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30년차 배우→세아이 아빠..양동근, 가장의 무게

MBC '보그맘' 최고봉 役 양동근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12.05 18:10 / 조회 : 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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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 사진제공=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양동근(38)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다. 누군가에게는 '논스톱'의 구리구리로 기억에 남을 터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로 남아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는 '골목길'을 노래하는 힙합가수 양동근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요즘 열심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양동근에게는 '고등래퍼'의 MC라는 수식어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조이 아빠'라는 말도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최근 MBC 예능드라마 '보그맘'을 마친 양동근은 신사동 한 카페에서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보그맘'은 한 천재 로봇 개발자 최고봉(양동근 분) 손에서 태어난 AI 휴머노이드 로봇 아내이자 엄마인 보그맘(박한별 분)이 아들이 입학한 럭셔리 버킹검 유치원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은 예능드라마다. 양동근은 극중 최고봉 역할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며 사랑받았다.

1987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양동근은 벌써 30년째 배우로 활동 중이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청소년기에는 청소년 역할을, 20대에는 대학생 역할을 연기했다. 또 세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첫 아빠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지금까지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한 양동근은 작품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제 액면(얼굴)으로 맡을 수 있는 역할 많지 않아요. 와일드 하거나 반항적이거나 강하거나 이런 역할이 많이 들어왔죠. 옛날에도 제가 고르는 것은 거의 없었다. 회사에서 작품을 들고 와서 '해야 된다'고 하면 했어요. 선택권이 없었죠. 결혼 후 예전보다 러브콜 떨어졌지만 요즘은 뭐든지 닥치는 대로 하고 있어요. 아이가 셋이다 보니, 그런게 정말 크더라고요. 작품에 대한 접근도 틀리고 가치관도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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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 사진제공=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이날 인터뷰에서 양동근은 연기자 인생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8살 때부터 아역배우로 연기하며 연예계로 발을 들었던 그는 30년째 활동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20대 때 연기 칭찬을 들으며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고, 잠시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그렇기에 세 아이의 아빠가 된 양동근에게 연기는 꿈이라기보다, 일이고 또 삶의 수단이 됐다.

"어쩌면 연기자 인생에서는 과도기를 겪고 있어요. '보그맘'을 촬영하면서도 그랬는데, 작품을 맡으면 연기에 할애하는 시간이 5%고 남은 95%의 에너지는 육아를 위해서 쓰게 돼요. 현장에서도 내가 고른 작품이니까 내 연기혼을 담아야지 이런 생각은 전혀 할수 없었어요. 육아를 위해서, 작품은 뭐든 하겠습니다라는 생각이죠. 닥치는 대로 이번 달 카드값을 낼 수 있으면 하겠습니다. 그게 작품 선정 기준이 됐어요.

배우로서 뿐 아니라 힙합 가수로서도 활동하며 사랑 받았던 양동근. 그는 당분간은 음악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음악은 사실 거기 완전히 빠져서 살아야 돼요. 음악 작업은 혼자하는 것이고, 거기에 빠지고 집중해서 해야하는데 애들이 돌아다니고 와이프가 부르고 하면 전혀 할 수가 없어요. 내려놓은 거죠. 최근에 싱글도 몇개 나왔는데 홍보도 안되고 음악도 예전같지 않아요. 이 상태로는 음악을 어떻게 할 수 없구나. 젊은 힙합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고 해서 이렇게 내 설 자리는 없어지는구나 생각했어요. 성취를 위해서 하는 음악은 굉장히 시간과 공을 들여야되는데, 이제 그렇게는 음악을 못할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것 그 정도로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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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 사진제공=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세 아이의 아빠인 양동근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딸 조이와 함께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8살 때부터 배우로 활동했던 양동근이 아빠가 돼 아이를 키우는 모습은 재미를 전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양동은근 '슈퍼맨'에 나가기 전 여러가지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저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진짜 하기 싫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활동을 했는데, 어릴 때부터 활동을 해서 좋았던 점은 솔직히 모르겠어요. 성인이 되고나니 분별이 생기지만 어렸을 때는 잃은 것을 많이 생각했어요. 소풍를 못가고, 아이들과 못 놀았던 것만 생각나더라고요. 여러 많은 생각때문에 저는 심사숙고 했던거 같아요. 하지만 주변에서는 잘 모르니까 '어머 출연하면 좋겠다' 이런 반응이 많았죠. 아이는 나 혼자 키우는게 아니니까, 긍정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고 해보자. 걱정만 하지 말고 해보자 하고 시작했어요."

20대의 양동근과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양동근이 연기를 대하는 모습은 달랐다. 과거 촬영장에서 연기 열정을 쏟는 대신 '생활연기'를 하는 선배님들을 보며 의문을 가졌지만, 요즘은 그런 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고 생활연기를 하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양동근'이라는 이름을 향한 연기적 기대감을 말하자 "요즘 사실 연기가 재미없다"라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가장으로서 연기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딜가도 '네멋대로 해라' 이야기를 듣거든요. 아마 그 작품은 평생 나의 꼬리표가 될 거에요. 그리고 저는 연기자로서는 그거면 됐다고 생각해요. (내게) 이제 더 이상의 좋은 작품은 필요없어요. 이 작품 하나면 나는 됐다, 하는거죠. 왜냐면 그 이상은 나올 수가 없어요다. 제가 그렇게 연기도 할 수 없고 그런 구성의 작품을 만날수도 없거든요. 저는 거기에 두손을 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나 연기에 열정 이런 것은 없어요. 이제 가장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거죠. 연기라는 것을 바라보는 제 시각과 가치관이 완전히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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