. 나는 예능은 노는 줄 알았지. 그런데 예능을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아요. 연기를 하고 싶지. 내가 대표작이 '윤식당'이 되어야 되겠냐고요.

-스스로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다면요.

▶대표작이라기보다, 나이가 드니 옛 추억을 생각하게 돼요. '화녀'(1971년). 그 때는 몰랐어요. 언젠가 다시 보니 '내가 저렇게 했었구나' 그랬어요. 김기영 감독님이 신기를 데려다가 그 연기를 뽑아내느라고 얼마나 힘드셨을까. 죽기 전에 알게 되는 거죠. 나도 그랬던 것 같아요. 멋모르고 겁없이. 계획도 계산도 없이. 아마 그것도 생 것, 날 짜였을 거예요.

-여배우들의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기는 그렇더라고요. 다 남자만 나오고. 그런데 나이 든 사람은 층분할 일도 아니고 어떤 현상이에요. 어떨 땐 여배우들이 세상이 있었겠죠. 세상은 돌고 돌아요. 여성들이 판치는 세상이 오겠죠. 흥분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아요.

-신년 계획이 있으세요?

▶스테로이드제를 끊고 회복중인 게 2월이면 6개월이 돼요. 올 해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쉬려고요. 이제는 조용히 늙으려고 해요. 제 2, 제 3의 전성기, 이런거 이상한 것 같아요. 제가 결심한 일이 있어요. 하고 싶은 사람, 좋은 사람이랑 일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내가 마지막 누리는 사치라고 생각해요. 나는 그걸 지키려고 해요.

-연기를 언제까지 계속해야겠다 생각한 적도 있으세요?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에 대한 책을 봤어요. 자기가 하던 일일 하다 죽는 게 제일 행복한 거라더라고요. 배우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배우는 정신줄을 놓거나 대사를 못 외우고 하면 민폐가 되잖아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제가 잘 덕을 쌓으면 좋은 감독이 가만히 앉아만 있는 역을 줄 거라고. 그건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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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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