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on Air] '결과'와 '과정' 다 잡은 신태용호, 이젠 러시아다

결과와 과정을 다 잡았다. 이제는 러시아 월드컵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9위)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3만6645명 입장)에서 펼쳐진 일본 축구 대표팀(FIFA랭킹 55위)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중국과 1차전서 2-2 무승부, 북한과 2차전서 1-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일본마저 제압하며 2승 1무(승점 7점)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일본서 열린 초대 대회와 2008년과 2015년 중국서 열린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이번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역대 국가들 중 대회 최초로 2연패 성공.

아울러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친선경기(2-0 승) 이후 일본을 상대로 무려 2763일, 약 7년 7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명단을 알면서 '경험'과 '성과'를 모두 언급했다.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겠다는 뜻이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는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실전"이라면서 "우리와 일본이 본 선에 나간다. 본선 진출에 실패한 팀들에게 지면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올 것"이라면서 "경험과 성과를 다 잡아야 한다. 부담이 가는 동아시안컵"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라 대표팀 강제 차출이 어려웠다. 이에 손흥민, 기성용, 권창훈, 구자철 등의 유럽파가 불참했다. 애초에 최고의 전력을 꾸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리피 감독 역시 젊은 선수들 위주로 이번 대회를 맞이했다. 일본 할릴호지치 감독은 국내파들을 중심으로 꾸려 테스트를 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 일정이 모두 끝난 뒤 11월 27일 울산에서 처음 대표팀을 소집했다. 사실 A매치 때에는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번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서로 마주하고 대화를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중국과 1차전에서는 측면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낸 끝에 2-2로 비겼다. 전반 내내 중국을 압도하고도 추격의 고삐를 풀었고,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했다. 북한전에서는 수비를 강화하면서 1-0 무실점 승리, 원정 9경기 연속 무승 고리를 끊어냈으나 역시 시원한 공격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날 한일전. 한일전을 앞두고서는 "과정과 내용 모두 중요하지만,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결과를 강조했다. 대성공이었다. 과정은 압권이었다. 4-4-2 전술에 완벽히 녹아든 선수들은 무려 4골이나 터트리며 대승을 거뒀다. 결과는 'E-1 챔피언십' 2연패.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은 신태용호는 이제 러시아 월드컵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