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on Air] '완패 인정' 日할릴호지치 "한국이 일본을 전부 지배했다"(일문일답)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2.16 22:23 / 조회 : 7207
  • 글자크기조절
image
할릴호지치 감독 /사진=뉴스1



일본 할릴호지치 감독이 한국에 대패하며 준우승 소감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9위)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3만6645명 입장)에서 펼쳐진 일본 축구 대표팀(FIFA랭킹 55위)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중국과 1차전서 2-2 무승부, 북한과 2차전서 1-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일본마저 제압하며 2승 1무(승점 7점)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일본서 열린 초대 대회와 2008년과 2015년 중국서 열린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이번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역대 국가들 중 대회 최초로 2연패 성공.

아울러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친선경기(2-0 승) 이후 일본을 상대로 무려 2763일, 약 7년 7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다. 또 1979년 6월 6일 한일 정기전에서 4-1로 승리한 뒤 38년 6개월 만에 4-1로 승리했다.

다음은 시상식이 끝난 뒤 할릴호지치 감독과 공식기자회견 일문일답.

- 소감은.

▶ 많은 걸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한국의 기량이 일본보다 위였다. 힘과 기술, 그리고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은 매우 놀라웠다. 정말 높은 수준의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저희들은 1득점 이후 움직임이 멈춰버렸다. 그 후 모든 면에서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오늘의 한국은 정말 훌륭하고 수준이 높았다. 힘과 순발력, 기술, 게임 운영 능력, 그 모든 면에서 일본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을 칭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경기 속에서도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하프 타임 이후 별로 엄격하게 지시를 안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대회 소집을 못했던 선수들이 11명 정도 있다. 그 선수들이 있었더라도, 오늘의 한국을 이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 하프 타임 때 어떻게 지시했나. 선수들이 그 지시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나(일본 기자 질문).

▶ 하프 타임 때 선수들을 고무시키려고 노력했다. 진영을 갖추고, 2번째 득점을 올리자고 했다. 운이 안 좋게도 실수가 잦아 두 번째 골을 못 넣었다. 몸싸움에서도 밀렸다. 물론 어려운 상황이었다. 파워에서 손을 쓸 수 없었다. 모든 면에서 한국이 일본을 지배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모두 도전 정신을 잃지 않고 달려줬다. 특히 프리킥은 정말 대단했다. 그 위치에서 오른발로 득점을 올린다는 건 월드컵 수준이다.

- 김신욱을 막으면서 쇼지가 볼을 빼앗겼다. 원래 우에다가 센터백으로 공중전에서 강한데, 풀백으로 기용한 이유는. 선수 포지션을 바꿀 계획은 없었나(일본 기자 질문).

▶ 김신욱을 막기 위해 많은 지시를 했다. 영상을 엄청 많이 보면서 선수들에 지시를 내렸다. 또 이재성에 대해서는 크로스를 못 올리도록 하자고 했다. 김진수의 크로스도 저지하자고 이야기했다. 김신욱은 확실히 대인마크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와 공중전에서 못 이기면 그에게 볼을 빼앗기지 마라고 지시를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김신욱을 완전하게 프리로 만들었다. 두 번째 실점 때에도 김신욱이 자유로웠다. 그에 대한 마크가 없었다. 굉장히 힘이 있는 선수다. 저희들은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두텁게 해 플레이를 시작했다. 한국이 저희보다 더한 힘으로 볼을 빼앗아 갔다. 저희들의 수비가 미숙했다. 상대를 밀어 파울을 당하거나 그런 장면이 잦았다. 그러나 가장 놀라웠던 건 볼을 가졌을 때, 기술과 게임 운영 능력이었다. 패스와 세컨드 볼을 빼앗는 기술이 저희들의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었다. 김신욱은 공중전이 강하다는 걸 선수단에 강조했으나 김신욱을 막을 수가 없었다. 김신욱의 능력을 저하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먹히지 않았다.

- 1-4로 패했는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일본 기자 질문).

▶ 선수들을 보기 위해 실험을 한 게 목적 중 하나였다. 21~22명이 출전했다. 그 결과는 여러분이 보시는 바와 같다. 이 대회에서 2승을 올린 건 일정한 결과를 남긴 거라 본다. 베스트 멤버로 출전을 했었더라도 오늘 한국을 이겼을지 잘 모르겠다. 오늘의 한국 플레이를 보면 여러 가지로 손을 쓸 수가 없었다는 것을 봤을 것이다. 그런 진실도 인정을 해야 한다. 이 파워풀한 경기 운영, 모든 선수들이 굉장히 기량이 뛰어났다. 한국 선수들 정말 인상 깊었다. 기술과 볼 컨트롤 능력도 훌륭했다. 일본전에서 굉장히 의욕적이었다. 이번에도 한국은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는데, 이게 B멤버인지, C멤버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베스트 멤버라 생각한다. 연령과 상관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나카무라를 기용할 수도 있었다. 부상자도 많다. 왜 홈에서 상대방에게 지배를 당했는지, 패인을 잘 분석해야 한다. 그 분석 결과를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여러분께서 매우 놀라실 것이다. 그래도 2승을 거둔 건 훌륭한 결과였다.

- 일본 국민은 오늘 결과에 절망하고 있다. 월드컵 정말 괜찮은가(일본 기자 질문).

▶ 일본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는 것인가. 저와 다른 견해라고 본다. 물론 저와 다른 견해를 보인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2승을 거둔 건 훌륭한 결과라고 본다. 오늘 경기에서도 한국이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다. 두 팀의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한국의 기량이 뛰어났다. 그런 상황서 한국전에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월드컵은 또 다른 문제다. 오늘 팀으로 월드컵에 나가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분석도 자세히 할 것이다. 이번에 뛴 선수들 중 월드컵 발탁 멤버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 심사숙고할 것이다. 오늘 결과만 보고 실망할 분들도 계실 거라 본다. 보다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었을 거라 본다. 저도 아쉬운 면이 있다. 그러나 오늘 정말 초반부에 많은 걸 볼 수 있었다. 한국이 힘으로 모든 면에서 월등히 우월했다. 그래도 감독 때문에 오늘 경기 패했다고 생각하면 그런 기사를 쓰길 바란다. 전 이 대회서 2승을 올렸다. 그 결과는 훌륭한 결과라 생각한다.

질문이 다 끝난 뒤.

▶ 좋은 연말,연시를 보내길 바란다. 제가 취임해서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였다. 정말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축구의 현황을 여러분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직시를 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기다리거 있는 게 어떤 건지 전 이미 알고 있다. 오늘과 같은 경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다. 월드컵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