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멕시코로 간 픽사의 환상적 저승여행기①

[리뷰]영화 '코코'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1.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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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코코' 스틸컷


1000만 흥행작 '신과 함께-죄와 벌'을 본 직후라 '코코'가 더 흥미롭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이 판타지 드라마는 환상적인 저승여행, 가슴 저릿한 가족 이야기를 디즈니·픽사가 빚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음악을 사랑하는 멕시코 소년 미구엘. 전설적 가수 에르네스토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꾸지만 말조차 입밖에 못 꺼내는 처지다. 음악에 빠진 고조 할아버지가 가족을 영영 떠나버린 뒤 온 가족이 음악은 '저주'라며 담을 쌓았기 때문이다. 남몰래 기타를 튕기며 에르난데스의 명곡을 따라부르는 미구엘의 속도 모르고 신발을 만드는 가업을 이으라며 모두가 성화다.


죽은 조상들이 메리골드(금잔화) 꽃잎을 따라 집으로 와 후손들이 차려준 밥상을 받는다는 명절 '죽은 자들의 날'. 작심한 미구엘은 노래 경연대회에 나가 인정을 받으려다 뜻하지 않게 사고를 치고, 산 채로 죽은 자들의 세계에 발을 딛는다. 미구엘은 그 곳에서도 톱스타로 사랑받는 에르난데스를 만나러 가고, 쓸쓸히 잊혀가던 죽은 자 헥터 는 나름의 속셈으로 우연히 만난 미구엘과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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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코' 스틸컷


친숙한 스토리, 따뜻한 메시지를 환상적인 영상, 아름다운 음악에 녹여내는 픽사·디즈니의 솜씨는 '코코'에서도 여전하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이전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진하게 담겨 있고, 색색의 컬러와 정교한 조명으로 쌓아올린 죽은 자들의 세계는 죽음의 공포를 지워버릴 만큼 아름답다. '겨울왕국' 주제가 '렛 잇 고'를 탄생시킨 로버트 로페즈와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콤비가 만들어낸 주제가 '리멤버 미'(Remember Me)는 빼놓을 수 없는 '코코'의 매력이다. 그 자체가 영화를 관통하는 테마인 '리멤버 미'는 흥겹게 반복되는 유행가. 거듭된 변주를 곱씹다 끝내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코코'에는 멕시코의 분위기가 그득하다. 나무와 바위의 스코틀랜드(메리다와 마법의 숲), 북유럽 눈의 나라(겨울왕국), 에메랄드빛 폴리네시아(모아나)를 오갔던 디즈니·픽사의 새로운 선택이다. 열정의 나라를 대표하는 마리아치들의 흥겨운 음악, 눈길 닿는 곳곳을 수놓은 알록달록한 색채, 이승과 저승의 희미한 경계는 '코코'의 테마가 되어 곳곳에 깊숙이 녹아있다.

재미있는 건 대가족 문화, 가족 간 끈끈한 유대, 조상을 모시는 풍습 등 '코코' 속 멕시코인들이 보여주는 전통의 가족문화가 한국의 옛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점이다. 화가나면 신발을 벗어 때리는 억척스런 다혈질 할머니까지 친숙하다. 디테일은 다르다 해도 조상님들을 위해 정성껏 상을 차리는 '죽은 자들의 날 풍습'마저도 한국의 관객들에게 이물 없이 다가갈 듯하다.

국적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아온 많은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이 그랬듯 '코코'는 진정 소중한 것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다독인다. 또한 열렬히 꿈을 향해 나아가길 권한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오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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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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