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1987' 멈추지 않던 장준환 감독의 눈물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2.17 08:00
  • 글자크기조절
image
장준환 감독 / 사진=홍봉진 기자


"이런 걸 자뻑이라고 하지만."

영화 '1987'을 만든 장준환 감독이 시사회장에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1987'의 시사회. 영화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간담회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눈물' 탓이었습니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본 배우들이 모두 누구 할 것 없이 눈물을 쏟았던 거죠.


장준환 감독의 눈물은 뒤늦게 터졌습니다. 간담회에 나선 장 감독은 "만들면서 저도 여러번 봤다. 배우들이랑 같이 보는데 옆에서 훌쩍이시니까 저도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라며 "잘 그치지가 않네, 어떡하지"라고 혼자 푸념, 엄숙한 분위기에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그는 "이런 걸 자뻑이라고 하죠"라면서도 "잘 그쳐지지가 않는데 어떡하나"라고 말했습니다.

image
장준환 감독 / 사진=홍봉진 기자


알려진 대로 영화 '1987'은 박종철의 죽음으로 시작해 이한열의 죽음으로, 또 뜨거운 6월의 광장으로 마무리되는 1987년의 이야기입니다. 기막힌 죽음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 희생과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한 또 다른 희생과 노력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어달리기를 하듯 두 청년 사이를 촘촘히 이어주는 평범하고도 비범한 이들의 이야기가 빼어난 균형감과 함께 담겨 있습니다.


image
장준환 감독 / 사진=홍봉진 기자


장준환 감독은 이야기 도중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았습니다. 너무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뜬 두 젊은이, 박종철과 이한열을 이야기하던 중이었습니다. 장 감독은 "편집실에서도 많이 울었다. 특히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마지막 순간들이 굉장히 슬펐다. 만 나이로 따지면, 박종철 열사가 21살, 이한열 열사가 20살에 돌아가셨다"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장 감독은 엔딩 크레디트를 통해서 '1987'이 그 두 열사에게 바치는 작품임을 분명히 합니다. 비중에 상관없이 가장 먼저 올라가는 두 이름은 영화의 먹먹함을 더합니다. 감독의 진심은 눈물이 아니라 영화가 전하는 법입니다.

장준환 감독은 "상업영화는 뭔가를 판다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를 파는 데도 여러가지 태도가 있다. 화학비료 없이 거름만 주며 열매가 열리지 않는 사과나무를 10년 20년 지켜보다 맺은 사과를 거두듯 정성 가득하게 만들어보자. 그렇게 만들었다"고 자부했습니다. '1987'의 진심은 과연 어디에까지 가 닿을까요. 12월 한국영화 빅3으로서 개봉을 준비하는 '1987'은 오는 27일 관객과 만납니다.
기자 프로필
김현록 | 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