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바라기' LG 임찬규, 얼리버드 된 사연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12.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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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사진=스타뉴스


LG 임찬규(25)는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근면, 성실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번 겨울 '얼리버드'로 거듭났다. 롤모델 차우찬을 따라하기로 하면서다.

임찬규는 이달 1일부터 잠실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 중이다. 지난겨울 FA를 통해 LG로 이적한 차우찬과 시간을 맞춰 함께 운동한다. 아침 일찍 나온다는 점이 특이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전 9시 30분까지 나와 몸을 풀고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비시즌에 날도 추운 겨울, 게다가 자율 훈련인데 의외다.


임찬규는 "원래 이렇게 운동한 적이 없다"며 입을 열었다. "보통 천천히 일어나서 오후 1~2시쯤 나온다. 끝나면 3~4시였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차우찬이 임찬규를 바꿨다. 임찬규에 따르면 차우찬은 "해보면 안다. 아침 일찍 운동하면 좋다"고 했다. 올겨울 차우찬을 따라서 운동하기로 한 임찬규는 일단 일찍 나오기 시작했다.

임찬규는 "솔직히 피곤했다. 자율인 데다가 아침에 하나 오후에 하나 뭐가 다른가 싶었다. 그런데 아니더라. 전날 일찍 잔다. 연말이라 약속이나 술자리가 많은데 운동 때문에 자르게 됐다. 또 운동을 일찍 마치면 오후에 시간이 많다. 청소나 자기 할 일 하고 잔다. 늦게 끝나고 늦게 자면 괜히 밤에 할 일 없으니 친구들 만난다. 일찍 움직이니 상쾌하고 좋다. (차우찬에게)생활 자체를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은 푹 쉬었다. 차우찬이 "11월에 할 거 다 하고 12월부터는 무조건 10시부터 운동이다. 술자리가 있으면 아예 나가질 말든지 알아서 끊고 나오든지 하라"고 했다고 한다. 임찬규는 "그냥 안 나가게 되더라"면서 "그렇게 중간에 또 하루 쉬면 템포가 끊긴다. 12월부터는 주 5일 아침운동 딱 지켜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본 받을 게 많다. 이것저것 궁금하면 다 차우찬에게 물어본다. 올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왜 떨어졌는지, 승리가 날아갔을 때 마음은 어떻게 가다듬는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배운다.

임찬규는 특히 "선발로 나가면 승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질 못했다. 그대로 드러났다. 허프나 소사, 우찬이 형을 보면 표정 변화가 전혀 없다. 속으로는 아니겠지만 드러나지 않는다. 우찬이 형이 '다음 경기 준비해야지 뭘 어떡하느냐'고 무심하게 말했다. 거기서 깨달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워 할 시간이 없는 거다. 나는 막 자기 전까지 생각나고 그랬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다음 날 운동이 있고 또 다음 경기를 해야 한다. 아쉬워 하다 보면 계속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 먹다 보니 멘탈도 잡히더라"고 덧붙였다.

잠실구장에 1등으로 나오는 임찬규는 "불 꺼진 운동장에 제일 먼저 나오는 느낌이 정말 좋다"면서 "힘들지만 뿌듯하다. 우찬이형 따라하겠다고 뱉어 놨으니 무조건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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