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강식당', 윤식당과는 전혀 다른 맛으로 사로잡다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12.08 12:05 / 조회 : 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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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그렇다. 처음엔 그저 비슷하게 흉내만 내는 복제품, 패러디 정도로만 예상했다. 그래서 어쩌면 원조보다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 아니 오히려 원조와 다른 차별성의 재미를 끌어냈다. 바로 tvN '신서유기 외전-강식당(이하, '강식당')'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아시다시피 '강식당'은 '신서유기 외전'편으로, 신서유기의 요괴(?)들이 얼떨결에 내놓은 소원이 이루어지면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신서유기' 출연자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웃자고 시작했던 일이 커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강식당'의 쉐프이자 주인인 강호동조차 기사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 여부를 알았다고 할 만큼 해프닝처럼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들 역시 '강식당'을 툭, 던졌을 때는 '윤식당'의 흥행 분위기에 휩쓸려, 그저 웃자고 내뱉은 소원이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대개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오랫동안 거쳐야 하는 기획회의를 건너뛰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윤식당 흉내 정도에서 그치겠지', 라고 예상했다는 것이다.

우선 '윤식당'의 매력은 무엇이었는지부터 짚어보면,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먹방의 진화다. '윤식당' 이전에 얼마나 많은 먹방들이 프로그램화 되었던가. '더 이상 어떤 먹방을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맛집 소개, 쉐프들의 요리 대결, 고급스런 요리, 집밥, 혼밥 소개 등등으로 온갖 채널에서 '먹는 프로그램'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때 '윤식당'은 해외로 눈을 돌려 '식당운영'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가지고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둘째, 글로벌 먹방이다 보니 외국인들에게 한식 소개라는 의미와 이를 통한 긴장감이었다. 과연 외국인들은 한식을 어떻게 평가할까? 잘 먹을까? 좋아할까? 등등의 애국자적 기대감과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주면서 장사가 흥행하면 함께 신이 났다. 다시 말해 윤식당 멤버들과 시청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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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강식당' 방송화면 캡처


그렇다면 해외도 아니요, 이미 '윤식당'을 경험한 시청자들에게 '강식당'은 그 이상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까, 이 점이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관건이었다. 그런데, '강식당'은 '윤식당'과 전혀 다른 색깔로 재창조되었다. '강식당'의 매력은 멤버들의 재발견이다. 최고의 MC로 불린 강호동은 방송하는 수십 년 동안 그저 많이 먹는 천하장사, 호통치는 사람의 이미지로 굳혀진 게 사실이다. 또한 '신서유기'멤버들 역시 어떤가. 이수근, 은지원 역시 웃기고 즉흥적이고 장난끼 가득한 이미지로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안재현 정도만 꽃미남의 배우일뿐 송민호 역시 철없는 이미지 아니었던가. 이랬던 그들이 '강식당'에서 변했다. 돈까스와 오므라이스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바리스타 수업을 받고, 그 어떤 때보다 진지했다. 왕 돈까스를 만들기 위해 밤새 돼지고기를 펴는 작업을 하는 데에도 진지했으며, 손님을 대하는 태도 역시 진지했다. 간혹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에는 큰형님 강호동이 '싸우지마, 괜찮다'며 조율을 한다. 먼저 욱하고 힘을 발휘하던 강호동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서 말이다. 어디 이뿐인가. '1박 2일' 시절부터 이어져 온 그들의 먹성도 여기선 보이지 않는다. 장사가 먼저, 손님이 먼저, 굶으면서 식당에 온몸을 바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이 방송으로 볼 때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그저 웃고 떠들고, 농담따먹기(?)만 하니 쉽게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이들이 '신서유기'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은 더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식당'으로 돌아온 요괴(?)들은 그 탈을 벗고, 진지한 사람의 옷을 다시 입었다. 그래서 이들의 노력과 열심과 수고에 흠뻑 빠져들며 응원하게 되는가보다.

◆'강식당', '신서유기' 멤버들이 달라졌어요, 를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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