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정우성 "대중의 기대? 배우의 숙명"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12.14 08:17 / 조회 : 3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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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사진제공=NEW


배우 정우성(44)이 돌아왔다.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더 킹' 이후 11개월 여 만에 관객들과 재회를 앞뒀다.

정우성은 14일 개봉한 '강철비'(감독 양우석)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북한 내 쿠데타로 인해 북한 1호를 데리고 한국으로 긴급히 오게 되는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을 맡았다. 엄철우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한편, 한국에서 만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 분)와 함께 일촉즉발 핵전쟁 위기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강철비'에서 정우성은 냉정하면서도 인간미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벽에 부딪히고, 바닥을 뒹구는 거친 액션 연기까지 소화해 냈다. 물론 특유의 멋스러움은 기본 옵션이었다. 북한의 평양 사투리로 낯설지만 신선한 느낌을 선사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정우성에게 '강철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봉에 앞서 11일 열린 언론시사회, VIP시사회 '강철비'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기분은 좋다. VIP 시사회에서도 '역대급'이라는 칭찬이 오갔다. '영화 좋다' '잘했다' 등의 말에 있어서 기분이 좋다.

-이번 영화는 천만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의 신작이다. 100% 현실은 아니지만, 현재 남과 북이 처한 상황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에 현실적인 문제를 담는 게 쉽지 않은데, 이를 만들어 내는 감독을 본 느낌은 어땠는가.

▶ 양우석 감독은 좋은 화자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서 하려고 하는 이야기를 던질 줄 안다. 영화 작업을 하면서 언론시사회까지 단 한 번도 자기가 던지는 화두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보통 감독들이 조바심을 많이 느끼는데, 양 감독님은 그렇지 않았다. 자기가 얘기하려는 것에 확신이 있었다.

-이번 영화에 대해 주변 반응도 좋고, 감독에 대한 믿음이 느껴진다. 주연 배우로서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는가.

▶ 아직 모른다. (반응에 대해) 그냥 '다행이다' 싶은 거다. 만족감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정우성이 출연하는 작품이다"는 것에 대한 대중의 기대심리가 있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라는 기대라고 할 수 있다. 배우로서 이런 것에 대해 부담은 없는가.

▶ 모든 배우의 숙명이다. 자기 이름으로 캐릭터를 연기하고 선보일 때, 전작이 좋아서 그 배우의 어떤 면이 좋아 기대한다면 그것은 호감이다. 좋기도 하다. 그러나 기대를 채워줘야 하는 책임감도 있다. 결국에는 어떤 본질적인 것은 캐릭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충실해야 한다. 그런 외부적인 기대감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런 것이 이 영화를 해야 되는 선택의 이유는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했을 때 기대심리에 호응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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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사진제공=NEW


- 그렇다면, '강철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이야기가 재미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감독에 대한 호감도 있을 거고, 상대 배우에 대한 신뢰도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것을 나열해 놓고 충족 요건에 차지 않아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시나리오다. 시나리오에서 할게 있다 싶으면, 선택하는데 100% 요인이 된다.

-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투리 연기를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 사투리 자체가 곤란했다. 이번 영화를 선택했는데, 사투리 자체가 첫 번째로 넘어야 할 허들이었다. 촬영장에서도 계속 들어야 했다. 영화 촬영 초반에는 이런저런 할 얘기가 많은데, '컷' 하면 저는 계속 사투리만 듣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촬영 초반에 '정우성은 현장에서 원래 말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수라'에 이어 곽도원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극중 주고 받는 호흡이 영화의 보는 재미다. 그와 재회한 소감은 어떤가.

▶ 이번엔 인간으로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동갑내기 친구로 현장에서 주고 받을 수 있는 게 많았다. 도원이를 곽곽이라고 부르는데, 애칭처럼 좋다. 제가 잔소리도 많이 하는데, 그것도 다 받아 들여줄 수 있는 친구다. 그의 고단했던 지나간 삶에 대해 측은하게 느끼기도 한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삶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그런 것에 동질성을 느끼게 된다.

-조우진과는 격한 액션신을 소화, 곽도원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와 액션 호흡은 어땠는가.

▶ 액션을 하다보면 사전에 합을 맞춰도 막상 시작을 하면, 다음 합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러다 다음은 뭘 해야 하지 생각을 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다. 우진 씨가 현장에서 '다칠 수도 있는데'라고 했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고 갔다. 그가 현장에서 멋지게 준비를 해 왔다. 물론 힘은 들었지만 첫 액션 연기를 하는 사람치고는 멋지게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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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사진제공=NEW


-영화가 남북 관계의 문제를 다뤘다. 비록 핵전쟁이라는 상상력이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늘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북한군 역을 소화하면서 혹시 평소 북한에 가지고 있던 편견, 관점이 바뀌지는 않았는가.

▶ 편견은 없다. 개인적인 관점은 있었지만 진지하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북한에 대해) 우리는 그들 전체가 주체사상에 물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표면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그 안에 또 다른 것들이 있다. 얼마 전 한국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는 소녀시대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런 것을 보면 주체사상이라는 것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강요다. 그 안에 희로애락이 다 숨어 있다.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탈북 과정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삶의 의지를 볼 수 있었다. 북한에 대해서는 그런 관점이다.

-'강철비'로 인해 같은 소속사 배우 하정우가 주연한 '신과함께-죄와 벌'로 흥행 대결을 벌이게 됐다. 개봉 날짜는 다르지만, 대결은 대결이다. 서로 경쟁해야 되는 소감은 어떤가.

▶ 영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오픈하는 날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때문에 저 영화 안 된다는 그런 것은 없다. '신과함께-죄와 벌' 뿐만 아니라 이달 개봉하는 '1987'은 장르가 다 다르다. 각자 가져갈 수 있는 관객의 사랑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또 하정우 씨와는 실제 개봉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 잘하자고 했다. 건전한 경쟁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서로 얘기 나눴다.

-관객들이 '강철비'를 어떻게 봐줬으면 하는가.

▶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우리에 대해 고민을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서로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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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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