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on Air] 그란데 코치, 철저한 '신태용의 그림자'가 돼 가는 이유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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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AFF E-1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10일 오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웨스트 훈련장에서 훈련 전 토니 그란데 수석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석코치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감독을 보좌한다. 그래서 때로는 '감독의 그림자'라고 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석 코치는 스페인 출신의 토니 그란데(70)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는 신태용 감독의 그림자가 돼 가고 있다.


지난달 3일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두 명의 스페인 지도자 합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스페인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코치로 활동했던 토니 그란데 코치, 그리고 역시 스페인 출신의 피지컬 코치 하비에르 미냐노(50) 코치의 영입이었다.

코치 선임 후 약 한 달이 지났다.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 역시 적응의 시간을 보냈다. 비자 문제로 비록 벤치에는 앉지 못했지만, 지난달 콜롬비아-세르비아 2연전을 함께했다. 벤치에 앉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며 한국 축구를 알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란데 코치는 널리 알려졌다시피 세계적인 명장들을 보좌했던 명 코치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수석 코치로 활동하면서 카펠로, 히딩크, 델 보스케 감독 등을 보좌했다. 특히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 코치로 활동하면서 '무적함대'의 메이저 대회 3연패를 경험했다.


이런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코치가 한국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왔다. 그와 계약기간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그란데 코치는 점점 한국 대표팀의 수석 코치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경력은 화려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그림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서 열린 '2017 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 한국-중국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협회 관계자는 "그란데 코치가 신태용 감독에게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겠다고 했다. 11월 평가전에서 어느 정도 파악을 마쳤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해 한국 축구를 더 정확하게 분석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스페인 코치들이 신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한다. 중국전에서는 하프 타임 때 라커룸으로 와서 신 감독과 의견을 교환했다. 또 신 감독 역시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정말 잠을 자는 시간을 빼면 늘 붙어 다니면서 축구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철저한 신태용 감독의 그림자가 돼 가고 있다는 뜻이다.

대표팀에서 그란데 코치는 튀지 않은 채 늘 삼가고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일본 도쿄에 입성한 직후 공항에서 그란데 코치는 신태용 감독과 선수단이 모두 버스에 탑승한 뒤에야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랐다. 10일 훈련에서는 조용히 훈련 도구들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신 감독이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할 때에는 조금 멀리 떨어진 채로 서서 경청하는 편이다.

세계적인 경험을 갖고 있는 코치의 합류는 신태용호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미 콜롬비아전에서 그 효과를 봤다. 당시 하메스가 신경질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파악한 그란데 코치의 조언에 따라 고요한이 적극적인 맨투맨 수비를 펼쳤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비록 중국과 경기서 2-2로 비겼지만, 아직 북한 그리고 일본전이 남아있다. '신태용의 그림자' 그란데 코치는 과연 신 감독에게 어떤 피드백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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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북한과의 경기를 앞둔 토니 그란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석코치가 10일 오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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