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20주년' 앞둔 박기영의 #음악 #딸 #불후 #엄마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11.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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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기영 /사진제공=문라이트퍼플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가 생각보다 많이 빈틈이 많아요. 좀 허술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체계적인 사람이 아니랍니다. 하하."

가수 박기영(40)은 특유의 솔직함이 매력이었다. 무대 위에서의 폭발적인 록 보컬 사운드와 애절한 감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반전이라면 반전이었다.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모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마주한 박기영은 차분하면서도 발랄한 목소리를 곁들이며 근황을 전했다. 이 근황에는, 데뷔 20주년을 앞둔 덤덤함과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며 느끼는 행복함,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며 얻는 건강한 스트레스와 감사함 등이 담겨 있었다.


박기영은 지난 23일 사계 프로젝트 가을 Part.2 '취.준.생'(나의 잘못이 아니라 말해주세요)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박기영의 사계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 12월 딸 가현과 함께 부른 '자연의 법칙'을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앨범. 내년에도 이 프로젝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박기영은 이 싱글 앨범을 한데 모아 내년 정규 앨범으로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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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문라이트퍼플플레이엔터테인먼트


먼저 신곡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줄임말)'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눴다. 박기영은 지난 4월 새 소속사로 둥지를 튼 이후 새 작업실에서 자신의 밴드 세션 멤버들과 함께 '톤스튜디오 라이브'를 시작하며 만난 여러 일반인들의 사연을 들으며 '취준생'을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취준생'이라는 제목만으로 어떤 사연이었을 지 궁금했다.


"이메일을 통해서 여러 사연을 받았는데 '취준생'의 가사가 토대가 된 분은 부산에 사는 제 팬이었어요. 그 분은 너무 고민도 많고 잠이 안 와서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고 했어요. 독서실에서 매일 공부를 하는데 남들처럼 평범한 대학 생활을 보냈지만 결국 취준생이 돼 있었고 '나는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했지만 사회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서 괴롭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고요. 하지만 이 상황에 대해 누구를 탓할 수는 없고, 결국 자기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비쳐지면서 늘 작아져 있었고 많이 힘들었다고 했어요. 특히 이 분은 제 노래를 들으려고 부산에서 올라와서 잠깐 제 노래를 듣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야 하는 데 그럼에도 제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기영이 부른 '취준생'은 묵직한 록 사운드에 얹어져 박기영만의 애절함이 묻어나 있었다. 부제인 '나의 잘못이 아니라 말해주세요'라는 문구처럼 박기영은 이 곡으로 사연의 주인공과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취준생들에게 힘과 용기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박기영은 이와 함께 "'톤스튜디오 라이브'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음악적으로도 더 좋은 음질의 사운드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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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기영 /사진제공=문라이트퍼플플레이엔터테인먼트


한편 박기영은 지난 2016년 5월 방송됐던 KBS 2TV '불후의 명곡' 가정의 달 특집 편에서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를 멋진 탱고 댄스와 함께 완성하며 호평을 얻었다. 박기영은 이 무대를 통해 인연을 맺은 무용수 한걸음과 진지한 만남 끝에 부부가 되는 기쁨을 얻기도 했다. 박기영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한걸음과 행복한 나날들을 이어가고 있음도 밝혔다.

"사실 딸 가현이가 남편과 가까워지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5월 '불후의 명곡' 무대가 끝나고 그때 남편이 바로 일 때문에 아르헨티나로 떠나서 한 달 정도는 얼굴을 볼 수가 없었는데 그때 가현이가 너무 아파서 며칠 병원에서 같이 있어야 했거든요. 남편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남편이 딸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그러면서 통화도 잦아지게 됐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게 됐어요. 물론 제가 먼저 (진지하게 만나자고) 말했어요."

박기영은 남편에 대해 "정말 침착하고 안정적인 모습이 너무 좋았다. (감정적으로도) 나는 컨트롤을 잘 못하는 반면 남편은 정말 잘 하는 사람이었고 어른스러운, 존경할 수 있는, 섬세한 사람이었다"라며 "내가 사랑을 듬뿍 주면 표현도 잘 해준다. 계속 만나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원래 스튜디오에서 주말에도 수업이 많은 편이었는데 가현이와 함께 만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아예 주말 수업을 다 뺐어요.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서 우선순위 1번을 수업이 아닌 저와 가현이로 바꾼 거죠. 너무 감사했어요."

'불후의 명곡'은 박기영에게 가수로서도, 개인적으로도 남다른 프로그램이었다. 박기영은 "예전에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로 경연 콘셉트를 언급했는데 '나는 가수다' 이후 경연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서 이제는 생존을 위해 음악 경연 예능에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됐던 것 같다"며 "그 중에서도 '불후의 명곡'으로 많은 무대를 섰고 앞으로도 여러 무대를 선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로서 박기영도 분명 남달랐다. 박기영은 지난 2012년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가현이가 자신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박기영은 "이제 아이가 6살이 돼서 유치원에 가면 음악 작업은 항상 오전에 한다. 사실 오전에 합주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 다행히도 멤버들이 저를 이해해준다"고 웃으며 "아이가 생기면서 삶의 집중력도 더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현이가 개별 하원을 하는데 제가 녹음이 늦어져서 유치원에 늦게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가현이가 엄청 싫어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 오후 2시 이후로는 가현이랑 같이 있으려고 해요. 아이가 크면서 겪는 여러 시기들이 있는데 아이가 잘 맞이할 수 있게끔 옆에서 많이 도와줬죠."

박기영은 "아이 보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엄마로서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과정들이 내게는 정말 남다르다"라고 말했다.

내년 가수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박기영에게 내년 활동 계획도 물었다. 박기영은 2017년 연말을 앞두고 오는 12월 25일 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서 6년 만에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하며, 밴드, 스트링, 콰이어 등 대규모 세션과 함께 박기영만의 크리스마스 넘버들을 선보인다. 박기영은 이번 무대를 통해 더크로스 김혁건과도 함께 무대에 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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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기영 /사진제공=문라이트퍼플플레이엔터테인먼트


"아마 내년도 올해처럼 바쁘게 보내고 있지 않을까요. 다만 내년이 가수 데뷔 20주년이다 보니 정규 앨범도 준비하고 있고 기념 공연도 준비는 계속 하고 있죠. 주위에서 '불후의 명곡' 때 췄던 춤을 20주년 콘서트 때 다시 볼 수 있는지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솔직히 저 춤 진짜 못 추는데 정말 악바리 근성으로 소화한 거였어요. 남편이 연애하기 전에는 하지 않았던 춤 지적이 솔직히 좀 두렵네요. 저한테 '연습 좀 해야 한다'고도 말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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