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on Air] '대한민국vs필승조선', 南·北 지근거리 응원전 '훈훈'

지바(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2.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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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응원단(좌측)과 붉은악마(오른쪽 원) /사진=김우종 기자





서로 마주보지 않은 채 지근거리서 응원전을 벌였다. 100m도 채 안 되는 거리서 '필승조선'과 '대한민국'이라는 구호가 엇갈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4시 10분 일본 지바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북한 축구 대표팀과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8일 일본과 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한 한국은, 2연패에 빠지며 여자부 최하위로 밀려났다. 2005년 여자부 첫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12년 만에 우승을 노렸으나 물거품이 됐다.

반면 앞서 중국을 2-0으로 격파한 북한은 2연승을 질주, 대회 3연패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북한과 상대 전적에서 1승3무15패로 1패를 추가했다.


역사적인 남북전이었다. 앞서 열린 남녀부 북한 첫 경기에서도 많은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양 팀의 응원전은 어느 경기 못지않게 뜨거웠다.

북한은 약 700여명의 응원단이 본부석 맞은편 우측에 자리했다. 이들의 뒤에는 '필승조선', '공격전', '만리마', '속도', '이겨라', '조선'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북한 응원단은 인공기를 힘차게 흔들며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기 시작을 약 20여분 앞두고 양 팀의 선수들이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소개됐다. 먼저 북한 선수들의 이름이 불려졌다. 북한 응원단에서는 함성이 한 선수, 한 선수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불렸다. 북한 응원단의 반응은. 야유였을까. 아니었다. 북한 응원단은 응원봉을 흔들며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불릴 때에도 박수를 보내줬다. 양 팀의 애국가가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 어떤 정치적인 구호나 비난도 없었다.

이에 맞서 한국 응원단은 10여명 남짓. 붉은 악마는 '언제나 그대들과 함께합니다!'라는 현수막 앞에서 '일당백'으로 응원을 했다. 공교롭게도 붉은악마는 북한 응원단과 마주하지 않은 채 지근거리에서 응원을 했다. 붉은악마는 경기 내내 북을 두드리며 '대한민국'을 외치고 아리랑을 힘차게 불렀다.

두 응원단 사이의 거리는 관중석 4개 블럭. 100m도 채 안 되는 거리. 일본서 열린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과 축구 맞대결 응원전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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