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보다 재미"..'강철비' 南北 전쟁위기 직시한 첩보액션이 왔다(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2.11 17:30 / 조회 : 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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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곽도원 / 사진=스타뉴스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오간 것은 처음입니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남북의 분단상황과 전쟁 위기를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소재로 삼은 첩보 액션물의 탄생에 묵직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강철비'는 북한 쿠데타 발생 이후 치명상을 입은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내려오고 그 사이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남한은 계엄령을 선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담은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남북한 전쟁을 막기 위한 북한 1호와 함께 남한으로 온 북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과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분투를 그린다.

우직하고도 희생적인 북한 최정예요원으로 분한 정우성은 "양우석 감독님이 저에게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왜 엄철우가 나여야 하냐고 질문했다. 양 감독님이 정우성이란 배우의 순수함 우직함이 필요한 캐릭터라 하시더라"라며 "감독님은 엄철우에게 정우성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고스란히 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저는 '그건 불가능할거다, 그 캐릭터는 그 캐릭터고 이 캐릭터는 이 캐릭터'라고 이야기했었다. 아무래도 개인적 성향이 묻어나서 감독님이 원하는 엄철우가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좋은 담론이 오가는 영화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1973년생 동갑내기 배우 곽도원에 대해 "동료배우를 만나 얻는 교감, 캐릭터를 선물받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다. '아수라' 때 도원씨를 만나 주고받는 교감을 느꼈다. 동료에서 친구가 됐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때 '강철비'란 영화로 만나게 돼 타이밍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정우성은 이어 "신뢰나 애정은 상대에게 보여줬을 때 저에게도 더 큰 리액션이 나온다"라며 "농담식으로 이야기했었지만 도원씨는 저를 참 사랑해주는 것 같다. 이 친구가 나를 좋아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곁에서 이를 듣던 곽도원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곽도원은 청와대 외교안부수석으로서 전운이 감도는 대한민국을 위해 엄철우와 손을 잡은 곽쳘우로 분해 영화의 유머까지 담당해냈다. 그는 "수많은 고위공직관리 역할을 했다"며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2시간 넘는 이야기에 대한 그래프를 만들며 어디에 힘을 빼고 넣고 어디에서 관객들이 쉬어갈까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곽도원은 "원작 웹툰이 1000만 독자가 있었고 저와는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실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외교안보수석으로서 너무 딱딱하지 않게, 남한의 여유로움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곽도원 또한 "영화시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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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1000만 데뷔작 '변호인'에 이어 신작으로 '강철비'를 선보인 양우석 감독은 "우리 나라가 처한 현실에 대한 냉정한 현실, 영화에서 배우들이 보여준 열연, 스태프의 노고를 찾아서 봐 달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부터 (한반도 핵 위기 문제를) 생각했다. 휴전 이후부터 한반도 전쟁 위험이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핵전쟁 위협이 있었기에 천착을 해왔다. 그럼에도 우리의 북한 핵, 전쟁에 대한 인식이 정면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회피하는 듯한 인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우석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라도 북한과 북핵, 북한 주민과 정치 구조, 다양한 세계의 시각들을 영화를 통해 소프트하게나마 공유하고 싶었다. 좋은 배우의 협력을 얻어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한을 둘러싼 세계 강국들의 상황 역시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엔딩에 대해서는 "엔딩은 사적인 견해가 들어간 건 아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반영했다"고 재차 짚었다.

배우 김의성과 이경영은 남한의 현직 대통령과 정권교체를 앞둔 차기 대통령으로 분해 북한에 대한 완전히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양우석 감독은 "한분의 대통령은 북은 주적이라고 믿고 다른 한 분의 대통령은 원래 하나였던 것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이 있는 분이다. 우리가 지닌 북에 대한 이중적 시선을 두 명의 대통령을 통해 곱씹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의성은 흥행공약을 묻는 질문에 "영화마다 제 명치를 걸면, 제 명치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많은 분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 영화 보고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한다"며 "우리나라와 민족, 그것에 가려져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위험에 직면해 있는가,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지 이 영화를 통해 확장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777만 관객 돌파할 경우 정우성의 명치를 본인이 때리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그는 "물론 영화는 담론보다 재미"라며 "힘든 영화지만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경영은 "선한 역을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모처럼 악당이 아닌,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역할이어서. 제가 해도 되나, 욕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이색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제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며 "어떤 분을 염두에 두어도 되겠느냐 했을 때 그래도 된다고 감독님께서 이야기해주셔서 개인적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남북의 위기상황을 직시한 첩보액션 블록버스터는 연말 극장가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까. 담론을 넘어선 재미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강철비'는 오는 12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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