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on Air] '200명 中 23명의 값진 도전' 윤덕여호에 누가 돌을 던지랴

지바(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2.15 18:04 / 조회 : 6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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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중국의 여자 축구경기에서 이민아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7.12.15/뉴스1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에게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결국 실력 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극낭자들은 최선을 다했다. 3경기서 모두 박수를 쳐줄만 한 투지와 성실함을 보여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4시 10분 일본 지바현에 위치한 소가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중국 여자 축구 대표팀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여자부 3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은 지난 8일 일본과 1차전에서 2-3으로 분패한 뒤 11일 북한과 2차전에서도 0-1로 석패했다. 그리고 이날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반면 앞서 북한에 0-2, 일본에 0-1로 각각 패한 중국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붉은악마를 비롯한 한국의 응원단 30여명이 소가스포츠파크를 찾았다. 이들의 응원소리가 경기 내내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이민아를 응원하는 걸개도 내걸려 있었다. 윤덕여 감독은 북한과 2차전과 달리 4-2-3-1 포메이션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유영아가 최전방에 섰고, 한채린과 이민아, 최유리가 2선에 섰다.


하지만 역시 중국은 강했다. 일단 피지컬적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윤덕여 감독은 14일 최종 훈련에 앞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실 이번 E-1 챔피언십에 나온 여자 축구 팀들은 모두 세계적인 강국들이다. FIFA 랭킹만 봐도 그렇다. 일본이 8위, 북한이 10위, 중국이 13위다. 반면 한국은 15위에 자리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 북한, 일본은 모두 세계를 제패한 경험이 있는 여자 축구 강국들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최근에는 한국 여자 축구의 근간을 이뤘던 각 축구 팀들이 해체의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이천대교가 한국여자축구연맹에 해체의 뜻을 전했고 결국 해체됐다.

윤덕여 감독은 15일 최종 훈련에 앞서 "2년 만에 한 번씩 대회에 임하는데, 강팀들과 싸우는 게 쉽지 않다. 또 변화를 주고 싶어도 자원이 많지 않다. WK리그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200여명 정도인데, 그 풀 안에서 23명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세대교체에 대한 과제도 안고 있다. 지금은 '맏언니' 김정미가 A매치에 113경기에 출전, 한국 여자 축구 선수로는 매 경기 A매치 최다 출전이라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김정미의 뒤를 잇는 '제2의 골키퍼'를 찾는 것도 한국 여자 축구의 과제다.

비록 이번 대회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축구는 계속된다. 당장 내년 아시안컵이 요르단에서 열린다. 한국은 B조에서 일본, 호주, 베트남과 싸운다. 이 대회에서 5위 안에 들어야 2019 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 윤덕여 감독은 벌써부터 이 대회를 바라보면서 고심 중이다.

비록 3연패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선수단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성과도 있었다. 한채린(21,위덕대)은 전 경기에 선발 출전, 특히 한일전에서 환상적인 발리 슛을 터트렸다. 윤 감독은 "장차 한국 여자 축구를 이끌어 갈 선수"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들은 14일 지바에 위치한 아네사키 사커 필드 최종 훈련을 마친 뒤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었다. 어쩌면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직접 몸으로 실감했을 지 모르겠다. 이번 대회의 쓰디쓴 경험이 더 좋은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데 있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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