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한끼합시다]장동민 "'비하 개그'라는 말에 코미디 관두려 했죠"(인터뷰②)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12.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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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개그맨 장동민(38)이 tvN 서바이벌 두뇌게임 '더 지니어스' 시즌 3와 그랜드 파이널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하자 시청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우수한 스펙을 갖춘 경쟁자들 사이에서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우승을 예상하는 이는 그만큼 많지 않았다.

장동민은 최근 또 한 번의 예상을 뒤엎은 '반전 드라마'를 썼다. tvN 모의 사회 게임쇼 '소사이어티 게임' 시즌2에 도전해 존재감을 발휘하며 '높동'을 최종 우승으로 이끈 것. 이쯤 되면 '서바이벌 예능'을 지배하는 '절대적 강자'다. 과연 비결은 뭘까.



"IQ요? 전 평범해요. 어릴 적부터 특출났으면 학교 선생님이 얘기해줬겠죠."

최근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만난 장동민은 보기 좋게 자신을 포장하기보다 솔직하고 털털했다. 그는 '서바이벌 예능' 승리의 원동력으로 뛰어난 지능보다는 남다른 책임감과 승부욕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고 웃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 녹화 직전,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그와의 대화에서 가식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대뜸 비속어가 튀어나와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인터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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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서

-요즘 '개그콘서트' 현장에서도 주로 후배 개그맨들을 끌어가는 편이겠어요.

▶'개그콘서트'에선 예전과 달리 자제해요. 후배들과 기수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요. 20대 때는 오히려 그랬죠. 선후배, 동기들에게 많이 조언하곤 했어요. 지금은 괜히 잔소리처럼 들릴 까봐 굉장히 말을 아끼고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꼰대'가 되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어요. 10번은 생각해보고 얘기하죠. 요즘 선배들 많을 때보다 더 눈치를 봐요.

-'개그콘서트'에 복귀한 이유를 직접 여쭤보고 싶었어요.

▶사실 코미디를 다시 하고 싶단 생각은 크게 없었어요. 제작진으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처음엔 거절을 했었죠. 그래도 무대에 섰을 때 살아있단 생각이 드는 것 같았어요.

'개그콘서트'가 좋을 때였으면 아마 계속 거절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워낙 힘든 상황이잖아요. 제가 한창 했을 때도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거든요. 최고로 위험하다고 했을 때가 시청률 13% 나왔을 때니까요. 어찌 됐든 예전 멤버들이 함께 복귀했고, 여러 가지로 동화 돼서 '즐겁게 해보자'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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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이제 선배니까 책임감도 많이 들겠어요.

▶그렇죠. 함께 복귀한 멤버들도 똑같이 느낄 거예요. 어찌 됐든 돌아왔는데, 시청률 안 오르면 어쩌지라는 근심 걱정이 많이 생기죠. 한편으론 코미디를 하는데 있어 예전보다 제약이 커진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세상은 점점 발전하고 표현은 자유로워지는데, 코미디만 왜 점점 역행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전 누구를 비하하려거나 어떤 타깃을 잡아 욕하려고 코미디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런데 이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에요.

웃음의 폭을 디테일하게 나누다 보면 아무리 재밌는 개그라도 누군가에겐 기분이 나쁠 수 있어요. 100%죠. 예를 들면 어떤 개그맨이 논두렁에서 넘어지는 슬랩스틱 개그를 해서 웃겼어요. 그런데 마침 오늘 아침에 우리 집에 아버지가 논두렁에 넘어지셔서 다쳤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웃을 수 있을까요?

모든 게 다 그래요. 안 걸리는 게 없죠. 요즘엔 코미디의 의도를 떠나 '뭐를 비하했네' 이게 너무 심하니까요. 코미디를 하는 사람으로서 아이디어를 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요. 정말 코미디가 침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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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그런 의미에서 코미디를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보면 되겠네요?

▶개그도 하나의 창작물이에요.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걸 다루며 와 진짜 '리얼하다'고 하는데, 코미디에서 하면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해요. 이중적인 잣대가 아닌가 생각이 커요. 그러다 보니 코미디가 경시되는 사회에서 굳이 코미디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들죠. 앞으로 코미디를 할 후배들이 짊어질 짐이 너무 크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고민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해보기로 했어요.

요즘 기가 차서 웃긴 게 너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코미디가 약해지고 있어요. 실제 상황에선 너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코미디는 되려 하면 안 되는 게 많아졌으니까요.

-인터뷰③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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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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