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북한은 얼굴 보고 요원 뽑는답니까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2.16 13:00 / 조회 : 5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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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김수현 현빈 정우성 / 사진='의형제' '은밀하게 위대하게' '공조' '강철비' 스틸컷


'강철비'를 보다 문득 든 생각이 있습니다. 북한에선 요원들을 얼굴 보고 뽑는답니까.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에 등장하는 북한의 남파공작원, 혹은 북한특수요원은 약속이나 한 듯 미남 일색입니다. 비주얼까지 갖춘 과묵한 남자는 북한요원이 아니라 해도 일단 통하는 코드고, 젊은 액션히어로를 주인공 삼으려면 여성 관객을 끌어모을 젊은 미남 톱스타가 제격이긴 합니다. 하지만 요 몇 년 북한 특수요원 미남편중현상은 정말 유난한 데가 있습니다.

'의형제'에선 강동원이 북으로부터 버림받은 요원으로 분했습니다. 우수 어린 미모는 그에게 애틋한 마음을 지니게 된 송강호의 마음에 관객이 십분 공감하게 했죠. 꽃미남 간첩이 콘셉트나 다름없던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선 김수현이었습니다. 박기웅 이현우도 가세해 미남 간첩 3단 콤보를 완성하기에 이릅니다. 비록 배경이 한국은 아니었지만 '베를린'에선 하정우가 북한공작원 계보를 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공조'에서는 현빈이 공조수사를 위해 남한에 온 북한 특수부대 출신 요원이 됐습니다. 남다른 비주얼은 그 앞에서만 서면 왠지 요조숙녀이고 싶어지는 윤아의 리액션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아저씨'의 원빈도 남파간첩이었나 하고 헷갈릴 지경입니다.

하다하다 이번엔 정우성입니다. '강철비'에서 정우성은 쿠데타로 치명상을 입은 북한 권력 1호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 특수요원 엄철우 역을 맡았습니다. 그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의 곽도원과 함께 전쟁을 막기 위해 분투하며 차츰 신뢰를 쌓아갑니다. 미모가 '열일' 하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전작 '아수라'에서 꽃미모를 버리고 찌그러진 비리 형사에 몰입했던 정우성은 이번에도 초췌하고 절박한 북한 요원에게 그저 몰입한 모습입니다. 정우성 같지 않은 정우성이랄까요.

하지만 어째요. 어제도 잘생겼고 오늘도 잘생겼으며 내일도 물론 잘생길 예정인 대한민국 대표미남까지 가세하고 나니 '북한요원은 곧 미남'이라는 공식에 제대로 방점이 찍히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한국영화 테두리에선, 북한에선 얼굴 보고 요원 뽑는 게 맞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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