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故종현 보내며 많은 생각..내 음악 위로됐으면"(전문 포함)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1.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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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뮤직팜


가수 김동률(44)이 지난해 말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그룹 샤이니의 멤버 고(故) 종현을 떠올리며 컴백하는 소감을 전했다.

김동률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꽤 오래전부터 새 앨범을 만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며 "'이 앨범이 은퇴 앨범이 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만들자' 은퇴를 하고 싶단 뜻은 아니다. 가슴 철렁하셨다면 죄송하다. 내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다"고 운을 뗐다.


김동률은 "내가 데뷔했던 90년대만 해도 데뷔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고, 마흔이 넘도록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가수는 드물었다"며 "그래서 저는 뮤지션은 시한부 직업이다, 영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나 보다. 그러다 보니 한 장 한 장 앨범을 만들 때마다 늘 마지막일 수 있다는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1993년 'MBC 대학 가요제' 대상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한 앨범이 사랑을 받고, 그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나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좋아해 줄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20살의 나는 알고 있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그렇지만 음악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결코 쉬워지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수록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 또한 배로 는다는 사실 또한 아마 잘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률은 "어렸을 때는 마냥 내가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며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거기에 덧붙여 제 음악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음악을 만들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거기에 또 하나 덧붙여 음악 하는 선배로서의 역할과 책임감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종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아직 어리고 아까운 후배 한 명을 떠나보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음악으로 무엇을, 어디까지 이룰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잘 늙어 가는 모습,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모쪼록 내 음악이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됐으면 한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김동률은 이날 오후 6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신곡 '답장'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김동률의 신곡 발표는 지난 2014년 10월 발표한 6집 '동행'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앨범에는 타이틀 곡 '답장'을 비롯해 이소라와 호흡을 맞춘 '사랑한다 말해도'와 '연극', 'Contact', Moonlight' 등 총 5트랙이 수록됐다. 김동률은 특히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을 맞추며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음은 김동률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전문

꽤 오래전부터 새 앨범을 만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앨범이 은퇴 앨범이 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만들자.'

은퇴를 하고 싶단 뜻은 아닙니다. 가슴 철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데뷔했던 90년대만 해도, 데뷔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고, 마흔이 넘도록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가수는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뮤지션은 시한부 직업이다, 영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한 장 한 장 앨범을 만들 때마다 늘 마지막일 수 있다는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어느덧 제가 데뷔한 지 25년이 되어 갑니다.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던 날로 돌아가서 그때의 제게 “넌 앞으로 25년 동안 계속 음악을 할 거야.” 라고 말해 준다면 스무 살의 저는 쉽게 믿어졌을까요?

한 앨범이 사랑을 받고, 그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나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좋아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스무 살의 나는 알고 있었을까요. 그렇지만, 음악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결코 쉬워지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수록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 또한 배로 는다는 사실 또한 아마 잘 몰랐겠지요. 그때는.

어렸을 때는 마냥 제가 좋은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거기에 덧붙여 제 음악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음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거기에 또 하나 덧붙여, 음악 하는 선배로서의 역할과 책임감도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아직 어리고 아까운 후배 한 명을 떠나보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으로 무엇을, 어디까지 이룰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잘 늙어 가는 모습,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큰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요.

이제 잠시 후에 저의 새로운 곡들이 발표됩니다. 익숙해 질만도 한데, 매번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는 참 많이 설레고 떨립니다. 아쉬움이 없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지난 일 년여의 작업을 되새기다 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먼저, 2015년 'The Concert' 공연을 마치고 한참 슬럼프에 빠져 있던 제게 손을 내밀어 준 프로듀서 황성제군. 그리고 성제와 함께 일 년여 동안 편곡 및 거의 모든 녹음을 함께 해 준 수민이, 그리고 멋진 스트링 편곡과 더불어, LA에서 런던까지 날아와 손수 지휘를 맡아 준 인영누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멋진 편곡을 해 주신 건이형, 이제는 탱고의 마스터가 된 상지, 이 외에 연주나 녹음에 도움 주신 많은 분들,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신 선후배님들 친구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모두 이분들 덕입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뒤에 설레는 맘으로 음악을 들어 주실 곳곳의 숨은 팬 여러분들.

길거리에서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없어도, 이제 생일 선물이나 초콜릿 선물 같은 건 들어오지 않아도, 조용히 각자의 삶 속에서 제 음악을 듣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모쪼록 제 음악이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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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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