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국가부도의 날' 출연의 막전막후..도전과 시작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12.01 10:55 / 조회 :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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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김혜수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김혜수는 12월 중순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 출연한다.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국가 부도까지 남은 단 일주일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국가부도의 날'은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IMF 막전막후를 그린다. 의미는 그뿐이 아니다. 그간 IMF는 그 과정과 그 피해를 이야기할 때, 주로 남자들의 이야기로 소개됐다. 한국사회가 IMF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엄청난 영향을 줬는데도, 그 여파가 국민 모두의 것이었는데도, 그랬다.

'국가부도의 날' 주인공은 여자다. 김혜수다. 김혜수는 영화에서 국가 부도 위기를 처음 예견하고 대책팀에 투입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았다. 제작사 영화사집은 IMF 사태 막전막후를 그리는 '국가부도의 날'을 준비하면서 주인공을 여성으로 놓는 승부수를 던졌다. 칼끝 위에 있던 계란 같은 나라를 지키려는 역할을,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극화해서 만들었다. 도전이다.

김혜수는 이 도전에 동참했다. 기획 단계부터 이야기를 접하고, 시나리오를 읽은 뒤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 김혜수였기에 가능하고, 김혜수였기에 할 수 있는 도전이기도 했다.

다만 그 뒤가 녹록지 않았다. 충무로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중년 남자 배우가 주인공이었다면, 어쩌면 일사천리였을 수 있었다. 캐스팅, 투자까지 순풍에 돛을 단 듯 진행될 법도 했다. 제작사야 '전우치' '마스터' '감시자들' '검은 사제들'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을 제작한 한국영화 최다 흥행 타율을 자랑하는 영화사집인 터다. 최국희 감독도 '스플릿'으로 재능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쉽지 않았다. 여배우가 주인공인데다, 상대적으로 남자배우들이 돋보이는 말하자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 아니다 보니 특히 젊은 남자배우 캐스팅이 난항이었다.

김혜수는 기다렸다. 숱한 말들이 있었다. 여배우 주연영화는 흥행이 쉽지 않다는 늘 나오는 말부터, 그러니 남자배우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제작사와 김혜수 모두 끈기 있게 작품의 미덕을 믿고 기다렸다.

김혜수가 걸어온 길이 그랬다. 일찍이 10대 시절 스타덤에 오른 뒤 화려한 길만을 걸은 것 같지만, 그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나이를 먹어도 많은 배역들이 즐비한 남자배우들과는 달리, 점점 설 자리가 줄었다. 본인의 스타성 또는 실력과는 별개였다. 김혜수는 어느 순간부터 굳이 주인공을 연연하지 않았다. 작품만 좋다면, 그 안에서 빛날 수 있다면, 비중을 가리지 않았다. 그렇게 '도둑들'을 했다. 그렇게 '관상'을 했다. 그렇게 '시그널'을 했다. 그런 결과들이 쌓이면서 사람들은 다시 김혜수를 돌아봤다. 그녀는 여전히 그 길을 걷고 있었고, 어느 순간 사람들이 돌아보기 시작했다. 주연을 맡은 '굿바이 싱글'은 그래서 빛을 봤다. 그래서 흥행에 성공했다. '미옥'도 어려운 선택이었다. 여성 액션 느와르를 표방했기에 선택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래도 걸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그 길 위에 있다.

유아인이 합류했다. 다른 배우들과 다른 선택이었다. '베테랑' 조태오 역할을, 다른 스타 배우들이 악역이라고 거절했던 것과 달리 용기 있게 선택했던 것과 닮았다.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에서 국가 부도 위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배팅하는 금융맨 윤정학 역으로 출연한다.

허준호와 조우진이 합류했다. 허준호는 예기치 못한 국가 위기 속에서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가장 갑수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경제 위기 대응 방식을 놓고 사사건건 한시현과 대립하는 재정국 차관을 맡았다.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합류한 것도 극적이다. 당시 IMF 총재로 한국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했던 미셸 캉드쉬는 프랑스인이었다. 제작사는 프랑스 배우에게 이 역할을 맡기고 싶었다. '제이슨 본' '블랙스완' '라빠르망' 등으로 프랑스와 할리우드에서 맹활약해온 뱅상 카셀에게 제안을 했다. 희망대로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뱅상 카셀은 '국가부도의 날' 시나리오에 공감해 흔쾌히 참여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뱅상 카셀의 한국영화 첫 출연은 그렇게 성사됐다. 한국영화의 힘이자, '국가부도의 날' 힘이다.

그렇게 '국가부도의 날' 진용이 꾸려졌다. '국가부도의 날'은 다음 주 무사촬영을 기원하는 고사를 진행한다. 용기 있는 기다림으로 얻은 시작이다.

김혜수는 '미옥'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랜만에 여성 느와르가 나왔다고 해서 이게 모든 남성 느와르를 뛰어넘어야 존재 가치가 있다기 보다는, 이런 시도에서 조금 더 가능성을 발견하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의미는 영화가 상영한 뒤에 부여받는 것"이라고도 했다. '국가부도의 날'도 마찬가지일 터다. 의미와 재미를 같이 쌓는 게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다. 김혜수는 언제나처럼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할 수 있는 몫을 하려 할테다.

김혜수의 도전이 얼마나 많은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을지, '국가부도의 날'은 12월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가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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