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명 "그날 사건, 술 아닌 하늘의 경고"(인터뷰②)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7.12.07 17:40 / 조회 : 56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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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창명 /사진=김휘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2016년 4월 16일 왜 그런 일이 발생한 건가요.

-제가 스물세 살에 대전 MBC를 통해 방송에 데뷔했어요. 그리고 스물네 살 때 KBS 대학개그제에서 금상을 받고 서울로 올라왔죠. 상 받고 까불까불 돌아다니다가 방송정지도 당해봤어요. 그러다가 'TV는 사랑을 싣고'를 맡게 된 거죠. 그 때는 제가 집이 없을 때였어요. 빨간색 프라이드 승용차를 KBS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먹고 자고 했어요. 저녁에는 할 게 없으니 편집실에 갔어요. 배도 고팠거든요. 편집실에 가면 PD들이 먹을 걸 줘서 자주 갔죠.

저는 할 게 없고 먹을 게 없어서 편집실에 간 건데 PD들은 그걸 열심히 사는 이창명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제가 옆에서 편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왕이면 제 분량을 좀 더 챙겨주더라고요. 'TV는 사랑을 싣고'를 박수림과 함께 했는데 스타가 나올 때 제가 하고, 외국에 나갈 때고 제가 할 수 있게 해줬어요.

그러다가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CF를 찍게 된 거죠. 김국진씨가 메인이고 제가 서브였는데 다른 연예인들은 출연료가 적다고 안한다고 했다고 해요. 제가 얼나냐고 물어보니 500만원이래요. 바로 한다면 좀 그러니까 생각 좀 해보겠다고 하고 바로 연락했죠. 그 CF가 '대박'이 나면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게 됐어요. 매장 하나에 500만원을 받고, 거기서 사인회를 하면 200만원을 받았는데 서른 살 전에 420개 매장을 냈어요.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실감 날 때였죠.

동시에 '출발 드림팀'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 전 하루에 돈 1000원을 썼어요. 돈 쓸 시간이 없었거든요. 밥도 방송국에서 줬고요. 유일하게 제가 몇 시간 잠처럼 잘 수 있는 곳이 영화관이었습니다.

그 시기에 안하무인이 됐어요. 싸가지 없어 진 거죠. 흔히 말하는 스타병에 걸린 거에요. '출발 드림팀'이 잠깐 없어졌을 때가 있었는데, 결국은 컨트롤 하기 힘든 이창명이 된 거죠. 그때 MBC에서 계약하자면 계약금 4000만원을 줬어요. 편당 400만원의 출연료도 약속했고요. 거기에 '음악캠프' MC까지 줬어요. 첫 아이를 얻었을 때였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지금도 호의호식을 하고 있는데 옮겨서 잘 못되면 어쩌지 이런 고민이 들었어요. 그 때 KBS에서 '야, 창명아 네가 여기를 떠나면 어떻게 하냐. 친정 떠나서 잘된 애들이 없다'면서 보장을 해주겠다는 거예요. MBC 생방송을 펑크 내라고 했어요. 그게 '음악캠프'였어요. 그대로 했고 위약금과 손해배상을 1억 2000만원을 물렀습니다. 그만한 돈이 있었거든요. 물론 그 이후로 MBC에서 영원히 아웃됐지만요. MBC에서 영구퇴출되고 KBS에서 열심히 녹화하고 있는데 SBS에서 '콜'이 온 거에요. 옮겼죠. 그 때 '드림팀'이 없어졌어요. 근데 KBS에서 김석윤 PD에게 '드림팀'을 살리라는 특명이 떨어졌고, 그래서 다시 SBS를 떠났죠.

-지상파 3사에서 이창명씨에게 끊임 없이 러브콜이 이어졌네요.

▶이런 것들을 거치면서 '나 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하무인이 된 거죠.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환경이 그렇게 만들더라고요. 싸가지가 없어지고요. 근데 사람이 한 번에 안 쓰러지더라고요. 담배 피고, 술 먹고, 문란한 생활을 하고...이런 게 합해져 100이란 숫자가 됐을 때 쓰러지더라고요.

'드림팀'하고 있을 때 KBS 국장이 저를 불러 PD를 자를 수는 없으니 네가 그만두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만두고 교양국으로 갔죠. '공부의 왕도'라고 전 세계를 돌면서 유명대학도 가고 하면서 공부 잘하는 비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저로 인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어요. 라디오로 가게 됐죠.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영자 누나와 라디오를 하게 됐는데, 서로 잘 안 맞았어요. 그만두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이지연 아나운서와 라디오 프로를 하게 됐죠. 그 때 '슈팅스타'라고 축구 관련 예능을 다시 하게 되면서 TV에 복귀하는지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라디오까지 그만두게 됐죠. 그러면서 한 1년 정도를 쉬었어요.

-그러다 '출발 드림팀'이 시즌2로 부활하게 되면서 복귀했죠?

▶쉬면서 실의에 빠져있는데 전진학PD가 유학 갔다 오더니 '드림팀' 시즌2를 하자고 해서 복귀하게 됐죠. 첫 녹화 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인천에서 해양경찰 특공대 팀과 녹화를 하는데 오프닝 때 해경 헬기가 하늘에 떠 있었어요. 바람이 세니 모래가 날리고, 출연자들은 다 피해있었죠. 바람에 날리는 모래를 맞으면서 오프닝 멘트를 하는데 몸은 아픈데 전 행복하더라고요. 마이크를 들고 '출발~드림팀~!'를 외치는 데 여한이 없었어요. 그 순간만큼은 벼락을 맞아도 행복할 것 같았죠. 녹화 끝나고 매니저한테 오늘 괜찮았냐고 물었더니 '형, 최고였어요!' 하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철든 지 알았는데 오래가지 못하더라고요. 또 방탕해졌죠. 오래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거에요.

-그럴 때 사건이 난 거네요.

▶사고가 터진 거죠. 이게 하나님의 뜻이었어요. 너 고마워할 줄 모르는 놈이구나. 너 감사할지 모르는 놈이구나. 너 한 번 당해봐야겠다. 이러신 거죠. '드림팀'은 저와 애증의 관계였어요. 제게 행복을 가져다줬지만 전 그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죠. 그러다가 결국 사건이 터지고 프로그램마저 없어진 거죠. 전진학PD한테 하소연을 많이 했었는데 하나님이 너 그거 진심이지 없애주마, 너 쉬어라 이러신 거죠.

(인터뷰③)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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