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이방인'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12.15 13:29 / 조회 : 6956
image
'이방인' 포스터 / 사진제공=JTBC


요즘 방송가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홍수다. 관찰 예능은 말 그대로 출연자를 관찰, 즉 엿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부부, 가족, 부자, 노총각, 싱글남녀 등 대상만 바뀔 뿐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에서 타인의 일상을 엿보고 있다. 어떤 채널을 돌리든 여기저기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절찬리(?)에 방영 중이다. 그래서 혹자는 '연예인이나 그의 가족이 없으면 프로그램 제작을 못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지켜볼 대상'이 없어 관찰 예능이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웬일인가, 훅, 하고 또 다시 등장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jtbc의 '이방인'이다.

'이방인'은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삶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이 될 때 일단 '대단하다'라는 감탄사부터 나왔다. 왜? 더 이상 관찰할 대상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해외'로 시선을 돌려 제작했으니 말이다. '이방인'은 프로그램 제목처럼 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 즉 외국인의 시선에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야구선수 추신수와 서민정,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이방인'의 주인공들이다.

출연자 세 사람을 떠올리면 뭐가 생각나는가.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잘 나가는 야구선수, 그래서 연봉 많이 받으며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서민정은? 갑작스레 연예인 생활을 그만둘 만큼 훈남 치과의사와 결혼해서 미국에서 잘 살고 있는 배우 정도로. 선우예권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나와 미국을 거쳐 독일로 유학을 가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한 피아니스트로 알고 있을 것이다. 자,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 어떤가? 외국에서 성공한 혹은 편안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인다. 그러나, ‘이방인’은 여기서 좀 더 깊숙이 들어가 이들의 삶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성공’에만 포인트를 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기까지의 노력과 열정, 이방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의 극복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거슬러 올라가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짚어보자. 관찰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지켜보는 재미 때문이다. 어떤 대상을 관찰(?)하는가에 따라 이 재미의 색깔이 달라진다. 그것은 가족 간의 갈등, 긴장, 화합일 수도 있고, 개인의 특이한 삶의 방식일수도 있다. 그 색깔이 이렇게 차별화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관찰 예능이 수없이 많이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찰 예능은 결론적으로는 '웃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 부분에서 '이방인'이 지금까지의 관찰 예능과 다르다. 어찌 보면 웃음기를 뺀 예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웃음'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의 적응기, 극복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화려한 대저택이나 세계 중심지의 뉴욕의 아파트에서의 삶은 그저 편안하고 호화롭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의 외로움과 현실적인 어려움, 낯선 땅에서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들의 삶을 보면서, 환경과 생활공간은 달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모두 똑같다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다시 말해,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삶을 보여주며 마치 '신데렐라 드라마'에서 느끼는 대리만족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사는 모습을 통해 인간미와 공감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방인'이 진정성 있게 다가 온 이유다. 그래서, '이방인'이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 친근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아직 방송 초반이라 선우예권의 뮌헨에서의 모습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짐작할 수 있는 건 인정받는 피아니스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눈물겨운 노력과 열정이 담겨 있으리라는 점이다. 과연 어떤 과정을 겪었으며, 어떻게 극복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토요일 저녁 '이방인'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방인', 예능이지만 휴먼다큐에 더 가까운 프로그램이어서 좋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 트위터
  • 페이스북
  • 라인
  • 웨이보
  • 프린트
  • 이메일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