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라스트제다이' 새로운 전설의 시작

[리뷰] 스타워즈:라스트제다이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12.14 09:25 / 조회 :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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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는 옛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떠나는 변환점이 될 것 같다.

새 이야기는 전편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출발한다. 악의 군단 퍼스트오더가 은하계를 장악해 가고 있다. 저항군은 이 위기를 이겨내려 마지막 제다이이자 전설인 루크 스카이워커를 찾아 나선다. 강력한 포스가 내재된 레이가 마침내 은하계 외딴곳에서 은둔하고 있던 루크 스카이워커를 만난다.

그런데 루크는 레이를 외면한다. 제다이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포스의 제대로 된 사용법을 몰라 혼란스러워하던 레이는 루크에게 스승이 되어달라고 간청한다.

포스트오더는 저항군 말살을 획책한다. 마지막 숨통을 끊으려 총공세를 퍼붓는다. 저항군은 총사령관인 레아 공주의 지휘 아래 정든 별을 떠나 탈출을 꾀한다. 퍼스트 오더 군단은 그런 저항군 우주함대 뒤를 바짝 쫓으며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 한다. 저항군 에이스 파일럿 포는 이 위기를 벗어나려 레아 공주 명령을 어기고 엑스윙으로 적 함대에 돌진한다.

전편에서 아버지 한 솔로를 죽인 카일로 렌. 그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제자이자 레아의 아들이지만 어둠의 힘에 끌려 퍼스트 오더에 들어갔다.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아버지를 죽여 그 갈등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래도 여전히 그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그에게 퍼스트오더의 수장 스노크는 다스베이더가 되길 바랐지만 미치지 못했다고 질책한다. 그러면서 저항군을 말살시킬 것을 명령한다. 어머니까지 죽이라는 것.

이런 상황 속에서 레이와 카일로 렌이 포스로 교감을 하기 시작한다. 둘은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레이에게 가르침을 주면서도 그녀 역시 카일로 렌처럼 어둠에 빠지게 되는 게 아닐지 두려워한다.

마침 전편에서 퍼스트오더에서 탈출해 저항군에 합류한 핀이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난다. 그는 순양함 정비공인 로즈 티코와 같이 퍼스트오더에 쫓기고 있는 저항군 세력을 구하기 위해 특별한 임무를 맡는다.

과연 레이는 루크 스카이워커를 데리고 올 수 있을까, 카일로 렌과 레이의 교감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핀과 포는 퍼스트오더로부터 저항군을 구할 수 있을까, 뻔한 전개로 이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타워즈'는 이미 전설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을 선보인 이래, 이 멀고 먼 은하계에서 벌어진 이야기는 여러 형태로 덧칠되고 찬양됐다. 조지 루카스 스스로 창조해낸 이 시리즈는 외전 격인 애니메이션들까지 더해지면서 훨씬 풍부해졌다.

하지만 이 전설은 '스타워즈: 로그원'까지 다 과거를 노래한 것들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과거 스타워즈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해주는 곁가지였다.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는 다르다. '깨어난 포스'에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더니 '라스트제다이'는 이제 '스타워즈'는 새로운 세대의 것이라고 선언한다. 아버지들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다. 이 선언은 새로운 '스타워즈'의 시작이자 새로운 전설을 예고한다. 그만큼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는 강렬하다.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는 '깨어난 포스'에서 미진하거나 떡밥으로 숨겨놨던 많은 것들도 현명하게 풀어낸다. 레이의 출생 비밀부터, 다스베이더에 한참 못미치던 카일로 렌의 새로운 면모까지, 유려하게 전개된다. 이 스페이스오페라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할 때마다 클래식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전편과 달리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야기 속에 충분히 녹아든다. 각 드라마마다 반전이 있고, 이 반전이 마지막에 합쳐지면서 새로운 이야기로 출발한다. 강렬한 볼거리가 넘치지만, 오히려 드라마가 주는 힘이 긴 러닝타임 끝까지 관객을 몰입시킨다.

'스타워즈' 열혈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가득하다. '로그원'에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던 광선검 대결은 물론이요, '스타워즈' 시리즈의 백미인 공중전도 빠지지 않는다. '스타워즈'를 대표하는 메카닉이 대거 등장하는 것도 반갑다. 제다이의 영원한 스승 요다까지 깜짝 등장한다.

'스타워즈' 입문자를 위해 친절하게 인물 소개를 하는 자막 서비스도 등장한다. 열혈팬들이라면 어이가 없겠지만,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가 새로운 출발이란 걸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뒤 새 시대에 맞게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주인공이 여성인 레이인 것을 비롯해 '라스트제다이'도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과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두에 여성이 앞장서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멀고 먼 은하계에서 있었던 일들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12월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러닝타임이 152분이다. 마지막에 반전이 몰아치니 가급적 화장실은 참는 게 좋을 듯. IMAX로 보는 게 좋다. 레아 공주 역을 맡은 캐리 피셔의 유작이다. 유작 같은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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